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거위 배 가르냐”…삼전 노조에 뿔난 개미들 ‘맞불 집회’

“삼성이 번 돈 300조원, 그중 45조원을 성과급으로 내놓으라는 건 악덕 채권업자의 요구와 다를 바 없습니다. 공장을 멈추겠다는 협박은 수백만 주주의 자산을 볼모로 잡는 행위입니다.”
23일 오전 10시,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정문 앞 사거리. ‘삼성은 500만 주주와 함께한다’는 플래카드를 건 민경권(47)씨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뒤에는 대전에서 연차를 내고 온 회사원 임모(48)씨와 충남 아산에서 온 노모(60세)씨도 함께였다. 이날 오후 1시 3만70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고된 삼성전자 공동투쟁본부의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주주들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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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의 지분권자는 주주”

그는 “반도체 공장은 한 번 멈췄다 다시 가동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든다”며 “등기부상 공장을 소유한 진짜 주인은 지분을 가진 주주들이다. 주주의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방적으로 사측의 주장을 편들어주는 게 아니다. 노조 활동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노사가 협의해 공장폐쇄까지 가지 않는 상생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 상대적 박탈감…상생의 길로 돌아와야”

33년간 제조업에서 일하다가 지난해 은퇴했다는 노모씨는 “삼성전자 주식은 아주 소액만 갖고 있다. 오늘은 주주가 아닌 일반 국민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이제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가지고 간신히 살 만해졌는데 당장 잘 나간다고 공장을 폐쇄해 30조~40조원의 손해를 끼쳐서야 되겠느냐”며 “노조 주장은 일반 국민으로 봐도 상대적 박탈감을 들게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같은 날 오후 1시부터 쟁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조원들은 오전부터 속속 평택캠퍼스 앞으로 집결했다. 정문 앞에선 피켓과 물, 에너지바, 조끼를 나눠주는 행렬이 이어졌고, 도로 곳곳에는 ‘총파업 승리’가 적힌 깃발이 걸려 있었다. 평택캠퍼스 안을 가로지르는 왕복 8차선 도로가 통제된 가운데 도로에는 삼성전자 경영진 세 명의 사진이 그려진 현수막이 깔렸다. 이재용 회장은 ‘째째용’, 전영현 부회장은 ‘전시황’, 노태문 사장은 ‘노때문’으로 조롱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노조가 이날 예고한 집결 인원은 약 3만7000명이다. 노조는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 동안 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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