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5만식 전량 폐기”…화물연대 파업에 제조사·점주 ‘피눈물’

임유정 2026. 4. 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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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거점→생산시설 확산…발주 중단에 공장 ‘스톱’
가맹점 매출 공백 현실화…하루 수십억 피해 추산
파업 장기화…물류 정상화 지연에 업계 긴장 고조
편의점 CU 물류 운영사인 BGF로지스가 파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22일 서울 시내의 한 CU 편의점 매대에 화물연대 파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시스

“하루 생산량 25만식 전부 폐기했습니다.”

화물연대 CU지부의 총파업 여파로 구조적 손실이 현실화되고 있다. 편의점 물류가 멈추자 본사의 발주가 중단됐고, 제조사 생산도 멈췄다. 이미 생산된 물량은 출하되지 못한 채 폐기로 이어지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상품 공급이 끊긴 점주들은 생존 위기를 호소 중이다.

BGF푸드 공장 관계자는 23일 오후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난 17일 삼각김밥과 샌드위치, 김밥류 등 간편식 약 25만식 규모의 물량이 생산됐다”며 “전국으로 출하될 예정이었으나 화물연대의 출입구 통제로 차량이 공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해 전부 폐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려워 정확한 피해 규모 추산이 쉽지 않다”며 “지난 17일 폐기 물량도 현재 집계 중으로, 관련한 보상 문제는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에야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현장의 막막함을 전했다.

해당 사태는 화물연대의 물류 거점 봉쇄로부터 촉발됐다. 지난 17일 충북 진천 소재 BGF푸드 공장 출입구가 봉쇄되며 사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 공장은 CU 간편식을 생산하는 핵심 시설로, 김밥·삼각김밥·샌드위치 등 주요 즉석식품 18종의 공급을 담당한다.

생산시설 봉쇄에 앞서 파업은 일반 물류센터로부터 시작됐다. 앞서 지난 5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 데 이어 7일부터 안성·나주·진주·원주 등 BGF로지스 주요 물류거점에서 동시 파업에 돌입했다. 해당 물류센터에서는 저온·상온 제품을 구분해 점포별로 분류 배송 출하돼 왔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봉쇄된 물류센터는 23일 아침 기준 진천, 진주, 나주, 안성, 화성(부분개방)”이라며 “인근센터로 이관해서 대체 물류 편성 등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21일 서울 중구의 한 CU편의점 매대에 쓰여 있는 문구.ⓒ뉴시스

◇ 가맹점 ‘직격탄’…파업 장기화에 피해 집중

이처럼 물류 차질은 단순한 출고 지연을 넘어 생산·재고·폐기로 이어지는 구조적 손실을 낳고 있다. 리테일 본사의 대규모 발주가 끊기면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이미 생산된 제품은 유통되지 못한 채 폐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문제는 가맹점이다. 파업 여파로 상품 공급이 끊기면서 점주들은 매출 공백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이해당사자 간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현장 피해가 제3자인 점주에게 집중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점포 입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학원가나 오피스 상권 기준으로 저온 상품 매출 비중은 약 20% 수준이다”며 “이 중에서도 간편식은 약 1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점포당 하루 평균 매출은 약 160만~170만원 수준인데, 물류 차질로 저온 상품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 해당 비중만큼 매출 공백이 발생한다”며 “현재는 대체 수송이 일부 이뤄지고 있지만 지역별 편차가 여전히 크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상황에 대해서도 “진주 등 일부 지역은 상황이 오히려 더 악화됐고, 일부 점포는 상온 상품조차 이틀에 한 번씩만 입고되는 등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또 “진천 물류센터가 막히면서 공급 차질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충북 진천과 강원 지역의 간편식 제조 공장 일부도 봉쇄된 상태”라며 “현장에서는 사실상 장사를 못하는 수준이라는 호소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CU가맹점주연합회는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를 하루 수십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점포당 하루 평균 매출을 약 15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입고 지연에 따른 손실은 매출의 10~30%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간편식 매출 비중이 최소 10%에 달한다는 점을 반영한 수치다.

22일 오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 인근 사고 현장에는 사고 화물차량이 세워져 있고, 그 옆에는 사고로 숨진 A조합원을 추모하는 조화가 놓여 있다.ⓒ뉴시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점주들의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CU 점주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는 “삼각김밥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등 공급 차질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이어지며 불만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 매출 기준 30~100만원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의가 이뤄질 경우 운송비 인상 등 물류 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커 제품 원가가 올라가고, 점포 수익을 좌우하는 마진율도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편의점은 가격 조정에 제약이 있는 구조인 만큼, 비용 상승분이 점포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사태가 길어질 경우 특정 기업의 경영 악화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결국 일자리 감소와 소비자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게시판 댓글을 통해 “화물연대 구성원의 법적 지위와 파업 방식에 대한 논란이 있는 만큼, 물류 차질을 유발하는 행위에 대한 책임 문제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밖에도 일부 커뮤니티 회원들은 대체 수송을 둘러싼 충돌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물리적 충돌이나 운송 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더 큰 문제는 파업 종료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BGF로지스와 화물연대는 22일 실무 교섭을 진행했지만, 향후 교섭 방식과 장소 등을 논의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간 입장 차가 여전한 만큼 단기간 내 물류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BGF리테일은 지난 23일 점주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최근 점포 운영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현 상황을 해결하고 점주님께서 겪으신 불편과 피해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BGF리테일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BGF로지스는 점포 상품 공급을 최우선으로 대체 인력과 운송 차량을 긴급 확보해 밤낮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지난 22일부터 화물연대와 대화를 시작해 파업의 조속한 철회와 물류 정상화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BGF리테일은 "당사는 가맹점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여러 대응 방안을 전방위로 검토하고 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현 상황을 해결하고 점주님께서 겪으신 불편과 피해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CU 점포 전경.ⓒ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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