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사망사고 직후 나온 노동부의 입장, 화물연대는 노조 아니라고?

민주주의법학연구회 2026. 4. 2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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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CU 진주물류센터 화물노동자 참변과 관련한 노동부 보도자료의 문제점

[민주주의법학연구회]

▲ 노동법률단체의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문제점 비판 노동법률단체가 화물노동자 참변과 관련된 노동부 보도자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논평을 냈다.
ⓒ 노동법률단체
노동부는 지난 20일 "화물연대 집회 사상자 발생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면서, "이번 사안은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에 기반한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에 따른 원·하청 교섭문제를 넘어선 상황으로,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분들이 단결하여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보도자료를 냈다.

얼핏보면 좋은 말들 같아 보이나, 실질은 화물연대는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이 아니고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에 따른 원·하청 교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힌다. 과연 그런가?

첫째, 노동부는 화물연대가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한 바 없으니 노조가 아니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러나 대법원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에서 정한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갖춘 근로자단체가 신고증을 교부받지 아니한 경우에도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 등 일정한 보호의 대상에서 제외될 뿐, 노동기본권의 향유 주체에게 인정되어야 하는 일반적인 권리까지 보장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명시적으로 판시했고(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1두921 판결), 헌법재판소도 같은 취지로 판단했다(헌법재판소 2012. 3. 29. 선고 2011헌바53 결정).

학계의 지배적인 견해도 설립신고제도의 취지에 대해 "노동조합의 자유설립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노동조합의 조직체계에 대한 행정관청의 효율적인 정비 관리를 통하여 노동조합이 자주성과 민주성을 갖춘 조직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보호육성하려는 데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헌법 제33조 제1항의 단결권의 행사로서 노조법이 정하고 있는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었다면 노동기본권 행사주체로서의 지위는 인정된다는 것이 학계 입장이다.

지난 2025년 8월 국회에서 통과된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는 '노동조합' 소극적 요건 중 "라.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를 삭제했는데, 개정의 가장 큰 의의는 현행 노동조합법 규정은 정부가 노조설립 신고제도를 사실상 허가제로 운용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므로 이를 삭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노동부는 더 이상 설립신고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인지 심사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고 이는 역으로 설립신고 여부로 노동조합인지 아닌지 노동부가 단언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화물연대는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산하조직으로 별도 설립신고가 필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별도 설립신고를 안 했다는 이유로 노조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둘째, 화물연대는 실질적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이 아닌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는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고 정의한다.

화물연대는 "화물운송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대부분 위·수탁차주인 화물차주)가 조합원인 단체로, 사용자에 대하여 뿐만 아니라 정부, 행정관청에 대해 자주적으로 운영되어 왔으며, "노동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과 권리 확보"를 목적으로 조직된 단체이다. 화물연대는 2002년 10월 27일 특수고용노동자인 지입차주(위·수탁차주)들의 조직으로 출범하여 지난 23년여간 화물노동자들의 근로조건 유지·개선과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해 왔다.

최근 대법원은 전속성이 있는 화물차주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고 있고(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두51460 판결, 대법원 2024. 1. 25. 선고 2020두54869 판결), 작년에는 화물차주를 주식회사 에스피씨지에프에스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는 판결도 선고되었다(수원지방법원 2025. 6. 12. 선고 2024나65447 판결, 확정). 법원은 화물차주인 온라인 배송기사와 택배기사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판단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23. 7. 12. 선고 2022누53664 판결(대법원 심불 기각 확정), 서울고등법원 2023. 8. 30. 선고 2022누58621 판결(대법원 심불기각 확정), 서울행정법원 2019. 11. 15. 선고 2018구합50888 판결(확정), 서울행정법원 2021. 1. 15. 선고 2019구합67166 판결(확정)}, 화물연대 산하조직인 삼성지회 조합원들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라고 판단하였으며{서울고등법원 2026. 2. 12. 선고 2024누64309 판결(확정)},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보고 화물연대가 노동조합의 지위에 있다고 판단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6. 5. 선고 2023고단4519 판결).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는 대한민국 제2602호 사건에서 2011년부터 반복적으로 화물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권고해 왔다.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 후 제기된 제3439호 사건 제405차 보고서에서 결사의 자유 위원회는 2024년 3월 "대형 화물운송 노동자들과 같은 "자영"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증진·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결사의 자유 및 단체교섭의 원칙을 온전히 향유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이와 관련하여 취해지는 조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urges)"고 보다 강하게 권고하였다.

화물차주에 대한 여러 판결, 화물연대 산하조직 및 화물연대에 대한 판결, ILO 이행감독기구의 지속적인 권고 등에 비추어 화물연대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조직된 노동조합임이 분명하고 그렇게 여겨져야 한다.

셋째, 화물연대 조합원들에게는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에 따른 원·하청 교섭이 적용되지 않는가? 화물노동자의 화물운송 위탁 계약은 화주-운수사업자-화물차주 등 다단계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2008년 고용노동부의 「특수형태근로 종사자 실태 및 다단계구조 집단갈등 관리방안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서는 당시 화물트럭 기사 실태를 분석하고, 운송료 문제 해결을 위해서 화주의 교섭당사자로서의 지위 인정이 필요하다고 정책 제언을 한 바 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안전운임 규정은 화물노동자의 보수가 화주가 정하는 운임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2021년경 기준 화물연대는 화물자동차법상 안전운임을 매개로 화주와의 실질적인 단체교섭과 합의를 이끌어 낸 바 있다. 이처럼 화물차주들은 지입제, 다단계 위탁구조 등 전근대적인 화물운송업에서 누구보다 더 실질적 사용자와의 단체교섭이 필요한 노동자들이다.

화물연대가 설립된 지 23년이다. 대법원은 2018년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판결에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고, 개정 노동조합법은 실질적 사용자에 대한 노동3권 보장을 입법취지로 하고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노동자로 누구보다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실질적 사용자에 대한 노동3권을 향유할 필요가 있다. 노동부가 시대의 흐름, 개정 노동조합법의 취지를 온전히 이해하고 화물노동자들과 실질적 사용자의 대화 실현에 일조하기 바란다.

2026년 4월 22일 노동법률단체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노총·금속노조·공공운수노조·서비스연맹 법률원,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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