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or보기]‘마스터스 2연패’ 매킬로이, 13년 만에 우정힐스 ‘실코너’ 정복 나서나
이란 전쟁 여파로 출전 가능성 커져
마스터스 기간 제네시스 관계자 접촉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마스터스 2연패에 성공한 역사적 순간을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직접 취재했다.
그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키고 나서 햇볕 세례를 받으며 털썩 무릎을 꿇고 했던 감동적인 우승 세리머니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마스터스 17번째 출전 만에 처음으로 그린재킷을 입으면서 골프 역사상 6번째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올해 대회에 출전이 예상됐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약물 복용이 의심되는 교통 사고 여파로 불참하면서 관심은 온통 매킬로이의 2연패 달성 여부에 쏠렸다.
그가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집요한 추격을 1타 차로 뿌리치고 정상 등극에 성공하면서 우즈도 소환됐다. 가장 최근에 마스터스 2연패에 성공한 선수가 24년 전(2001~2002년) 우즈였기 때문이다.
그 순간 매킬로이는 이미 우즈와 동급이었다.
매킬로이의 우승을 지켜 보면서 ‘저런 압도적 기량의 선수가 왜 한국오픈에서는 우승을 못했을까’라는 다소 생뚱맞은 생각을 해봤다.
매킬로이는 한국오픈에 3차례나 출전했다.
배상문이 우승했던 2009년 대회에 처음 출전해 공동 3위의 성적을 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1년에 두 번째로 출전, 리키 파울러(미국)의 프로 데뷔 첫 우승 순간을 지켜봐야 했다. 매킬로이의 성적은 2위였다.
그리고 2013년에 세 번째로 출전했으나 강성훈에 1타 차로 밀려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잡힐 듯했던 우승은 결국 잡지 못했다. 이후 매킬로이의 한국 대회 출전은 더 이상 없었다.
매킬로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30승, DP월드투어 통산 12승(PGA투어와 중복된 4대 메이저 우승 제외)을 거두고 있다. 그의 화려한 골프 커리어에서 한국오픈 무관은 어쩌면 ‘흑역사’로 남을 지도 모른다.
2003년부터 ‘내셔널 타이틀’ 한국오픈을 개최하고 있는 충남 천안 우정힐스CC에는 ‘실코너(Seal Corner)가 있다. 마지막 3개 홀인 16번(파3), 17번(파4), 18번 홀(파5) 모양이 마치 물개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스터스 개최지인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의 악명 높은 ‘아멘코너’(11번~13번 홀)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열리는 대회의 최대 승부처가 되는 홀들이다.
마스터스는 아멘코너, 한국오픈은 실코너를 정복하지 않고서는 절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없다. 매킬로이가 아멘코너를 정복하는 데 무려 17년이 걸렸다.
그런 매킬로이가 실코너 정복을 위해 13년 만에 우정힐스CC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단 이번에는 한국오픈이 아니라 오는 10월 22일 개막하는 DP월드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출격 무대가 될 듯하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우정힐스CC에서 열린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에도 주최 측과 대회 출전 협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킬로이 측이 총상금 400만 달러에 버금가는 출전료를 요구하면서 무산됐다는 후문이다.
그의 출전 가능 징후는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우선 마스터스 기간에 제네시스 챔피언십 대회를 총괄하는 임직원들이 오거스타 내셔널GC를 비밀리에 방문한 것이다. 당시 그들이 매킬로이 측과 접촉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도 매킬로이의 제네시스 챔피언십 출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매킬로이는 PGA투어와 DP월드투어를 병행해 활동한다. DP월드투어 출전은 시즌 초반과 PGA투어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이후에 집중된다.
그는 지난해까지 DP월드투어 올해의 선수상(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을 7차례나 수상했다. 만약 올해도 수상하면 5년 연속에다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최다 수상 기록과 동률이 된다.
따라서 매킬로이에게 있어 올 DP월드투어는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매킬로이는 올해 DP월드투어 4개 대회(마스터스 포함)에 출전, 현재 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비록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수상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이 올해도 연초에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두바이 인터내셔널과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을 시작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하지만 향후 중동에서 열리는 대회는 전쟁 탓에 기피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상대적으로 안전이 확보된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구미가 당기는 대회가 틀림없다.
매킬로이는 변별력이 있는 코스에서 유독 강하다. 그는 파울러와 비제이 싱(피지),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한국오픈에 출전했던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우정힐스의 변별력을 인정한 바 있다.
게다가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아부다비 챔피언십과 최종전 DP월드투어 챔피언십을 앞두고 열려 올해의 선수상 수상까지 중요한 변곡점이 된다는 점도 그의 출전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13년 전 매킬로이와 지금의 매킬로이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13년 전에는 다이내믹한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켰다면 지금은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는 농익은 플레이로 팬들을 열광시킨다.
그런 매킬로이의 모습을 10월 우정힐스CC에서 다시 또 볼 수 있기를 팬들과 함께 간절히 기대해 본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