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경 특진 도입 추진, 경찰 길들이기 우려된다

2026. 4. 2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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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2025년 10월 21이 경찰청에서 열린 제 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의 꽃’이라는 총경 계급 특별승진(특진)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정부가 대통령령인 경찰공무원 승진임용 규정 개정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이어 오는 10월 검찰청 공식 폐지를 앞두고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진 상황이다. 자칫 정치권이 총경 특진 제도를 경찰 길들이기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현행 경찰공무원 승진임용 규정에 경찰 계급 특진은 총경 한 단계 아래의 경정까지만 가능하다. 일선 경찰서 과장급, 시·도경찰청 계장급인 경정 특진은 2023년 8월 대통령령을 개정하면서 전면 확대됐다. 3년 만에 총경 특진까지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11단계로 나눠진 경찰 계급 중 다섯째로 높은 간부 직급인 총경은 일선 경찰서장을 비롯해 경찰청 본청 담당관급, 각 시·도 경찰청 과장급 자리를 맡는 경찰 조직의 중추다. 총경 자리는 2024년 기준 경찰 정원(13만972명)의 0.5%인 687명에 불과하다.

조직 활력 제고와 일선 경찰관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특진 제도를 활용할 수는 있다. 문제는 특진 제도를 통해 정권이 경찰을 장악하고, 경찰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총경 특진 도입 배경에는 12·3 비상계엄 청산 취지로 설치된 ‘헌법 존중 정부혁신 TF’ 활동에 기여했거나, 이전 정부에서 인사 불이익을 당한 경정을 구제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특진 도입을 앞두고 경찰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고 한다.

총경이 맡는 보직 가운데 특히 경찰서장은 일선 민생 치안을 책임지면서 동시에 주요 수사를 지휘하는 자리여서 영향력이 막강하다. 수사에 대한 권한이 대폭 확대된 경찰은 모든 사건에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수사해야 하는데 그동안 권력 눈치보기 수사 등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은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권력자들이 총경 승진을 카드로 삼아 경찰을 길들이려 하거나, 입맛에 맞는 인물을 주요 경찰서장에 앉혀 수사에 영향을 주려 할 경우 경찰의 중립성은 크게 훼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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