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숨긴 장동혁 만난 '뒷모습', 미 국무부가 공개... 차관보 아니었다

임병도 2026. 4. 2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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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 측 '외교 관례' 이유로 비공개했지만... 미 국무부, 질의 하루 만에 '개빈 왁스 비서실장' 실명 공개

[임병도 기자]

 국민의힘이 미국 국무부 차관보 면담 모습이라고 제공한 장동혁 대표 방미 일정 관련 사진
ⓒ 국민의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미국 방문 기간 중 만났다고 주장했던 이른바 '미 국무부 차관보'의 정체가 JTBC 보도를 통해 마침내 밝혀졌습니다. 장 대표 측이 '외교 관례'를 내세우며 끝까지 신원을 숨기려 했던 해당 인물은 실제로는 차관보가 아닌 차관 비서실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JTBC는 23일 단독 보도를 통해 미 국무부 측에 직접 질의해 받은 공식 답변 내용을 상세히 전했습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장 대표가 미국 현지 시간으로 지난 16일에 만났던 인사는 개빈 왁스(Gavin Wax) 미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 비서실장입니다.

이번 사안은 장 대표가 귀국 일정을 갑작스럽게 변경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장 대표는 다른 국민의힘 방미 의원들과 함께 귀국길에 오르려다 공항에서 돌연 발길을 돌렸습니다. 당시 장동혁 대표는 지난 20일 "라운지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순간에 미 국무부로부터 메일을 받았고, 저만 남아서 국무부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장 대표 측은 일정 소화 이후 상대방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뒷모습 사진' 단 한 장만을 공개해 정치권 안팎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만난 사람이 누구인지 묻는 질문에 장동혁 대표는 "외교 관례상 이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선을 그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제1야당 대표가 미국 국무부 고위급 인사를 만났다고 하면서 정작 누구인지조차 밝히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정치권의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1야당의 대표가 국무부 차관보 뒤통수 보고 온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납득하겠냐"라며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의문이 증폭되자 JTBC 팩트체크팀은 미 국무부에 직접 이메일을 보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습니다. 놀랍게도 장 대표가 그토록 강조했던 '외교 관례'라는 말이 무색하게, 미 국무부는 질의를 받은 지 하루 남짓 만에 면담 인사의 실명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국무부의 답변에는 외교 관례상 비공개해야 한다는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차관 비서실장은 의회 인준 필요 없는 임명직... "한국 방문단 요청으로 만남 이뤄져"

JTBC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장 대표가 만난 인사는 개빈 왁스 차관 비서실장이다"라고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직급의 차이입니다. 장 대표 측은 당초 만난 인사를 '차관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미 국무부에서 직함 자체가 차관보인 인사들은 보통 미 의회의 인준을 거쳐야 하는 고위직이지만, 차관 비서실장은 의회 인준이 필요 없는 임명직에 해당합니다.

개빈 왁스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성향의 30대 청년 정치인으로, 국무부에 합류하기 전에는 미국의 보수 청년 단체 회장으로 활동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둘째, 만남이 성사된 배경입니다. 장 대표는 공항 라운지 대기 중 국무부로부터 갑자기 메일을 받아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는 뉘앙스로 설명했지만, 미 국무부는 이번 만남에 대해 "한국 방문단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양측의 설명 사이에 분명한 온도 차이가 존재하는 대목입니다.

미 국무부의 구체적인 답변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측은 여전히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JTBC 취재진이 사진 속 인물이 개빈 왁스 비서실장이 맞는지, 혹은 장 대표가 만난 인사가 왁스 실장 외에 더 있었는지 등을 국민의힘 측에 재차 문의했습니다. 그러나 당 대표 비서실장과 김민수 최고위원 등은 "외교 관례상 확인해 줄 수 없다"라며 기존의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정당의 대표가 국민의 세금으로, 혹은 공적인 자격으로 해외를 방문해 미국의 정부 관계자를 만나는 것은 개인적인 사교 모임이 아닙니다. 만남의 주체인 미 국무부조차 공식적인 답변을 통해 상대방이 누구인지, 그리고 누구의 요청으로 만났는지를 투명하게 밝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 측이 '외교 관례'라는 모호한 방패 뒤에 숨어 사실 확인을 거부하는 모습은 국민의 알 권리를 외면하는 처사로 비칠 수 있습니다. 상대국 정부가 이미 공개한 사실마저 끝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국민의힘의 태도가 과연 국민적 눈높이에 부합하는지 되짚어봐야 할 시점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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