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데드라인’ 앞둔 트럼프… “지지 안 해” 공화당도 균열 조짐
오바마·바이든 때 처럼 무시 가능성도
공화당 소속 의원들 잇따라 경고장


이란 전쟁 휴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 의회 승인 없이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기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을 수차례 부결시켜온 공화당 내부에서 균열이 감지되는 등 의회가 전쟁 개시 60일을 맞아 제동을 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공격 중단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하는 내용을 담은 이란 전쟁 반대 결의안이 미 연방 상원에서 부결됐다고 보도했다. 전쟁 반대 결의안 부결은 상원에서만 네 번째다. 다만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민주당은 전쟁 반대 결의안이 통과될 때까지 계속 상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는데 전쟁 개시 60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공화당의 균열까지 감지된다. 전쟁이 지속될 경우 지지 세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분쟁 상황에서 군을 지휘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60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8일 이스라엘과의 공동작전을 시작했으나 3월 2일 의회에 작전 개시를 공식 통보했다. 이에 따른 군사작전 기한은 5월 1일이다. 이후 작전을 지속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수다.
물론 이를 따르지 않은 선례도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리비아 내전 당시 미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제한적 지원군이기 때문에 전쟁권한법에서 규정한 ‘적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철수 규정을 피해갔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2024년 예멘 후티 반군을 공습하며 같은 논리로 60일 철수 기한을 어겼다.
문제는 종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는 등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전쟁 장기화로 물가 상승 등 부작용이 겹치며 여론이 악화했다. AP통신과 시카고대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16~20일 공동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33%로 전월 대비 5% 포인트 하락했다. CNN은 “하락세는 전쟁 전부터 나타났지만 이번 전쟁은 트럼프의 약점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미 일부 공화당 의원은 60일이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화당 소속 존 커티스 상원의원은 지난 1일 “의회 승인 없이 60일 이상의 군사작전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브라이언 마스트 하원의원도 지난 16일 하원에서 전쟁 반대 결의안을 저지한 이후 5월 1일을 언급하며 “60일 후에는 표결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회 승인 없는 전쟁에 반대 의사를 밝힌 의원도 있다. 공화당 소속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은 지난 15일 타임지에 “대통령은 이 상황이 몇 달이 아니라 몇 주 동안만 지속되길 원한다고 말했으니 그 목표를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선 의회의 전쟁 승인 가능성 자체도 낮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의회는 2002년 이라크에 대한 군사력 사용을 승인한 뒤 무력 사용에 찬성표를 던진 적이 없다. 의회가 제동을 걸어도 트럼프가 이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NYT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내전에 대한 군사 개입 중단을 위해 양원이 통과시킨 초당적 결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거부권으로 저지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기한을 무시할지도 모르는 이유”라고 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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