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코스피의 '그림자'

강현태 2026. 4. 2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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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늘어나는 빚투·공매도
변동성 국면서 충격 커질 수도
증권사, 증거금률 상향 등 선제 대응
지난 2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중동 불확실성에도 코스피 지수가 연일 고점을 높여감에 따라 '그림자'가 짙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잔고도 불어나고 있어 변동성 국면을 맞을 경우,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57.88포인트(0.90%) 오른 6475.81에 장을 마치며,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 출구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휴전 연장을 공식화하자 시장은 정세 악화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시장이 낙관론으로 기울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뒤처지면 안 된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까지 감지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의하면, 코스피·코스닥 합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2일 기준 약 34조810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란 개인 투자자가 주식예탁금 등을 담보 삼아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을 뜻한다.

불어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수익 극대화를 꾀하는 개미들이 레버리지를 적극 활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전쟁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기대했던 상승세가 꺾이고 변동성 국면을 맞을 경우, 반대매매 여파로 개미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빚투와 정반대 성격을 띠는 공매도 잔고 증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추후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다시 사들여 차익을 취하는 투자 전략이다.

통상 공매도 증대는 조정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잔고는 약 17조9697억원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3월 31일 공매도 전면 재개 이후 최대 규모다.

코스피 최고치 경신이 거듭되는 상황에서 상승을 염두에 둔 빚투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동시에 늘고 있는 만큼, 변동성 확대 시 시장이 맞닥뜨릴 충격도 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관련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증권사들은 증거금률과 종목군 변경 등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미래에셋증권은 이번주에만 163종목의 종목군을 'E'군에서 'F'군으로 변경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해당 종목은 신규융자 및 만기연장 등이 제한된다.

163종목 가운데 일부 종목들은 위탁증거금 비율이 100%로 상향조정됐다.

위탁증거금 비율이란 거래금액 중 투자자가 미리 예치해야 하는 최소 보증금의 비율을 뜻한다. 증거금률이 100%라면 현금 보유량을 초과하는 매수는 불가능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장기금리 하락에 따른 장단기 금리차 축소 등 '경기 둔화 선행 지표'를 간과해선 안 된다"며 "증시 고점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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