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업무용 토지 정조준...기업들 ‘긴장’ [김경민의 부동산NOW]
기업 비업무용 부동산 면적, 여의도 733배

이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기업들이 당장 쓸데없는데 (비업무용 부동산을) 대규모로 갖고 있나”라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부동산 투기를 앞으로는 할 수 없게, 부동산을 투기적으로 운영해서 이익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게 만들어놔야 대한민국 산업·경제 체제가 제대로 굴러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어차피 주택 문제 다음 단계를 농지에서 일반 부동산으로까지 확장해나갈 것인데 얘기 나온 김에 미리 점검해보라”고 청와대 정책실에 지시했다. 비업무용 부동산은 법인이 취득한 뒤 일정 기간 내에 취득 목적에 맞게 사용하지 않거나, 적정 기준을 넘겨 과도하게 보유한 토지나 건물을 가리킨다.
행정안전부가 매년 발간하는 ‘지방세 통계연감’에 따르면 재산세 종합합산 과세 대상인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 면적은 2024년 기준 2126㎢로 집계됐다. 2021년(3452㎢) 대비 약 38% 줄어든 규모다. 해마다 보유 면적이 줄어들긴 했지만 기업들이 여전히 여의도 면적의 733배에 달하는 땅을 업무와 무관하게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이 대통령 발언을 두고 재계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기업들이 비업무용 토지를 생산·연구개발(R&D) 시설 등 업무용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라는 관측이다. 한편에선 기업들이 수도권에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을 활용해 주택 공급을 늘리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매년 27만가구, 5년간 135만가구 주택을 착공한다는 목표치를 세웠다.
기업들은 그동안 비업무용 토지 관련 적잖은 세금을 내왔다. 일반 업무용 토지는 공시지가 기준으로 80억원까지 종부세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비업무용 토지는 기본 공제가 5억원에 그쳐 종부세 부담이 크다. 종부세 세율도 업무용 토지는 0.5~0.7%지만 비업무용은 1~3%로 높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 부담을 늘리라고 주문한 만큼 기업 세금 부담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세법 개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종부세 부담을 늘리는 방안이 가능하다. 현재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종부세 세율은 5억원만 공제한 뒤 과세표준에 따라 15억원 이하 1%, 15억원 초과 45억원 이하 2%, 45억원 초과 3% 등이다. 과표 구간을 세분화하고 세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기업의 비사업용 토지 보유를 억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재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 재계 관계자는 “업무용인지, 비업무용인지 구분하는 절차부터 복잡해 과세당국과 기업 간 법적 분쟁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 징벌적 과세가 되지 않도록 보다 세금 부과 과정에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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