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패배하니까 무효 주장, 청소년들에게 부끄러운 행동"

윤근혁 2026. 4. 2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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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감 경선 불복에 고1 토끼풀 편집장도 우려...원로들 "같이 만든 룰로 축구해놓고선..."

[윤근혁 기자]

▲ 정근식, 서울 민주진보교육감단일화 후보로 선출 정근식 서울교육감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단일화 추진위 사무실에서 열린 2026 서울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1차 투표 발표에서 과반수로 득표, 단일 후보로 선출된 뒤 이을재, 강민정, 한만중 예비후보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이정민
민주진보 교육계의 자랑으로 일컬어지던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승복 전통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서울과 경기도 지역 민주진보 단일화 후보 발표 뒤 상당수의 후보들이 사실상 불복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 경선 정근식 후보가 60% 육박 몰표 받은 뒤...

25일 <오마이뉴스>가 확인해 보니, 지난 23일 판가름 난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경선 후보 6명의 득표 결과를 살펴보면 정근식 후보는 60%에 가까운 몰표를 얻었다. 나머지 5명의 후보 가운데 17% 이상을 얻은 후보는 한 명도 없었다. 3명의 후보는 7% 미만의 표를 받았다. (관련 기사: 서울 진보교육감 단일후보 정근식..."대한민국 교육 바꿀 것" https://omn.kr/2hx6y)

이런 결과가 나온 뒤 정 후보와 함께 경선을 치른 5명의 후보 중 3명이 사실상 경선 불복에 나섰다. 이들은 경찰 수사 요청 등 초강수를 두고 있다. 한 후보는 독자 출마 강행까지 선언한 상태다. 일부 후보는 "충격적인 결과", "주권 학살 행위"라는 표현을 쓰며 반발하고 있다. (관련 기사: 서울교육감 추진위 정근식 단일화에 한만중 거부...강민정·강신만 '고심 중' https://omn.kr/2hxh4)

하지만, 이런 경선 불복 사태에 대해 교육계 원로들은 물론 청소년까지 나서서 우려를 나타냈다.

고1 학생인 문성호 청소년신문<토끼풀> 편집장은 25일 새벽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선) 규칙과 방식에 동의하고 전 과정을 거쳤는데, 본인이 패배하니까 무효를 주장하는 모습은 부끄럽다"라면서 "청소년들 보기 부끄러운 행동을 교육감 후보들이 하는 건 특히 더 치명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편집장은 "자신들이 믿고 따랐던 민주적 절차를 패배 이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는 건 일부 극우들만 하는 줄 알았던 저도 부끄럽다"라고도 했다.
▲ 정근식, 서울 민주진보교육감단일화 후보로 선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단일화 추진위 사무실에서 열린 2026 서울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1차 투표 발표에서 정근식 서울교육감 후보(오른쪽)가 과반수로 득표,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한만중, 이을재, 강민정 예비후보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이정민
정진후 "자신이 단일후보가 되었어도 무효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을 맡은 뒤 국회 교육위 위원으로 활동했던 정진후 전 의원도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선 규칙을 정한 것도, 그 과정에 참여한 것도 자신들이었다. 문제가 있었다면 그것을 그대로 두고 진행한 자신의 잘못은 없을까"라면서 "자신이 단일 후보가 되었어도 무효입네, 부정입네 말할 수 있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경기 민주진보 단일화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성기선 후보도 2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기·서울 민주진보 교육감 경선 관련 말들이 많다. 합의하고 따랐으면 결과도 받아들이시길"이라면서 "더 이상 논의는 참 무의미하다. 제발"이라고 적었다.

서울 경선을 진행 당사자인 송원재 추진위 선관위원도 지난 24일 공개한 글에서 "추진위는 후보들과 협의를 거쳐 경선 룰을 만들었고 최종안에 합의했다"면서 "만약 경선 룰이 그토록 신뢰할 수 없었다면 애당초 경선에 참여하지 않거나, 경선 룰의 변경을 요구하여 관철시켰어야 한다. 룰에 따라 축구 경기가 끝났는데, 경기는 무효라고 한다면, 세상에 어떤 스포츠 경기가 가능하겠느냐"라고 밝혔다.

경기 끝난 뒤 "선거주권 학살 행위", "위법·부당 행위" 반발
▲ 정근식, 서울 민주진보교육감단일화 후보로 선출 정근식 서울교육감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단일화 추진위 사무실에서 열린 2026 서울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1차 투표 발표에서 한만중 예비후보와 악수를 하고 있다.
ⓒ 이정민
▲ 정근식, 서울 민주진보교육감단일화 후보로 선출 정근식 서울교육감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단일화 추진위 사무실에서 열린 2026 서울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1차 투표 발표에서 강민정 예비후보와 악수를 하고 있다.
ⓒ 이정민
한편, 이번 경선 결과에 대해 한만중 후보는 지난 24일 성명에서 "이것은 실수가 아니라, 승리를 가로채기 위해 지지층을 선택적으로 도려낸 '선거주권 학살 행위'라는 시민의 지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제 나는 '가짜 진보'를 심판하는 진짜 교육감의 길을 걷겠다"라고 밝혀 독자 출마할 뜻을 분명히 했다.

강민정 후보도 이날 입장문에서 "혼탁한 경선 과정에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동시에 이에 대한 민주진보진영 자정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라면서 "이에 저는 그들이 다시는 아이들 앞에 설 수 없도록 하기 위한 법적 조치에 들어간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강 후보는 "저의 도전은 일단 여기에서 멈춘다"라고 해 독자 출마는 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강신만 후보도 이날 입장문에서 "강신만 캠프는 단일화 추진위의 행태를 포함하여 경선 과정 전반에서 드러난 위법·부당 행위 여부 등에 대해 끝까지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면서 "불법 사항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응과 함께 고소·고발 등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강신만 후보는 독자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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