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TK도 외면한 장동혁 ‘방미’…지선 앞두고 리더십 시험대

전재훈 2026. 4. 2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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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방미, 전 연령·지역서 ‘부정평가’ 우위…TK도 59.9% ‘부적절’ 과반
김진태 “‘결자해지’해야”·오세훈 “후보의 짐”…박형준 “지역별 선대위 필요”
전문가 “장동혁, 뚜렷한 방미 성과 못 밝혀…강성 지지층 지지는 여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쿠키뉴스 자료사진

8박 10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국민 과반이 ‘부적절’ 하다고 밝힌 가운데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지도부의 리더십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보수의 지지 기반인 TK(대구·경북)에서도 부정평가가 과반을 기록해 장 대표의 방미 행보가 오히려 당의 지방선거 전략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일부 국민의힘 광역단체장들을 중심으로 지도부의 노선 변화와 2선 후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전날 강원 지역 공약 발표를 위해 강원 양양군을 방문한 장 대표와 만나 “현장을 다녀보니 원래 국민의힘 지지자였지만 중앙당을 생각하면 화가 나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이 어느 정도 후보들을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으면 우리 입장에서는 희망이 없다”며 “당장 40여일 뒤면 생사가 결정되는 후보 입장에서는 속이 탄다. 지도부가 후보들의 말을 최대한 들어달라”며 장 대표를 향해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요구했다.

최근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 대표를 ‘후보들의 짐’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지난 21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를 했다고 하지만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다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면서 “지도부가 여기에 있어도 별로 할 일이 없는 국면이 됐다. 변명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당이 좀 더 통합적인 노선을 걷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민주당을 제외하고 모든 보수·중도층을 포용하는 입장을 취해야 선거에 도움이 된다”며 “그런 상황에서 장 대표는 현재 ‘후보들의 짐’이 됐다”고 꼬집었다.

같은 날 박형준 부산시장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 주도가 아닌, 각 지역별로 자체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독자 선대위’ 구성에 무게를 실었다. 박 시장은 “부산은 부산 나름의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중앙과 지역이 별로 충돌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지역 선대위의 역할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이 같은 흐름은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성인 1006명에게 장 대표의 방미에 대해 물은 결과, ‘부적절’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3.3%(아주 적절하지 않음 50.3%, 다소 적절하지 않음 13.0%)로 나타났다. ‘적절’은 27.9%(아주 적절함 15.3%, 다소 적절함 12.6%), 잘 모름은 8.8%였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전 연령에서 부정평가가 우위를 차지했다. 각 연령별로 살펴보면 60대가 77.6%로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 73.1%, 40대 63.9%, 70대 이상 59.8%, 18~29세 50.4%, 30대 49.3% 순이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호남권이 77.5%로 부정평가가 가장 높았고 강원·제주 71.7%, 부산·울산·경남 66.6%, 충청권 65.8%, 인천·경기 61.8%, 대구·경북 59.9%, 서울 54.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수 텃밭인 TK 지역의 경우, ‘부정평가’ 응답률이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보다도 높았다.

지지 정당별 조사 역시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개혁신당(80.8%), 더불어민주당(78.1%), 조국혁신당(66.5%), 진보당(48.0%) 지지층 순으로 장 대표의 방미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긍정평가가 50.1%를 기록해 전체 여론의 흐름과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는 장 대표가 방미 성과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이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아직 지방선거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 대표가 방미 일정을 잡은 것에 의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방미 이후에도 제대로 된 성과를 밝히지 못한 점에 대해 당원들이 많이 실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지지층 과반이 장 대표의 방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을 두고는 “장 대표에 대한 ‘팬덤 정치’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면서 “전체적인 민심과 당심은 악화된 상황이지만 여전히 당내 강성 지지층은 장 대표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유선 전화면접과 무선 ARS(유·무선 RDD 방식,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를 병행해 진행됐다. 응답률은 2.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재훈 기자 jj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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