스콘은 차갑게 시작한다…제주 핫플 베이커리 대표의 홈베이킹 팁 [쿠킹]

송정 2026. 4. 25. 12: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홈베이킹 단골 메뉴인 스콘 후기를 찾아보면 반죽이 뭉쳐서 망했다는 글이 많아요. 그럴 땐 밀가루와 소금, 베이킹파우더를 미리 섞어 냉동실에서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하루 정도 두었다 사용해 보세요. 가루 온도가 낮아야 버터와 섞일 때 반죽이 뭉치지 않고 스콘 특유의 결이 살아나요. "

“베이킹은 1g의 오차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아니라, 놀이처럼 즐기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고운정 베카신 대표. 정규 과정을 거치지 않은 그는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해왔다. 사진 지글지글클럽

사소해 보이지만, 스콘의 성패를 가르는 고운정 '베카신' 대표만의 팁이다. 제주 조천의 한적한 마을, 숲과 오름 사이에 자리 잡은 베카신은 연예인들의 숨은 맛집으로도 유명하지만, 사실 제주를 찾을 때마다 매번 들르는 충성도 높은 단골이 더 많은 곳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개성 있는 디저트가 있기 때문이다. 그 비결은 고 대표에게 있다. 정형화된 제과의 문법에 갇히기보다 자신의 감각과 계절의 변화를 중심에 두고 디저트를 풀어낸다. 이러한 새로움은 디저트를 대하는 그의 태도에 그 비결이 있다. 그에게 디저트는 지친 일상에 숨통을 틔워주는 ‘기분 좋은 휴식’이자, 만드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에너지’ 그 자체다.

그의 베이킹은 이제 공간을 넘어 조금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계절의 재료를 바탕으로 한 디저트 제작 노하우를 일상의 부엌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온라인 요리학교에 참여한 것이다. 그를 만나 베이킹과 재료, 그리고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 베이킹은 계량과 시간이 예민한 작업이라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1g의 오차나 몇 분의 시간 차이로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오차를 맞춰가는 과정 자체가 베이킹의 핵심이다. 완벽한 결과물을 내놓는 것보다, 재료의 배합을 조금씩 바꿔보며 결과가 어떻게 변하는지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베이킹은 기술적으로 잘 해내야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만드는 과정 자체를 온전히 즐기기 위한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시간을 1g의 오차에 긴장하기보다 즐거운 ‘놀이’처럼 느꼈으면 좋겠다. 그렇게 즐기다보면, 어느새 우리 집 주방이 핫플 카페로 변신해 있을 것이다."

Q : 베카신의 디저트는 크림과 시트의 독특한 조합으로 유명한데,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

개성이 엿보이는 베카신의 디저트. 새로운 레시피 개발이 이어지기 때문에, 방문할 때마다 이전과는 다른 메뉴를 만나는 재미가 있다. 사진 고운정

"주재료의 특성을 먼저 깊이 고민한다. 특히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지금 제일 맛있는 제철 식재료를 만날 때 가장 신이 난다. 평소 마트에 가도 제철 과일이나 채소 코너를 가장 먼저 들러 새로운 식재료를 살피고, 이를 케이크나 구움과자, 혹은 소스로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 구상한다. 새로 출시된 과자나 해외 제품의 성분표를 보며 조합의 힌트를 얻기도 한다. 식당에서도 마찬가지다. 메뉴를 가리지 않고 맛의 균형이 좋다고 느껴지면 그 재료를 다시 사서 여러 방식으로 테스트한다. 중심 재료가 정해지면 계절에 따라 변주를 주는데, 여름에는 산뜻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고 밀도 있는 방식으로 무게감을 조정한다. 정교한 장식이 곧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오히려 ‘러프한 아이싱’이나 ‘포크로 섞는 반죽’처럼 재료의 특성을 이해하고 다룰 때 디저트의 생동감이 살아난다."

Q : 본인이 생각하는 베이킹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재료를 준비하고 도구를 정리하는 것부터 오븐을 예열하고 완성된 결과물을 나누는 것까지, 모든 공정이 질서 정연하게 이어지는 데서 오는 안정감이 있다. 8년째 매일 케이크를 굽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이 과정이 힘들다고 느낀 적은 없다. 반죽이 오븐 안에서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하며 기다리고, 이를 먹는 사람의 반응을 상상하는 모든 순간이 즐겁다. 결국 자신만의 기준이 담긴 결과물을 완성해내는 경험이 베이킹의 가장 큰 힘이다."

베카신의 내부는 공간 구성부터 인테리어까지 고운정 대표가 직접 완성해, 매장 곳곳에 고유의 개성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사진 고운정

Q : 베카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정해진 틀이 없었기에 재료와 과정에서 더 유연하게 고민할 수 있었다. 같은 휘낭시에라도 달걀의 종류나 아몬드 가루의 유분기, 버터의 브랜드에 따라 결과값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런 미세한 차이를 직접 부딪치며 경험해보는 과정이 결국 본인에게 맞는 최상의 맛을 찾는 길이다. 비싼 재료가 무조건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재료의 성질을 이해하는 경험이 훨씬 더 중요하다. 특히 맛을 좌우하는 최적의 온도를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 스콘의 바삭함을 위해 재료를 차갑게 보관하거나, 겉바속촉 휘낭시에를 위해 오븐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틀에서 꺼내는 타이밍을 잡는 식의 디테일이 중요하다."

Q : 베이킹 초보자들이 과정을 조금 더 쉽게 가져갈 방법이 있을까.
"앞서 언급한 스콘처럼, 작은 공정 하나가 안정성을 크게 높여준다. 가루류를 미리 섞어 차갑게 보관한 뒤 사용하는 간단한 루틴만으로도 반죽의 물성이 안정되어 실패 확률이 확연히 줄어든다. 이번 클래스에서는 이런 실무적인 팁들을 메뉴마다 녹여냈다.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베이킹을 망설였던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맛있는 디저트를 위해 세 가지만 기억해 달라. 첫째는 최적의 온도를 지키는 것, 둘째는 다양한 제철 식재료에 도전해 보는 것, 마지막은 재료의 특성을 이해하고 생동감 있게 다루는 것이다."

고운정 대표가 지글지글클럽 '요리를 배워요' 시즌 베이킹에서 선보이는 메뉴들, 금귤과 레몬, 바질, 라즈베리 등을 활용해 스콘부터 빅토리아 케이크까지 다양한 디저트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사진 지글지글클럽

Q : 온라인 클래스에서 선보일 메뉴들을 선정한 기준은 무엇인가.
"베카신의 주방에서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식재료이면서 계절감을 보여줄 수 있는 메뉴를 골랐다. 금귤이나 라즈베리, 바질처럼 주변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재료들이다. 대신 재료를 다루는 방식에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예를 들어 바질에 레몬을 섞어 크림의 풍미를 극대화하거나, 금귤을 정과로 만들어 타르트나 케이크의 식감을 살리는 식이다. 익숙한 재료라도 조리 방식을 조금만 달리하면 충분히 신선한 결과물과 새로운 미식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클래스에서 나누고자 한다."

Q : 홈베이킹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베이킹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재료를 다루는 자신만의 기준이 생기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너무 완벽하려고 애쓰기보다, 계절의 변화를 즐기듯 천천히 과정을 따라가 봤으면 좋겠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