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메뉴 접고 기름은 대용량으로”...AI 컨설팅에 순이익 25%↑[노승욱의 리테일 인사이트]
“에이, 우리 같은 조그만 가게가 무슨 인공지능(AI)을 써요. 그건 대기업이나 IT 회사 애들이나 하는 얘기지.”
현장에서 만난 자영업 사장님들에게 AI 활용을 제안하면 열에 아홉은 이런 반응이 돌아온다. 하지만 최근 외식 업계의 공기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제 AI는 알아두면 좋은 ‘선택’이 아니라, 없으면 도태되는 ‘생존 장비’가 됐다. AI를 쓰는 가게와 안 쓰는 가게의 격차는 이미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번 ‘리테일 인사이트’에서는 최근 ‘AI가 바꿀 대한민국 외식업’을 출간한 배문진 제이디브랜딩 대표와 함께, 자영업자가 당장 오늘 퇴근길에 스마트폰 하나로 실행할 수 있는 실전 AI 활용 전략 7가지를 짚어본다.

생성 이미지로 비주얼 검증해 재료비 절감
배문진 대표는 “고객은 맛을 보기 전에 비주얼을 보고 매장을 선택한다”며 “AI로 5~10가지의 음식 이미지를 생성해 SNS에서 투표를 진행한 뒤, 반응이 가장 뜨거운 메뉴만 실제 레시피를 잡으면 된다”고 조언한다. 안주 메뉴로 ‘폭탄 계란찜’을 기획한 한 사장님은 AI로 치즈가 흘러내리는 이미지를 먼저 구현해 고객 반응을 확인한 뒤 메뉴를 출시해 큰 성공을 거뒀다.
한 사장님은 안주용 ‘폭탄 계란찜’을 기획할 때 직접 끓여보기 전 AI에 “옹기 뚝배기에 날치알과 치즈가 넘쳐흐르는 비주얼”을 생성하게 했다. 생성된 이미지를 보고 “날치알이 색감을 살려준다”거나 “치즈 덕분에 가격을 5000원 더 받아도 되겠다”는 아이디어를 검증했다. 이 가상 이미지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다. 이렇게 해서 고객 반응이 뜨거운 신메뉴를 확인한 뒤, 재료를 사서 메뉴를 완성했다. 덕분에 불필요한 재료비와 시간 낭비를 막을 수 있었다.
가장 바쁜 요일 확인 후 재고 月 90만원 절감
일례로 경기도 안양의 한 순대국집 박모 사장(60)은 매일 밤 남는 고기를 버리는 재고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그는 한 달 치 수기 장부를 사진 찍어 AI에 올린 뒤 분석을 요청했다.
결과는 반전이었다. 금요일은 술 손님이 많아 북적거릴 뿐, 식사류 매출과 회전율은 수요일 점심이 압도적이었다. 비 오는 날은 홀 매출보다 배달 주문이 1.5배 이상 많다는 사실도 데이터로 확인했다. 박 사장은 수·목요일엔 고기 삶는 양을 20% 늘리고, 비 오는 날엔 홀 인력을 줄이는 대신 배달 전담 인력을 배치했다. 그 결과 폐기율을 0%에 가깝게 줄여 월 90만원의 재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2천원 떨이 메뉴가 9천원 고마진 세트로
경기도 파주의 한 베이커리는 당일 판매하지 못해 딱딱해진 베이글 처리에 골머리를 앓았다. 2000원에 할인 판매해도 남는 건 폐기뿐이었다. 사장님은 AI에 재고가 많은 베이글과 원가가 낮은 품목을 입력하고 ‘가성비와 마진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세트 메뉴’ 구성을 주문했다.
AI는 딱딱해진 베이글을 달걀물에 적셔 굽는 ‘베이글 프렌치토스트’를 제안했다. 여기에 마진이 좋은 아이스크림과 아메리카노를 묶어 ‘프리미엄 디저트 세트’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 결과, 2000원에 처분되던 재고가 9000원짜리 고마진 세트로 변신, 매장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은 효자 상품이 됐다.

AI로 수채화 그린 고깃집, 인테리어비 절감
과거에는 로고 하나를 외주로 제작하려면 50만원, 메뉴판 디자인은 30만원, 홍보 포스터는 20만원가량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AI 이미지 생성 도구를 활용하면 5분 이내에 유사한 품질의 결과물을 ‘무료’로 제작할 수 있다.
이 방식이 혁명적인 이유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 트렌드를 내 매장에 그대로 이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해외 유명 레스토랑처럼 만들어주세요”라고 디자이너에게 말해도 저작권 문제나 해석의 차이로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 AI는 ‘스타일 학습’을 통해 내가 원하는, 그러면서도 트렌디한 디자인을 정확히 적용한다.
일례로 한 고깃집은 AI로 수채화풍 그림을 만들어 인테리어 액자로 활용, 전체 인테리어 비용의 10%를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초보 알바생도 알기 쉽게 조리법 작성해줘
서울 종로의 한 칼국숫집은 주방장 컨디션에 따라 국물 맛이 널뛰는 게 고질적인 문제였다. 사장님은 평소 하던 대로 “멸치 한 포대 넣고 소금 국자로 두 번 넣어”라고 AI에게 음성으로 설명했다.
AI는 이를 즉시 “물 50L 계량 후 멸치 2kg 투입, 전용 계량 국자로 깎아서 2회”라는 정밀 매뉴얼로 변환했다. 이 매뉴얼을 주방 벽에 붙인 뒤로는 주방장이 휴무인 날 초보 아르바이트생이 끓여도 30년 전통의 맛이 그대로 유지됐다. 사장님의 ‘감’이 ‘수치화된 기준’으로 바뀌며 매장이 시스템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콩글리시 아닌, ‘문화적 맥락’까지 전달해줘
서울 명동의 한 족발집은 쌈 문화를 ‘Korean BBQ Wrap’ 혹은 ‘Healthy Korean Taco’로 번역해 서양인의 이해를 돕는 포스터를 붙여 대박을 터뜨렸다. 단순히 단어를 바꾸는 수준을 넘어 ‘문화적 맥락’을 전달한 것이다. 네이버 위주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AI가 답변을 생성할 때 우리 가게를 추천하도록 데이터를 구조화하는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 전략도 이제는 장사의 필수 요소가 됐다.
식재료 사용량 점검 후 메뉴 변경 조언
폐업을 고민하던 한 파스타집 사장님은 AI에 6개월 치 지출 내역 분석을 맡겼다. AI는 “셰프의 자부심은 존중하나, 사업적 측면에서 모든 식재료를 최상급으로 쓸 수는 없다”고 지적하며 사용량이 많은 오일과 면을 최저가 벌크(대용량) 제품으로 교체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수익률 하위 30% 메뉴 삭제와 보안·정수기 등 고정비 재협상을 제안했다. 사장님은 이를 통해 순이익을 25%나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배문진 대표는 “AI는 작업의 90%를 해주며 시간과 비용을 아껴준다. 하지만, 마지막 10%의 최종 결정은 항상 사장님의 몫”이라며 “AI가 아껴준 시간을 다시 추가 노동에 쏟지 말고, 사장님의 번아웃 방지와 건강을 위해 최소 30분은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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