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잭팟’이 부른 균열… 국민들 ‘심리적 연봉 삭감’ 토로

박선영,이주은 2026. 4. 2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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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전례없는 수준의 성과급 지급이 예고되자 일반 국민 사이에서는 이른바 '심리적 연봉 삭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인 만큼 대중의 정서를 살피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일반인들은 평생 못 만져볼 돈을 한 해 성과급으로 받아가는데, 그게 과연 기업 종사자들만의 성과냐는 인식이 일정 부분 국민들에게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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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성과의 역설]
<3·끝> 신(新)계급도가 된 성과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전례없는 수준의 성과급 지급이 예고되자 일반 국민 사이에서는 이른바 ‘심리적 연봉 삭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과 직원 개인의 노력이 투입된 결과물이기는 하지만 반도체 초호황이라는 외부 업황이 보상 규모를 사실상 결정짓는 구조 탓에 기업 내부의 다른 직군이나 타 업종 종사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무력감으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실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 나머지 사업부 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노조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행처럼 계약 연봉의 최대 50%를 지급하는 OPI 상한선이 유지될 경우 적자를 기록해 성과급이 ‘0’이더라도 부문별 격차는 연봉 1억원인 직원 기준 최대 5000만원 수준에 그친다.

반면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하는 성과급 체계에서는 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진다. 당장 올해 1분기만 해도 삼성전자가 기록한 57조원의 영업이익 중 DS부문이 약 50조원, 가전과 모바일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등이 나머지를 담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설계, 제조, 완제품 판매까지 부서 간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인 종합 전자 기업의 특성상 내부 갈등은 업무 효율성 저하와 직결된다”며 “어려운 시기 전사 실적을 받쳐온 DX부문 공헌도 고려해봐야 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SK그룹 계열사에서도 SK하이닉스 직원들을 부러워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성과급과 연봉 규모에 따라 계열사를 ‘하이(high)닉스’와 ‘미들(middle)닉스’, ‘로(low)닉스’로 구분하는 자조 섞인 농담도 직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외부에서는 성과급을 좇아 이직을 결심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23일 기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완성차 기업 재직자, 소방관까지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DS부문으로 이직하는 방법을 문의하는 글들을 올리고 있다. 국내 한 완성차 업체에 다니는 A씨(32)는 “주변에서도 단순히 가고 싶다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스펙’이 반도체 기업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알아보는 등 구체적 경로를 찾아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자산 형성에 관심이 많은 MZ세대에게도 이번 성과급은 뜨거운 사안이다. “반도체 기업에 다니면 성과급으로 1년에 집을 한 채씩 산다”는 얘기가 온라인상에서 밈(meme)처럼 소비될 정도다. 직장인 최모(30)씨는 “대출받아 집을 산다고 해도 초기 자금 마련이 막막한데, 반도체 기업에 다니는 친구가 ‘걱정이 전혀 없다’고 말하는 데에서 차이를 체감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좋은 실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으로만 이목을 끌 경우 사회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인 만큼 대중의 정서를 살피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일반인들은 평생 못 만져볼 돈을 한 해 성과급으로 받아가는데, 그게 과연 기업 종사자들만의 성과냐는 인식이 일정 부분 국민들에게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선영 이주은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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