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게!” 외쳤지만…국힘, 전과·욕설 논란에 공천 신뢰 흔들
안산갑 김석훈 ‘전과 4범’·전북지사 양정무 ‘욕설 논란’…후보 검증 도마
전문가 “국민의힘, 내부에 공천 ‘컨트롤 타워’ 역할 부재”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공천 기조로 ‘클린 공천’을 내세웠지만, 일부 후보들의 전과 이력과 욕설 논란이 잇따르며 공천 검증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당이 강조한 ‘도덕성·유능성’ 메시지와 실제 공천 결과 사이 괴리가 드러나면서 후보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경기 안산갑 △충남 아산을 △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갑 재보궐선거 지역과 일부 광역·기초단체장 후보를 확정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재보궐선거 지역인 안산갑에 김석훈 전 안산시의회 의장, 아산을에 김민경 작가, 군산시김제시부안군갑에 오지성 전 당협위원장을 단수 공천했다고 발표했다.
광역단체장 후보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에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 전북특별자치도지사에 양정무 전 전주갑 당협위원장이 확정됐다. 이어 기초단체장 후보로는 서울 관악구청장에 이남형 전 서울시의원, 경기 평택시장에 차화열 평택항발전협의회 공동대표가 단수 공천을 받았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0일 지방선거 공식 슬로건으로 ‘깨끗하게! 유능하게! 지역이 올라갈 시간’을 발표하고 당내 후보들의 깨끗함과 유능함을 강조한 바 있다. 슬로건을 발표한 서지영 홍보위원장은 “민주당과의 차별화로 ‘깨끗함·유능함’을 꼽았다”며 “민주당과 비교해 도덕적 우위를 분명히 하고 실행력을 지닌 국민의힘 후보들의 경쟁력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천이 발표된 직후 일부 후보들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천 검증 과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먼저 안산갑에 단수 공천된 김 전 의장은 도시계획법·건축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풍속영업규제법 위반, 업무방해 등 총 4건의 전과 이력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구로구청장 후보에 공천된 홍덕희 변호사는 이른바 ‘계곡 살인사건’으로 유명한 이은해씨의 변호를 맡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공천 재검토’가 이뤄지는 상황도 벌어졌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구로 지역 갑·을 당협위원장들이 단일 후보로 추천한 구로구청장 후보를 국민의힘 서울시당 공관위에서 지난 19일 면접을 거쳐 공천을 결정했다. 면접 과정에서 보도 내용과 관련된 일체의 사실이 보고된 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사건과 관련된 일인 만큼 후보 자격의 적절성에 대해 원점 재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홍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흉악범이라도 최소한의 변호권은 보장돼야 한다는 소신으로 무료 변론을 맡았다. 흉악범을 변론했다고 해서 흉악범과 같은 생각이라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며 반박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공천 논란의 배경으로 당 지도부와 공관위가 일관된 공천 기준을 확립하지 못한 점을 지목하고 있다. 실제 박덕흠 공관위원장은 전날 중앙당사에서 안산갑에 공천된 김 전 의장을 두고 “오랜 기간 지역 현안을 챙긴 검증된 후보”라며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고 민생과제를 해결할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지만 김 전 의장의 전과 기록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또 전북지사로 공천된 양 전 위원장의 도덕성 논란을 묻는 질문에는 “여러 가지를 검토했으나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전문가는 이를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의 공천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에 “국민의힘 내부에 공천과 관련한 컨트롤 타워 역할이 없는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다소 논란이 있는 후보들도 공천을 받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재훈 기자 jj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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