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00억 놓칠 수 없다”…경주·기장, 국내 첫 SMR 유치 전쟁

국내 1호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파격적인 재정지원과 인센티브에 앞으로 SMR 시장이 천문학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각 지자체는 앞다퉈 차별화된 강점을 내세우며 유치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진표는 이미 확정됐다. 지난 1월 30일부터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진행한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 공모에서 경북 경주시와 부산 기장군이 SMR 건설 유치를 희망한다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내 1호가 될 SMR은 총 설비용량 0.7GW급 소형 원자로로 2035년 준공 목표로 추진된다.
SMR은 한 용기에 원자로를 비롯해 주요 설비를 일체화한 설비다. 기존 대형원자로 주요 기기와 냉각시스템을 한 용기에 넣어 제작한다. 대형 원전보다 건설 기간이 짧고 비용도 절약되며 수요지 인근에 건설할 수 있다. 전력 수요가 높은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공급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각 지자체들이 SMR 유치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파격적 재정 지원과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에 따르면 SMR 건설에 따른 법정지원금만 80년간 약 7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각종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더하면 유치 지자체가 거둘 경제 가치는 수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한수원은 오는 6월까지 기초조사와 현장실사를 마치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부지선정평가위원회의 평가와 최종 선정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SMR 유치를 신청한 경주시와 기장군은 이미 원전과 인연이 깊은 지역이다. 경주에는 한수원 본사와 월성원전,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이 있다. 기장군에는 1972년 5월 국내 최초로 원전 운영허가를 받은 고리원전이 있다.
경주시는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유일한 도시’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조성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SMR 설계·연구의 전초기지로, 인근 원자력 산업 생태계와 결합하면 설계에서 실증까지 전 과정을 최단 기간에 완료할 수 있다는 것이 경주시의 설명이다.
23일 경주시는 시청 대외협력실에서 경북도, 포항시, 지역 4개 대학과 ‘경주 i-SMR 초도호기 부지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참여 대학은 포스텍, 한동대, 동국대 WISE캠퍼스, 위덕대 등 4곳이다.

부산 기장군도 ‘기장군 혁신형 SMR 유치 추진단(TF)’을 꾸려 유치 활동에 공을 들인다. 과거 신고리 7·8호기 전원개발 예정 부지가 SMR 입주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기장군은 이 땅의 ‘입지적 강점’을 강조한다. 한수원이 소유하고 있으며 바다와 가까운 만큼 용지매입·정지작업 등 별도의 절차 없이 곧장 착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원전 설계부터 건설, 운영, 해체까지 ‘원전 전 주기’를 완성해 K-원전의 위상을 세운 본거지라는 점도 군이 내세우는 특장점이다.
경주·부산=김정석·김민주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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