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금감원 기업 공시 두고 “불법 사찰자료”라는 김어준

“사찰자료다. 자기들이 얻어낼 수 없는 자료니까. 불법 자료로 밑그림을 그렸다.”
친여 성향 유튜버 김어준씨가 지난 20일 자신의 방송에서 또 음모론을 꺼냈다. 딴지그룹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지난 17일 본지 단독 기사(‘정치 요동칠수록 김어준 웃었다…‘딴지’ 매출 455억 역대급’)를 비판하면서다. 김씨는 이 보도가 “불법 자료로 밑그림을 그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자료는 기사에도 명시했듯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딴지그룹이 제출한 감사보고서다.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공개 자료인 걸 김씨는 몰랐을까.
![금감원 공시 기반의 본지 기사를 두고 “불법자료로 밑그림을 그렸다”고 주장한 김어준씨. [사진 유튜브 캡처]](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3/joongang/20260423001335130tqzj.jpg)
김씨는 기사를 비판하며 “광고료는 줄었고, 후원금은 안 받는다”고 주장했다. 딴지 내부 자료는 볼 수 없지만, 공시에 따르면 딴지의 사업 목적은 ‘인터넷 콘텐트 제공업 및 광고대행업’이다. 수익 구성엔 ‘광고 및 공연 수익’이 포함됐다. 통상 광고대행업, 플랫폼 사업은 광고비 등을 정산받기 전 금액이 매출채권으로 잡히는데 딴지는 매출채권이 200억원가량 늘었다. 김씨 채널 유튜브 구독자 수와 매출 증가를 고려할 때 광고비가 늘었을 것이란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김씨가 방송에서 강조한 자체 쇼핑몰 수익 비중 증가 내용은 기사에 충분히 담겼다. 기사에 언급하진 않았지만, 김씨가 구독자들에게 일시·정기 결제로 받는 ‘겸손멤버십’은 사실상 구독료·후원금이나 다름없다. 유튜브 분석사이트(플레이보드)는 2023년 김씨 채널 개설 후 수퍼챗 수입을 약 15억원으로 추산한다.
김씨는 이날 방송에서 자신을 “투명한 유리관 속 금붕어처럼 행동하는 경제적 수도승”이라고 칭했다. 그러면서 “455억원 매출은 이제 겨우 출발”이라고 했다. 매출 455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의 기업을 이끄는 데도 “경제적 수도승”이라고 했다고 비판하자는 게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가 정신은 칭찬할 일이다. 그러니 보도 후 김씨 지지자들도 “딴지가 조 단위 매출이 되길 응원한다”고 하지 않았겠나. 그런데 정작 김씨는 “전문 대응팀을 구성하고, 10억원 예산을 배정해 민·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잘나가는 콘텐트 기업은 자본시장법의 공시 대상이자 언론의 감시 대상이다. 더군다나 ‘유튜브 권력’ 김씨는 이제 견제받아야 할 기득권이다. 공시 자료로 기사를 쓰는 게 불법 사찰이라면 김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업체 꽃의 자료로 기사를 쓰는 건 여론 조작이란 말인가. 김씨와 딴지그룹은 디지털 세상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다. 그런 세상 덕에 금감원 공시는 누구나 볼 수 있으니 딴지그룹 감사보고서의 일독을 권한다.
여성국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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