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든이 사건’ 친모 무기징역·친부 4년 6개월…法 “아이를 분풀이 대상”

생후 4개월 된 영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른바 ‘해든이(가명) 사건’의 친모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부장 김용규)는 26일 자신의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아동 학대 살해)로 구속기소된 친모 A씨(34)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친부 B씨(36)는 학대를 방치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해 10월 22일 오전 11시 43분쯤 전남 여수시 자택에서 생후 4개월 된 자신의 아들을 폭행하고 샤워기 물을 틀어둔 채 아기 욕조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지난해 8월 24일부터 10월 21일까지 아들을 때리거나 침대에 던지는 등 총 19회에 걸쳐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해든이의 사인은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인한 쇼크사로 파악됐다. 의료진은 해든이가 머리와 얼굴, 복부 등 전신에 멍이 들고 갈비뼈가 23개 부러진 사실을 확인했다. 욕조에서 물에 빠진 상황은 부수적인 사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이를 독립한 인격체가 아닌 사실상 분풀이 대상으로 삼았다”며 “부모의 책임과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다. 피해 아동 몸에서 발견된 끔찍한 학대 흔적은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직접적인 살해 혐의는 부인했다. A씨는 “부모로서 제가 저지른 잘못을 책임지고, 무거운 형벌이 내려져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진술했다. 반면 학대 이유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죄송하다.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했다.
검찰은 아동 학대 치사 혐의로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후 보완수사에 나섰다. 주거지와 병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A씨 집 ‘홈캠’ 영상 4800여개 분석 등을 통해 아동 학대 치사가 아닌, 아동 학대 살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홈캠 영상에는 A씨가 누워 있는 아들의 가슴과 머리를 발로 밟는 장면 등이 담겼다.

A씨 재판이 열린 이날 순천지원 앞 도로에는 전국 각지에서 보낸 근조 화환 200여개가 늘어서 있었다. 시민모임인 ‘아동학대 엄정처벌을 촉구하는 전국민들의 모임. 해든아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등이 보냈다. 화환에는 ‘해든아 잊지 않을게’, ‘가해 부모에게 최고형을 선고하라’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시민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학대는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닌 공동체 전체의 안전과 신뢰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아동 관련 범죄의 양형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든이 사건은 한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학대 장면 등이 공개된 후 “피의자를 엄하게 처벌해달라”는 내용 등이 담긴 탄원서 7900여건이 법원에 접수됐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도 “아동학대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8만1565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다.
순천=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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