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녹자 새끼 펭귄 수천마리 떼죽음…멸종의 길 걷는 황제펭귄 [영상]

평생 땅을 밟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새가 있다. 남극 해빙(海氷·바다얼음) 위에서 살고 있는 황제펭귄이다. 이들은 얼음 위에서 짝짓기와 산란, 육아를 모두 해결한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남극의 해빙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황제펭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최근 황제펭귄의 멸종위기 등급을 ‘준위협종(Near Threatened)’에서 ‘위기(Endangered)’로 두 단계나 상향 조정했다. 향후 50년 동안 개체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예측에 따른 조치다.
실제로 황제펭귄의 개체 수는 최근 눈에 띄게 줄고 있다. WWF(세계자연기금)의 위성 관측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 사이 서남극 지역의 황제펭귄 개체 수는 약 22% 감소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빙의 기록적인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50도 혹한 견디지만…깃털 덜 자란 새끼는 동사

하지만, 황제펭귄도 번식과 생존을 위해서는 최소 9개월 동안 안정적인 해빙이 필요하다. 이 기간에 황제펭귄은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른다. 문제는 빙하가 예년보다 일찍 녹으면서 깃털이 덜 자란 새끼 황제펭귄이 바다에 빠져 동사할 위험이 커진 것이다.

2016년 이후 남극 해빙은 면적과 지속 기간 모두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2022년 벨링스하우젠해 중·동부 지역에서는 예년보다 해빙이 일찍 붕괴하면서 대규모 새끼 폐사로 이어졌다. 해빙이 조기에 무너지면서 깃털이 덜 자란 새끼들이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체온을 유지하지 못해 폐사했다.
WWF는 “벨링스하우젠해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황제펭귄) 번식지 5곳 중 4곳이 붕괴됐고, 완전히 성장하기 전까지 방수 깃털이 없는 수천 마리의 새끼들이 얼어 죽거나 익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털갈이 시기에 해빙 녹아 위험…“특별보호종 지정해야”

로드 다우니 WWF 극지 및 해양 수석 고문은 “기후변화는 남극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황제펭귄은 계절에 따른 해빙 변화에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며 “남극 해빙의 충격적인 감소로 인해 황제펭귄은 이번 세기 말까지 멸종의 길을 걷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WWF는 5월 11일부터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제48차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ATCM48)에서 황제펭귄의 특별보호종(Specially Protected Species) 지정을 공식 촉구할 예정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영수 1등 ‘이 학원’ 다녔다…그 엄마의 서울대 보내는 법 | 중앙일보
- 매일 ‘이것’ 먹고 면역 리셋했다…117세 초장수女 ‘3주 식단’ | 중앙일보
- 새벽 3시, 만취한 성시경 온다…고대생 피에 흐르는 이 해장국 | 중앙일보
- 탐정 한마디에 여교사 입닫았다…"일진 끌고와" 엄마의 복수 | 중앙일보
- “저긴 좀 춥겠는데”…알프스 정상서 딱 걸린 알몸남녀 애정행각 | 중앙일보
- “사람 실종됐다” 봄 맞은 제주 발칵…이틀간 이런 신고 14건, 뭔일 | 중앙일보
- 낮에 조는 습관 방치했다간…30년 뒤 ‘치매·파킨슨’ 부른다 | 중앙일보
- 어린이날 해남 가볼까?…여행비 최대 28만원 역대급 환급 | 중앙일보
- “새벽1시 되면 귀문 열린다”…‘살목지’의 낮과 밤
- 인도 간 미국 여성 “음료 마신뒤 성폭행”…민박집 주인 충격 행동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