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교회 닫힌 건, 2천년 만에 처음…예루살렘은 그저 평화를 원한다” [월간중앙]

2026. 4. 2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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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인터뷰] 예루살렘 최고 성지 성묘교회 천년 문지기의 바람

예루살렘 성묘교회 지키는 후세이니 집안 아디브 주데
“중동은 지금 운명공동체…대화와 타협이 신의 뜻일 것”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추기경이 4월 5일 성묘교회에서 사제단과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이날 미사는 이스라엘 정부의 종교 활동 제한에 따라 신자들 없이 거행됐다. [AFP=연합뉴스(예루살렘 라틴 총대교구청)]

“세계 유명 도시를 인간 신체 부위나 기능에 비교해 설명하자면?” 인공지능(AI)에게 물어봤다. 영국 런던은 심장이다. 다소 약화하긴 했지만, 전 세계 금융망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심장이 런던의 역할이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뇌, 프랑스 파리는 눈, 이탈리아 로마는 뼈대에 해당된다. 흥미로운 곳은 예루살렘이다. 인류의 배꼽이다. 지구 생명줄의 흔적이자 인류의 영적 기원이 맞닿아 있는 배꼽, 또는 세계 신경이 모인 단전(丹田)으로서의 예루살렘이다.

2026년 4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곳은 이란이다. 잊기 쉬운데, 이란은 바로 옆 인류의 배꼽 도시인 예루살렘에 대한 위협 국가로 분류된다. 이란 전쟁의 원류·원조는 예루살렘, 즉 이스라엘에 있다. 크게 보면 2차 세계대전 직후 유대인의 팔레스타인 지역 점령이 이란 전쟁의 기원에 해당된다. 침입자 이스라엘을 공격할 핵무기 개발에 나서면서 결국 미국까지 끌어들인 전쟁이 2월 28일부터 시작된 것이다. 444일 인질 사건 이래 미국·이란 사이 흑역사도 배경에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전쟁의 보다 근본적 발단은 이스라엘 건국, 즉 유대인 주도 하의 글로벌 배꼽 탄생에 있다.

78세 나이에, 총알이 단 0.65㎝ 차이로 비켜가면서 생존한 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2024년 7월 13일 암살 미수 사건 이후 상황이지만, 트럼프는 신에게 모든 것을 의탁하고 따르는 ‘미션(mission) 대통령’으로 변신했다. 바로 신의 오른팔로서의 이란 척결이다. 인류의 배꼽이자, 세계의 단전 예루살렘을 보호하려는, 십자군 전쟁인 셈이다.


성묘교회 열쇠 지켜온 무슬림 가문


4월 8일, 2주에 걸친 미국·이란 휴전이 성립됐다. 이 글을 쓰는 지금, 휴전하기로 한 지 단 하루도 안 지난 가운데 서로간 공격이 재개됐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전 세계의 눈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모였다. 필자에게는 세계의 배꼽 예루살렘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도 궁금하다. 이란·레바논의 미사일과 드론이 예루살렘 전역을 공격하고 있다는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 이스라엘을 지키기 위한 성전(聖戦)이라지만, 도리어 예루살렘이 포염에 휩싸인 판국이다.

인류의 배꼽 예루살렘은 이번 전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어떤 상황 하에서 비극에 대처하고 있을까? 팬데믹 기간 중 필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준 예루살렘 현지 친구가 이 같은 의문을 풀어줄 최적의 인물이다. 800년 이상 예루살렘을 지키며 살아온 후세이니(Husseini) 집안의 ‘아디브 주데(Adeeb Jawad Joudeh: 이하 아디브)’가 주인공이다. 필자가 2016년 예루살렘에 들렀을 때 만나려다가 불발에 그쳤던 인물이다. 이후 팬데믹 말기이던 2022년 4월 화상 인터뷰를 통해 아디브와 접할 수 있었다. 당시 부활절 예루살렘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아디브와의 만남은 필자 인생에서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이후 수시로 연락하면서 예루살렘과 중동 상황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직접 만난 적은 단 한번도 없지만, 필자 삶의 나침반으로서, 예루살렘을 지키는 소중하고도 유일한 친구다.

아디브는 예루살렘을 대표하는 이슬람 신자다. 팔레스타인 대부분이 알고 있는 유명인이기도 하다. 기독교 신자가 아닌데도, 예수가 못 막힌 뒤 재림한 현장, 즉 예루살렘 성묘교회(The Church of the Holy Sepulchre)의 열쇠지기이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자라면 성묘교회를 최고·최상 성지순례지로 받아들일 것이다. 개신교로 인해 예수 탄생일, 즉 크리스마스를 중시하게 됐지만, 원래 성경의 하이라이트는 예수 부활에 있다. 베들레헴도 중요하지만, 전통 기독교 관점에서는 승천한 성묘교회를 한층 더 성스럽게 여긴다. 아디브는 그 같은 성지를 대대손손 지키고 이어온 열쇠지기 집안의 후손이다. 이슬람 신자지만, 기독교 최고 성지를 지키는 예루살렘 토박이라고 볼 수 있다. 아디브를 통해 이란 전쟁 현황과 예루살렘에서 보는 인류의 오늘과 내일에 대한 얘기를 들어본다. 인터뷰는 2주간 휴전이 합의된 4월 8일 밤, 45분에 걸쳐 진행했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아디브 주데는 이슬람 신자지만, 예수가 못 박힌 뒤 재림한 현장인 예루살렘 성묘교회를 대대손손 지키고 이어온 집안의 후손이자 현 열쇠지기다. [사진 아디브 주데]


하이 아디브! 월간중앙 독자를 위해 본인 소개부터 부탁한다.

“나는 성묘교회 열쇠를 관리하는 후세이니 집안의 아디브(https:// thejoudehfamily.simdif.com)다. 내 조상이 교회 열쇠지기가 된 것은 1187년부터다. 당시 예루살렘을 십자군으로부터 재탈환한 살라딘 장군이 내 선조에게 열쇠를 직접 건넸다. 선조는 열쇠지기 임명장에 해당하는 살라딘 칙령과 열쇠 두 개를 받았다. 열쇠 두 개 중 한 개는 500여 년 전 부러졌고, 나머지 한 개는 영구 보관 중이기 때문에 현재 보조 열쇠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열쇠지기 일을 시작했다. 내가 성묘교회 문을 처음으로 연 것은 여덟 살 때였다. 올해는 내가 열쇠지기를 한 지 55주년이 되는 해다(아디브는 자신의 집안이 열쇠 소유자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열쇠를 보관하는 커스토디안(Custodian), 즉 관리인·보호인에 불과할 뿐, 소유권은 성묘교회에 있다고 말한다).”


교회 소유권은 오직 신에게…

Q : 이란 전쟁 이후 예루살렘 현황은 어떤가?

A : “오늘 2주간 휴전이 발표됐다. 나는 평화를 간절히 원한다. 지금 분위기로 보면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긴 어렵다. 그래도 최소한 2주 정도 안에는 상황이 좀 정리되고 다시 정상적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솔직히 모두 지쳐 있다. 이제는 그냥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Q : 성묘교회도 문을 닫았나?

A : “전쟁 이후 예루살렘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종교시설 문이 전부 닫혀 있다. 이슬람 성지 알 아크사 황금 모스크는 완전 폐쇄된 상태다. 다만, 성묘교회는 완전 폐쇄는 아니고, 내부에서의 의식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신자들은 아예 못 들어가고, 사제들만 안에서 예배를 올리는 상황이다. 휴전 후 조금씩 풀린다고 하지만, 예전처럼 사람이 모두 모여서 기도하는 모습은 당분간 보기 어려울 듯하다.”

Q : 예루살렘 구시가지 전체가 봉쇄됐나?

A : “그렇다. 지금은 구시가지 안에 거주하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구시가지 밖에서 일하러 온 사람들은 못 들어간다.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구시가지 가게들도 주인이 안에 직접 들어가야만 상점을 열 수 있는 구조다. 가게 주인 대부분이 외부에서 출퇴근하는 이들인 만큼, 사실상 모두 닫힌 거나 마찬가지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계속 통제하고 있어서 구시가지는 현재로선 출입금지 상태라고 보면 된다.”
성묘교회는 매일 새벽 4시에 문을 연다. 2000여 년간 지속된 교회 내부 규정에 따른 의식이다. 아디브는 새벽 3시에 일어나 성묘교회로 향한다. 그의 집은 예루살렘 북쪽에 있지만, 교통 체증이 없는 새벽에는 자동차로 단 10분 만에 교회까지 올 수 있다고 한다.

아디브가 새벽에 도착하면 그리스·아르메니아 정교 사제들이 성묘교회 문 안쪽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 교회 안에서 밤새도록 기도하며 지낸 사제들이다. 정문에서 연결된 작은 창문을 통해 서로 인사를 나누면 교회 안쪽에서 높이 3m 정도의 사다리를 내려준다. 자물쇠는 문 두 개의 위아래에 전부 네 개가 있다. 사다리는 높이 4m 정도에 위치한 최상위 자물쇠를 열기 위한 도구다. 4개 자물쇠를 아디브가 가진 열쇠 하나로 전부 열 수 있다. 문은 밤 9시에 닫는다. 아침과 역순으로 닫는다. 1년 365일 매일 똑같이 행하는 일과이자 사명이다. 그러나 2월 28일 이후 성묘교회가 문을 닫으면서, 아디브의 일상도 전부 중단됐다고 한다.

기독교 신자라면 성묘교회를 최고·최상 성지순례지로 받아들일 것이다. 개신교로 인해 예수 탄생일, 즉 크리스마스를 중시하게 됐지만, 원래 성경의 하이라이트는 예수 부활에 있다. 임현동 중앙일보 기자


매일 새벽 4시 교회 오픈

Q : 전쟁으로 인해 체감하는 실제 위험도는 어느 정도인가?

A : “솔직히 말하면 전혀 안전하지 않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상태다. 멀리서 벌어진 전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 예루살렘도 언제든 미사일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지역 내부에서의 긴장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밖에 나갈 때도 항상 조심하게 된다. 완전히 긴장한 상태로 생활하고 있다. ”

Q : 그래도 최소한의 대피 시설은 있을 것 아닌가?

A : “그게 가장 큰 문제다. 아랍 지역에는 제대로 된 대피소가 거의 없다. 이스라엘 지역에는 이동식 방공호 같은 게 설치돼 있지만, 이슬람권에는 없다. 비상 사이렌이 울려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 내가 사는 집도 마찬가지다. 오래된 곳이라 지하 대피소 같은 게 없다. 공습경보가 울리면 그냥 집 안에 있는 것 말고는 대책이 없다.”

Q : 주변이 실제로 피해를 본 적도 있나?

A : “미사일 잔해나 파편이 성묘교회 마당 안에 떨어진 적이 있다. 그걸 직접 보고 나니까 ‘여기도 정말 안전한 곳이 아니구나’라는 걸 더욱더 실감하게 됐다. 단순히 뉴스 속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이란이 발사한 탄도 미사일이 3월 20일 오후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에 요격됐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파편들이 예루살렘 성묘교회 마당과 인근 유대인지구에 낙하했다. 교회 지붕 일부가 파손되고 인근 담장이 무너지는 물적 피해가 있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사고 직후 10일간 성묘교회 전체가 통제됐다.)

Q : 경제 상황도 좋지 않겠다.

A : “아까도 얘기했지만 경제활동이 완전히 불가능한 상태라고 보면 된다. 구시가지 안에 있는 상점들이 전부 문을 닫았다. 말 그대로 유령 도시다. 원래 이곳은 관광객이 엄청 중요한데, 지금은 방문객이 전혀 없다. 장사가 안 되는 것은 물론 일하러 들어갈 수도 없다. 특히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관광과 상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서 생계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Q :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불만이 많을 것 같다.

A : “솔직히 말해 지금 이스라엘 정부는 굉장히 강경하고 완고한 편이다. 단순히 아랍인들만 불만을 갖는 게 아니라 개신교도와 가톨릭교도는 물론 유대인들 중에서도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정부 정책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충돌이 아니다. 전쟁 상황이 끝나길 절실히 바라고 있다.”

Q : 이스라엘의 봉쇄 수준을 과거와 비교한다면?

A : “최악이라고 보면 된다. 팬데믹 때만 해도 교회 문이 닫힌 적은 있지만, 그때는 그래도 일정 시간 동안 사람들의 출입을 허용했다.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현재 교회 안에 열 명 정도의 사제만 남아 있고, 일반 신자는 아예 들어갈 수 없는 상태다.”

Q : 이란은 미국이나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이슬람 형제국들도 공격하고 있다.

A : “솔직히 형제들에 대한 공격은 정당화하기 어렵다. 물론 이란도 공격을 당했으니까 어느 정도 대응할 수는 있다고 본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특히 카타르 같은 나라는 중재하려고 노력했던 형제국이다. 그런 나라까지 공격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휴전 직후에도 카타르에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휴전 덕에 잠시 일상으로

Q : 예루살렘 현지 사람들은 어느 쪽을 지지하는 분위기인가?

A : “이곳 사람들은 그런 거에 별로 관심이 없다. 이란 편이냐, 이스라엘 편이냐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평화롭게 살고 싶을 뿐이다. 지금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정치나 이념이 아니다. 안전하게 살고 일하고 내 가족을 지키는 것이다.”

Q : 중국이 이란 편을 들어 이란산 석유를 전면 구입하는 데 대해선 어떤 생각들인가?

A : “이슬람은 물론 예루살렘 사람 대부분은 중국이 좋다 나쁘다라는 기준조차 없다. 확실한 건 이곳에선 평화를 원치 않는 그 누구도 환영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이 싫으니까 중국이 좋다’는 개념이 아니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평화에 어긋날 경우 이슬람과 예루살렘 모두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

Q : 이슬람과 기독교 사이 종교 간 갈등은 원래 심하지 않나?

A : “오히려 반대다. 무슬림이든 기독교인이든 다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같이 고통받는 중이다. 함께 버티고 있다. 종교가 달라도 같은 현실을 공유하는 공동체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

Q : 성묘교회 문은 언제 열리나?

A : “2주간 휴전 협상이 이뤄졌으니 교회 일을 바로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교회 출입 신자는 100여 명 선으로 제한될 예정이다. 내 아들 세 명과 함께 다시 바빠질 것 같다. 불행 중 그나마 다행이다.”

Q : 이제 자식들에게 열쇠지기 자리를 완전히 물려줄 생각은 없나?

A : “자식들 모두 내가 이 일을 행하길 바란다. 나 역시 몸이 허락되는 한 선조들이 해오던 일을 그대로 계속할 생각이다. 전쟁 탓에 드론이니 미사일이니 시끄럽고 불안하지만, 성묘교회를 찾는 인류의 꿈과 희망을 저버릴 순 없다.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예루살렘에 들르는 순간 나부터 찾아오길 바란다. 아침 4시 성묘교회에 오면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웃음).”
프란치스코 교황(2025년 4월 21일 선종)과 악수하는 아디브 주데. [사진 아디브 주데]


예루살렘이 온전히 다시 열리길


근본과 유전자로서의 열쇠라고나 할까? 열쇠(Key)의 원래 어원에 대해 알아봤다. 그리스 라틴어로 올라가면 원래 ‘닫는다’는 뜻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여는 도구나 열고 닫는 장치가 아닌, 닫고 폐쇄하는 기능에 방점을 둔다.

성경에는 구약과 신약을 포함해 전부 일곱 개의 열쇠 관련 구절이 나온다. 가장 유명한 것이 아마 마태복음 16장 19절이 아닐까 싶다. 예수가 베드로에게 전하는 내용으로 “내가 천국의 열쇠들을 네게 주리니…”라고 말한다. 로마 바티칸을 포함해 유럽 대형 교회 구도지만, 본당 건물을 보면서 오른쪽에는 바울, 왼쪽엔 베드로가 서 있다. 바울은 긴 칼을, 베드로는 열쇠를 들고 있다. 신을 지키는 칼의 문지기로서의 바울, 천국을 지키는 열쇠지기로서의 베드로인 셈이다.

21세기 기독교 신자 대부분이 ‘베드로=천국문을 여는 신의 종’ 정도로 이해한다. 문을 여는 역할이 중심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해석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이래 수백 년이 지난 뒤부터다. 예수 당대 사람들이라면 ‘열쇠=닫는 도구’로 통했다. 천국을 모두에게 허용하는 것이 아닌, 엄격한 율법에 근거해 천국행을 철저히 통제하는 역할로서의 열쇠다. 닫는 것이 아닌, 모두에게 열린 기능으로서의 열쇠는 예수 사후 구축된 ‘사랑의 설교’를 통한 새로운 해석이었다고 볼 수 있다.

Q : 도널드 트럼프나 이란 지도자를 만날 경우 성묘교회 열쇠지기로서 무슨 말을 전하고 싶나?

A : “평화다. 지금 당장 전쟁을 끝내고 만나서 얘기로, 대화로 풀어나가라고 하고 싶다.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 아닌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해야만 한다. 그게 신의 뜻일 것이다.”

Q : 올해 4월 5일 부활절은 전쟁으로 인해 전보다 관심이 다소 덜한 듯하다. 한국인에게 전할 메시지는?

A : “교회가 다시 열려서 전 세계 사람들이 예루살렘에 올 수 있기를 기도한다. 예루살렘 거주민 모두 한국인들을 좋아한다. 가능하다면 이 거룩한 공간에서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올해는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꼭 평화로운 상황에서 다 같이 부활절을 기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디브와의 인터뷰는 순식간에 끝났다. 전쟁 탓에 ‘사제가 열 명뿐인 성묘교회’란 얘기를 들었을 때는 가슴속 전체가 무너지는 듯했다. 인간의 무지와 고집 때문에 성묘교회조차 고통과 어둠의 땅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명의 예수가 더 희생돼야 정신을 차릴까?

아디브의 열쇠는 천국으로 향하는 베드로의 또 다른 열쇠일지 모르겠다. 호르무즈 해협과 더불어 인류 배꼽의 평화가 하루라도 빨리 부활하길 기원한다.

유민호 자유기고가 silkroad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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