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강’에 철새 10만마리 왔다…세계가 놀란 K생태복원 모델

한때 '굴뚝도시'라는 오명을 받던 울산이 철새 10만 마리가 찾는 생태도시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도심 한복판에서 철새를 관찰하는 울산의 생태 모델을 국제기구가 소개하면서다.
울산시는 야생 철새를 사파리처럼 찾아다니며 관찰하는 프로그램 '울산 조류사파리' 영상이 국제철새기구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EAAFP) 공식 채널에 게시됐다고 25일 밝혔다. 관련 영상은 지난 13일부터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엑스(X)·링크드인 등 EAAFP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세계에 공유되고 있다. 영상에는 태화강을 중심으로 한 주요 탐조지와 철새여행버스, 시민 참여형 탐조 활동 등이 담겼다.

EAAFP 측은 "울산 조류사파리는 자연 서식지에서 야생 조류를 관찰하며 생태 보전의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기구 공식 채널을 통한 소개는 울산의 도심형 생태 모델이 국제적으로 보전 가치와 사례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울산 조류사파리는 도심에서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태화강과 울산 앞바다 일대는 2021년 '국제 철새 이동 경로 사이트'로 지정된 이후 동아시아 주요 철새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20여개 탐조 명소와 '새 통신원', 철새여행버스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울산지역 철새는 2023년 65종 10만 3090마리, 2024년 69종 7만2916마리, 지난해에는 80종 10만 마리 이상이 관찰됐다. 태화강 옆 대나무숲(6만5000㎡)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떼까마귀 중 66%가 찾는 국내 최대 월동지다. 매년 6만~7만 마리가 찾는다. 울주군에서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촉새가 확인됐고, 천연기념물 호사도요와 멸종위기종 흑비둘기, 희귀종 녹색비둘기 등도 잇따라 관찰됐다. 철새 다양성과 개체 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울산 도심 생태계가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러한 변화는 태화강 복원 사업의 성과다. 한때 '죽음의 강'으로 불리던 태화강은 2004년 생태도시 선언 이후 수질 개선과 습지 복원을 거치며 생태 기능을 회복했다. 국내 주요 기업 공장이 밀집해 과거 '굴뚝도시'로 불렸던 울산은 현재 여름철새와 겨울철새가 공존하는 '계절 생태'가 형성되는 등 도심 생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 국가정원과 주요 하천·해안을 중심으로 조류사파리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울산형 생태 모델을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EAAFP는 2006년 출범한 국제기구다. 러시아·알래스카·동아시아·호주 등 22개국을 잇는 철새 이동 경로의 연구와 서식지 보전을 담당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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