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들, '뭐 하던 사람'인지 알 수 없었던 진짜 이유 [그 정보가 알고 싶다]
[정보공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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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직원들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경기도의회 의원들에게 지급할 배지를 정리하고 있다. 2022.6.7 |
| ⓒ 연합뉴스 |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2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행정안전부가 지방의원 겸직·징계 현황 등 27개 의정활동 정보를 지방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도록 지침을 내렸던 것이다. 보도자료가 나온 지도 1년이 넘은 지금, 지방의회는 이 지침을 잘 이행하고 있을까.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와 시민 19인이 전국 243개 지방의회 정보공개 실태 점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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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산시의회가 공개하고 있는 의원 겸직 정보. 가로로 된 문서의 스캔본으로 정보 확인이 불편하다. *해당 이미지에 기재된 신상정보는 <오마이뉴스>에서 가렸습니다. |
| ⓒ 아산시의회 |
겸직 정보는 그나마 양반이다. 의정활동 정보공개 확대 전부터 연 1회 공개 의무가 있었기 때문에, 홈페이지 어딘가에서 찾아볼 수는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전까지 공개 의무가 없었던 징계 정보는 망망대해와 같은 상태이다. 메뉴를 통해 실제로 징계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전국 33곳(13.5%)에 불과하다.
반면에 메뉴조차 없거나, 게시글이 하나도 없는 곳은 200곳이 넘는다. 이런 경우 징계가 의결된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아무 정보가 없는 것인지, 징계 내역이 있는데도 누락한 것인지 파악할 수 없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현직 의원의 징계 내역이 존재하는 총 81곳의 지방의회 중 공개 지침을 어겨 확인이 어려운 곳이 34곳이나 되었다.
정보가 있다 해도 그 내용을 바로 열람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들 정보는 대부분 PDF, HWP 등 첨부파일 형태로만 제공되는데,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열람 가능한 의회는 전국 83곳(약 34%)에 그쳤다. 심지어 스캔본이나 이미지 파일을 올려두는 경우도 있어 내용 복사나 가공은 물론,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도 막아버린다.
결국, 시민들이 누구나 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메뉴를 마련하고, 게시글이 존재하고, '바로보기' 기능을 제공하는 곳을 추리면 울산시·고양시·안양시·용인시·광주 북구·대구 남구·강화군·고흥군·담양군의회 단 9곳만 남는다.
겸직 보수여부 텅텅, 징계 경위는 깜깜… 감시 기능을 상실한 감시 정보
더 심각한 문제는 공개하는 정보가 양과 질 모두 부실해도 너무 부실하다는 것이다. 정보공개센터와 시민들이 함께 모은 민선8기 전국 지방의원 정보 중 최신 겸직 정보를 살펴보면, 겸직하는 곳에서 맡는 직위, 얻는 보수액은 물론, 보수 수령 여부조차 밝히지 않는 곳이 부지기수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의원이면 맡게 되는 위원직만 잔뜩 열거하는 경우도 많았다. 인천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 진안군, 철원군, 정읍시, 의정부시, 무안군, 서울시 중구, 김해시 등이 공개한 겸직 정보의 90% 이상이 위원직이었다.
겸직 사실을 아예 알 수 없는 의원도 많았다. 겸직 내역이 없어도 그 사실을 신고하도록 되어 있는데, 의회가 정보공개 시 임의로 공개표에서 제하는 것이다. 의회가 빠뜨리는 것은 그뿐이 아니다. 의원신고일자나 정보의 공시일을 명시하지 않는 곳이 무려 160곳(65.8%)이다. 게시한 정보가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파악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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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북구의회가 공개하고 있는 의원 징계 현황.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라는 징계사유와 처분결과만 공개되어 있다. 때문에 언론을 통해서만 해당 의원(2023년 10월 징계)이 자신과 직·간접적 연관이 있는 업체와 9천만 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체결해 징계를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해당 이미지에 기재된 신상정보는 <오마이뉴스>에서 가렸습니다. |
| ⓒ 광주북구의회 |
부실한 지방의회 정보공개 실태, 어떻게 고쳐야 할까
이번 실태 조사 및 데이터 구축에 참여한 시민들은 입을 모아 공개의 가이드라인이나 표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침은 '공개하라'고만 했을 뿐, 무엇을 어떤 형식으로 공개해야 하는지는 각 의회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때문에 의회마다 공개하는 항목도, 형식도,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어느 지역 주민이든 동등하게, 지방의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의 질적 확대도 필요하다.
지방의회 홈페이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주민의 알 권리는 정보의 공개만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정보를 충분히 이해하고 편히 활용할 수 있어야 비로소 알 권리는 실현된다. 의원이 어떤 일을 겸하고 있는지, 어떤 이유로 징계를 받았는지, 주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주민이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공개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의정활동 정보공개 확대이다. 지방의원의 정보가 주민에게 열려 있을 때, 비로소 주민들의 지방자치가 열릴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보공개센터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지방의회 정보공개 실태를 비롯한 제8회 동시지방선거 전국 지방의원 데이터는 강민지, 강성국, 고기혁, 김김정현, 김예찬, 김조은, 박효원, 유환준, 윤인숙, 윤지철, 이리예, 이희라, 장지혜, 전은배, 정진임, 정현철, 조민지, 조지현, 최윤정 등이 만들었으며, 이곳(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gnPkfyh5-a9khgJacM_W8Cj0HvPva7F0S6vOJP3pAZE/edit?gid=1169246077#gid=1169246077)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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