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은 조연일 뿐”…나토군 전멸시킨 ‘괴물 시스템’에 韓 비상 [Focus 인사이드]

2026. 4. 24.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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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초반까지 조연에 불과하던 드론이 전쟁에서 핵심적인 무기체계로 자리 잡았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두 나라의 중요 시설을 향한 장거리 자폭 드론 공격이 이어지고 있고, 전선에서는 일인칭 드론(FPV 드론)이 유도무기를 대신해서 공격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서도 미국과 이란 모두 장거리 자폭 드론을 사용했거나 사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드론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며, 한국군도 드론을 시급히 도입해야 할 필요성에 제기됐다. 군 당국도 최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드론 전사 50만’ 양성을 발표하고, 이를 위한 마중물로 교육용 드론 구매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드론을 군에 도입하면 우크라이나군처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FPV 드론 같은 소형 드론을 단순히 병사들 손에 들려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헤지호그 2025에서 나토의 굴욕

유럽 각국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도입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 FPV 드론을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운용 전술 등에 있어서 미흡한 상태다. 그 결과가 2025년 5월 에스토니아에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주관으로 열린 훈련에서 드러났다.

FPV 드론을 조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밀리타르니


2025년 5월, 나토 12개국에서 1만 6000명 이상이 참가한 ‘헤지호그 2025’ 훈련이 에스토니아에서 실시됐다. 이 훈련엔 가상의 적군 역할을 맡은 에스토니아 드론 팀과 함께 우크라이나군 드론 전문가 10여 명도 참가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선 상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훈련을 위해 최전선에서 병력을 차출했다.

약 100명으로 구성된 에스토니아-우크라이나 드론 팀은 10㎢ 면적에 30대 이상의 드론을 투입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는 양의 절반도 안 됐지만, 효과는 엄청났다. 약 10명 규모의 우크라이나팀은 반나절 만에 장갑차량 17대를 격파하고 30회의 타격을 수행했다. 가상의 적 부대는 단 하루 만에 2개 대대 규모에 상응하는 병력을 무력화했다.

이런 결과는 단순히 우크라이나팀이 드론을 사용해서만 나온 것이 아니다. 효율적인 운용을 위한 부대 배치, 충분한 훈련, 그동안 전투를 통해 쌓은 노하우의 빠른 전파, 그리고 전장의 상황 공유를 위한 최신 프로그램의 덕분이었다.


제대로 된 훈련의 필요성

드론을 제대로 운용하려면 잘 짜인 교육 과정이 포함된 충분한 훈련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의 한 민·군 FPV 학교는 이론 30시간, 시뮬레이터 30시간, 실제 비행 60시간, 정비·수리·운용 실습 29시간 등, 총 150시간의 4주 기본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FPV 운용병을 만드는데 최소 100시간 이상의 비행 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두 나라 모두 단순히 조종만 배우지 않는다. 드론 제작·조립·정비 등 드론 운용에 필요한 전 과정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교육은 군 외에 사회에서도 이루어진다. 우크라이나 디지털 전환부


두 나라 모두 실제 드론 교육에 앞서 현실감 높은 시뮬레이터를 사용해 드론 조종의 감각을 키우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교육에 쓰이는 시뮬레이터가 민감한 군사 자료는 제외하고 일반에 게임으로 판매되고 있다. 군에 입대하기 전에 실전적 게임으로 드론 운용의 감각을 사전에 익힌다.

드론 조종에 익숙해지면, 다음은 타격을 위한 훈련 차례다. 우크라이나는 각종 표적 공격을 위한 킬하우스(Kill House)를 사용한다. 킬하우스란 전선에서 상대하게 될 적 전차나 차량 등을 공략하도록 합판 벽, 좁은 통로, 즉흥적으로 설치한 장애물로 만들어진 건물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드론용 훈련장이다. 건물 내부엔 드론이 통과해야 할 프레임과 링, 콘크리트 기둥 사이의 좁은 틈, 천장에 매달린 타이어가 설치하기도 한다. 킬하우스는 종종 전용 드론 훈련장, 시뮬레이션 홀, 실전 투입 중인 드론 공방 그리고 강의실을 갖춘 종합 훈련장과 함께 운용되기도 한다.

각종 장애물과 표적을 묘사한 킬하우스 내부. 밀리타르니


우크라이나는 비록 기존 군사 교육은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에서 배우고 있지만, 이렇게 체계적인 드론 교육 과정을 갖춘 현재는 반대로 유럽과 미국에 최신 드론 교육 체계를 전파하고 있다.

이렇게 필수 조종 교육과 응용 훈련을 받은 이들은 일반 소총병처럼 투입되지 않는다. 우리 국방부는 마치 모든 병력이 다루는 소총을 다루는 것처럼 드론 전사 50만을 주창했지만, 실제로 드론을 사용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병 기본 체계가 아닌 주특기 무기처럼 운용하고 있다.

대대마다 드론 부대가 편성된 우크라이나군 제47 기계화여단 편성도. X/@sirdo_


여단 단위로 편제된 우크라이나군은 예하 대대에 드론 관련 중대나 소대를 편성해 각 대대의 임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드론 특히, 공격용으로 주목받고 있는 FPV 드론은 기본 무기체계인 소총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전문 교육을 받은 이들이 운용하는 일종의 주특기 무기로 사용해야 한다. 조종사는 드론 카메라에서 보내오는 영상에 집중해야 하므로, 전선 가까이에서는 적의 공격에 노출되기 쉽다. 그런 이유로 우크라이나군은 조종사 옆에 보호할 병력을 배치한다.


우크라이나가 전장을 지배하는 열쇠, ‘델타’

우크라이나군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드론만이 아니다. 우크라이나팀은 헤지호그 훈련에서 지금도 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첨단 전장 관리 시스템 델타(Delta)를 사용했다. 델타는 실시간으로 전장 정보를 수집하고, 인공지능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뒤 표적을 식별하며, 타격을 조율한다. 이를 통해 ‘탐지–공유–사격’으로 이어지는 빠른 킬체인이 가능하다.

우크라이나군의 전략적 상황인식 시스템인 델타. 밀리타르니


델타는 2016년 우크라이나 국방 NGO 에어로로즈비드카와 우크라이나 국방부 디지털 혁신센터가 개발한 상황인식 시스템이다. 이후 꾸준하게 발전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여단급 이하에서 운용하는 ‘포병을 위한 우버’라 불리는 ‘GIS 아르타’는 드론도 포함하지만, 기본적으로 포병 타격을 조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델타는 전술 제대에서 전략 부대까지 사용하며, 정찰부대, 민간 공무원, 외국 정보 파트너, 검증된 민간인 목격자 등 다양한 참여자로부터 정보를 수집·통합하는 상황 인식 및 전장 관리 시스템이다.

드론, 센서 네트워크, 위성 영상, 동맹국 정보 등의 소스를 활용하며 적 자산의 지리 위치 데이터와 사진을 실시간 지도에 표시한다. 델타의 핵심 앱인 ‘델타 모니터’는 드론 위치, 대전차 장벽, 참호, 전자전 기지 등 600가지 이상의 정보 레이어를 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광범위한 지역의 타격을 지원한다.

러시아도 델타와 유사한 아스트라스 시스템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밀리타르니


헤지호그 2025 훈련에 사용된 델타는 훈련에서 운용된 드론들이 보내온 정보를 빠르게 전달받아 실시간 상황도를 만들었고, 그 결과를 현장의 드론 타격 요원들에게 전달했다. 델타는 상황인식 및 전장관리 체계이며, 여기에 필요한 데이터는 다양한 소스와 연결된 네트워크는 유무선 통신은 물론이고 스타링크를 통해서도 거의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이와 비교해 우리의 전장관리 체계와 이와 연결되는 네트워크의 상황은 어떨까?


제대로 된 전훈 분석과 적용이 필요하다.

헤지호그 훈련에서 나토의 굴욕은 위에 언급한 모든 것이 결여한 결과다. 나토 국가들도 드론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제대로 된 전훈을 빠르게 배우지 못했다. 에스토니아 군사정보센터의 전임 사령관이었던 스텐 레이만은 “온라인 영상이나 보고서만으로는 실제 전장의 교훈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 결과가 군 관계자들에게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FPV 드론 교육받고 있는 체코 특수부대원. 밀리타르니


미 중부사령관을 지낸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는 “교훈은 단순히 확인했을 때가 아니라, 새로운 개념과 교리, 조직 구조, 훈련, 장비 요구, 인사 정책까지 변화할 때 비로소 학습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아에로로즈비드카의 마리아 렘베르그는 “많은 나토 국가들이 여전히 현대 전장에 대한 근본적 이해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나토는 물론이고, 우리가 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2015년부터 대대급 드론을 사용했고, 2018년에는 드론봇 전투단도 편성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 군의 드론 운용은 어떠한가? 드론에서 입수한 정보는 빠르게 공유되고 있을까? 앞으로 도입할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펼쳐지는 강도 높은 전자전을 대비하고 있을까?

군 당국이 도입할 드론은 아직 국내에 생태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고 있고, 전장 관리 체계는 정찰 드론이 입수한 정보를 빠르게 상급부대에 전달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빠른 표적 분배와 타격 수단 배치가 이뤄지지 못한다. 이런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50만 명의 드론 전사가 있어도 전장에서 제대로 사용하기 어렵다.

드론 교육은 비행에 그쳐서는 안된다. 직접 드론을 조립해보고 있는 미 육군. 미 육군


우크라이나군에게 배우지 못한다면, 적어도 나토 훈련에 우리 병력과 장비를 파견해서 배워보는 것이 어떨까? 우크라이나와 유럽 전장은 우리나라와 다르다는 소리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드론이 쓰이는 현장은 다르지 않다. 다른 것은 상황을 인식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군은 얼마나 드론의 운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드론 도입과 운용을 책임질 부서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ㆍ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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