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나누자고 싸우다 상할라”…삼성전자 1만주 ‘몰빵’ 개미의 경고

“지금은 파이를 어떻게 나눌까 싸울 때가 아니라 파이가 상하지 않게 지켜야 할 시점입니다.”
23일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의 대규모 결의대회를 앞두고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 우선주 약 1만주(약 15억원)를 보유한 개인투자자 이모(36)씨는 “기업 성장의 과실을 공유하는 주주 입장에서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파업이 성장 엔진을 훼손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기업 제조기업에 다니는 이씨는 삼성전자 주식 보유 인증을 하고 참여할 수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부방장을 맡고 있다. 참여자는 약 700명이다. 그는 “초격차 기술에 대한 신뢰와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기)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2020년부터 전체 자산의 80%를 삼성전자에 장기 투자해왔다”고 밝혔다.
이씨는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을 앞둔 시점에서 불거진 파업 움직임에 대해 “자칫 시장에 ‘(삼성전자의)내부 엔진이 고장 났다’는 신호를 주며 동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들 사이에 깊은 우려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일부에선 직원들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요구하기보다 확실한 보상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공존한다”고 덧붙였다.

파업의 배경이 된 성과급 논쟁에 대해선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15%, 인당 6억원 수준은 사회적 통념을 벗어난 ‘협상용 고점’으로 본다”며 “반도체 산업은 업황 변동성이 큰 만큼 인건비를 과도하게 높이면 불황기에 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보상 체계 개선의 필요성도 함께 짚었다. 이씨는 “반도체는 결국 사람이 전부인 산업”이라며 “미래 투자 재원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재를 유지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탄력적인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상의 불투명성과 상대적 박탈감이 갈등의 핵심인 만큼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로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투자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경영진이 원칙없는 보상으로 일관하거나 노조가 무리한 파업을 지속해 기업 경쟁력을 훼손한다면 비중 축소는 불가피하다”며 “결국 상생모델을 구축할 수 있느냐가 투자 유지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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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40조원 요구 무리”삼전 주주 맞불집회
이씨의 문제 제기는 단순한 개인 의견을 넘어 투자자 커뮤니티 전반의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일부 주주들은 직설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 주주는 “성과급은 연구·개발(R&D) 인력에 보다 집중될 필요가 있다”며 “생산직은 상대적으로 대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동일한 기준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라며 “회사 상황이 악화할 경우 노조가 그 책임도 함께 질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날 노조 파업에 반대하는 주주 집회도 열린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평택시 고덕국제대로에서 노조 집회에 맞서 맞불 집회를 예고했다. 주주 측은 “성과급 40조원 요구와 세계 최고 반도체 공장의 폐쇄로 이어질 수 있는 무리한 요구에 맞서 500만 주주가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영근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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