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만취한 성시경 온다…고대생 피에 흐르는 이 해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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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떤 식당을 사랑하는가. 당연히 맛있고, 가격이 적당하고, 깔끔하고, 친절한 식당을 거부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그 모든 사람의 기준에서 그 모든 것을 충족하는 식당이 있을까? 그 불가능한 미션에 오늘부터 도전합니다.
그저 허기를 메우는 것이 인간이 이 세상에 살아 있는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 이 도시의 골목 어딘가에 우리의 상처받은 영혼을 따뜻하게 담가줄 한 국자의 국물이 있다고 믿는 분들을 위한 콘텐트입니다.
중앙일보의 유료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송원섭의 ‘식판’(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346)에서 유니콘 식당을 찾아드립니다.
」
어지간한 식당에서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은 저녁 식사 시간입니다. 저녁은 매상의 단위가 다르죠. 점심때는 ‘점심이니까 간단히’라는 핑계가 있지만, 저녁 손님들은 그런 구속에서 벗어나 이것저것 요리며 안줏거리에 소주도 한 병 시키게 되니까요. 그래서 점심 영업은 안 하는 식당이 꽤 있지만, 저녁 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은 상대적으로 드뭅니다.
그런데 이 식당은 본래 밤 9시에 문을 열어서 오후 3시에 영업을 마치는 독특한 시간표를 갖고 있었습니다. 60년 역사 중 대략 40년 이상을 그렇게 운영했죠. 오래전 기억으론, 이 식당은 밤 10시를 넘어 자정 전후에 가장 붐볐고, 새벽 2~3시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습니다.(지금은 아예 24시간 영업을 합니다.)
대략 어떤 손님들이 주 고객이었는지 상상이 가시겠죠. 어딘가에서 한 잔 두 잔 걸치고 얼큰히 취한 술꾼들이 “아쉬우니까 마지막으로 한 잔만 더!”를 외치면서 방문하던 식당입니다. 그런데 새벽 영업을 하는 다른 식당들과는 확실히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맛있어서 꼭 가야 하는 집'으로 유명해진 거죠.

제가 아는 술꾼 중에는 “늦은 시간, 더 이상 문 연 집이 없어서 여기를 가는 게 아니라, 이 집 해장국을 먹기 위해 3차까지 마신다”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 대표자 격인 성시경은 아예 “만취해서 새벽 3시 40분에 가고 싶은 곳”이라고 말한 적도 있죠.
그렇게 손님이 끊이지 않던 이 집은 지난 2020년 이사를 했습니다. 흔히 잘되는 식당을 보면 “국밥 팔아 빌딩 올리겠다”는 덕담을 하곤 하는데, 이 식당은 실제로 5층 빌딩을 올렸더군요.
2호선 신설동역 3번 출구를 나와 안암교를 건너면 용두동 사거리가 나옵니다. 직진하면 제기동과 경동시장, 우회전하면 용두동, 좌회전하면 안암동이 나오죠. 그 용두동사거리 조금 못 미쳐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어머니 대성집’이라는 커다란 간판이 보입니다.

먼 옛날에는 그냥 대성집이라고 불렸지만, 대성집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식당, 독립문 근처의 도가니탕 전문 대성집과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앞에 ‘어머니’를 붙였습니다. 1967년, 근처 골목에서 문을 열었으니 올해가 59년째입니다.
점심시간. 육회, 수육 모두 좋지만 뭐니 뭐니 해도 해장국을 주문합니다. 다소 말간 국물 위에 잘게 부순 고기가 흩뿌려져 있고 구석에 빨간 다진 양념이 올라간 독특한 비주얼. 옛날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처음 오신 분 중에는 ‘참치 통조림을 잘게 부숴 꾸미로 얹은 줄 알았다’는 분들도 있어요. 술을 드신 분들은 잘 얹히잖아요. 소화를 돕는 의미에서 기름은 다 떼고 살코기만 잘게 부숴 국밥 위에 얹는 게 전통이 됐죠.”
‘고려대 학생들의 혈관에는 피 대신 막걸리와 이 집의 해장국이 흐른다’는 농담도 있습니다.
고려대 출신 유명인 중엔 현주엽과 성시경이 사흘이 멀다 하고 찾아오고, 고려대 교수 출신인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은 주미 대사로 부임하기 전, “한동안 못 올 것 같다”며 주방 식구들에게까지 선물을 돌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연예계의 대표적 애주가 신동엽도 자주 얼굴을 보입니다.
(계속)
박 대표 남매의 할머니가 1967년 문을 연 뒤에도 한동안은 그냥 동네 식당이었는데, 1973년 어머니가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평범했던 이 식당을 술꾼들이 몰리는 인기 맛집이 된 겁니다.
어머니의 한 수는 뭘까요.
주방에서 놀라운 모습도 목격했습니다.
국물이 가업이다 보니 24시간 국물을 끓여 내는 솥은 이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보물입니다.
요즘 쓰는 솥은 25년 된 것인데, 이 솥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3대를 이어온 해장국 맛의 비밀, 아래 링크에서 더 확인하세요.
새벽 3시, 만취한 성시경 온다…고대생 피에 흐르는 이 해장국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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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 한접시, 1만원 내라” 둔촌시장 그 삼겹살집 충격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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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만두 서비스? 어이없네” 선동열이 사랑한 그 짜장면집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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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신 개도 사람 된다” 전설의 북엇국집, 새치기 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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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 두부에 코 박는다? 추어탕 사장님 빵 터진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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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1500원 ‘평냉’에 소주 한잔…단골은 사카모토 류이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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