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일본 자동차 혼다, 한국시장 떠난다
일본 자동차 2위 업체인 혼다가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철수한다. 2003년 국내 자동차 사업에 진출한 지 23년 만이다. 혼다코리아는 2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중장기적 경쟁력 유지 강화를 위해 경영 자원을 중점 영역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2026년 말에 한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고객이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성실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혼다는 판매 종료 이후에도 부품 공급, 보증 대응 등의 애프터서비스는 최소 8년 이상 유지할 방침이다.
혼다의 철수는 판매 부진 영향이 크다. 혼다는 2000년대 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수위를 두고 다투는 인기 브랜드였다. 2008년엔 1만2356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최초로 1만대의 벽을 깨고 국내 수입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경쟁사 대비 부족한 라인업, 프리미엄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사이 애매한 포지션으로 고전했고, 2019년 한일 갈등으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번지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2019년 8760대를 팔던 혼다는 불매운동 이후인 2020년엔 판매량이 3056대로 뚝 떨어졌고, 수입차 중 점유율은 1%대로 추락했다. 결국 지난해에는 연간 1951대 판매에 그치면서 수입차 브랜드 중 16위에 그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환율도 철수 원인이 됐다. 국내 혼다 차는 미국 오하이오 공장에서 전량 수입하는데,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혼다 승용차는 중형 세단 ‘어코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CR-V’, 준대형 SUV ‘파일럿’, 대형 SUV ‘오딧세이’ 등 4종뿐이라 선택지가 제한적이란 점이 꾸준히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소비자가 선택할만한 전기차가 없다는 점도 실책이었다. 혼다는 뒤늦게 전기차 개발에 나섰지만,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해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2020년 닛산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뒤 혼다까지 철수하기로 하면서 일본 자동차 3사 중 국내에는 토요타만 남게 됐다. 김기찬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국산차 기술력이 높아지고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굳이 일본차를 선택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는 철수하지만, 모터사이클 사업은 지속한다. 혼다에 따르면 모터사이클은 2001년 국내 진출 이후 3월 현재까지 42만600대를 판매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앞으로도 모터사이클은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도입하고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남윤서·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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