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호실적에도 주가 내려가는 까닭

전효성 2026. 4. 2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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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1Q 영업익 5808억…전년비 35%↑
노조 리스크로 CMO 사업 신뢰성 저하 우려
기업가치 평가방식도 '현재 수익성' 기준으로

[한국경제TV 전효성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증권가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며 성장 기대감이 높지만, 노사 갈등 같은 리스크 요인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사업 불확실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목표주가를 낮춰 잡고 있다.

● 1분기 매출 1.2조, 공장 풀가동이 이끈 호실적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 2571억원과 영업이익 5808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25.8%, 35% 증가한 호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46.2%를 기록하며 높은 수익성을 입증했다. 순이익도 전년 대비 46.8% 늘어난 4692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은 1~4공장의 높은 가동률이 주도했다. 이달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1~4공장 풀가동 지속과 매출 증가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로 이익률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레버리지 효과는 공장을 돌리는데 드는 고정 비용은 일정한데 매출이 늘어나면서 이익이 더 크게 불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그는 탄탄한 실적 성장세를 근거로 목표주가 230만원을 유지하며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만,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단기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0% 하락한 156만 1000원에 마감했다. 23일 오전장에서도 약세다. 올해 초 기록한 고점(196만 5000원)대비 20.41% 하락한 상황이다.

● 성장의 명분, 미국 공장 인수로 글로벌 영토 확장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한 점은 미래 회사 전망의 가장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월 말 미국 록빌에 위치한 6만리터 규모 생산 시설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 공장은 3분기부터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숙련된 현지 인력 500여명을 그대로 이어받아 안정적인 가동 기반을 닦았다.

김현석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공장 인수를 포함한 증설이 지속되면서 기업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하며 목표주가 210만원을 제시했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추진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반사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5공장은 2분기부터 인증용 제품 생산을 시작해 2027년 중순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미래 성장 동력이 충분함을 강조했다.


● 노조 리스크, 목표주가 하향 빌미

장밋빛 실적 전망 속에서도 노조 리스크는 주가 하향의 원인이 됐다.

현재 진행 중인 노동조합과의 갈등은 제품을 적기에 납품해야 하는 위탁 생산(CMO) 사업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노조 이슈는 생산 공정이 까다로운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고객사가 해외 경쟁사를 고려하게 만드는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또한 정 연구원은 미국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본국 복귀) 정책과 항체의약품(특정 질병 세포를 타격하는 치료제) 시장의 포화도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국내 공장에 대한 높은 수요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는 "노조 이슈로 인해 6공장 착공 의사결정도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노사 갈등에 따른 단기 불확실성과 2028년 EBITDA 추정치 하향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230만원에서 220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EBITDA는 기업이 이자·세금·감가상각비를 내기 전 실제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 기업가치 평가법 변경…목표주가 190만원

이러한 리스크와 시장 변화를 반영해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을 보수적으로 조정한 사례도 나왔다. 신한투자증권은 실적 추정치를 상향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주가를 190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증권가에서 제시한 목표주가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이호철·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사용하던 현금흐름할인법(DCF) 대신 유사 기업과 비교하는 EV/EBITDA 방식을 적용했다. DCF는 향후 수십 년간 벌어들일 현금을 추정해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미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줄 때 유리하다.

반면 EV/EBITDA는 기업의 몸값이 실제 벌어들이는 현금의 몇 배인지를 경쟁사와 비교하는 도구다. 신한투자증권은 2026년 예상 EBITDA인 2조 8363억원 수준에 글로벌 위탁생산(CMO) 기업들의 평균 배수를 적용해 가장 보수적인 가격표를 매겼다.

이호철 연구원은 "실적 추정치는 상향했으나 삼성바이오에피스 분할 이후 현금흐름할인법 대신 EV/EBITDA 상대가치평가를 적용함에 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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