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 분야 확대’ 집단소송법 공청회…여야, 소급 적용 등 두고 팽팽
여야가 집단소송법 제정에 일부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소급 적용 여부 등 세부 사항엔 적잖은 이견을 보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집단소송법 제정에 대한 입법 공청회를 개최했다. 권용수 건국대 KU글로컬혁신대학 교수, 변웅재 강남대 세무학과 특임교수,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 한경수 변호사 등이 진술인으로 참석했다.
집단소송제란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는 다수가 제기하지만, 재판 수행은 대표당사자에게 맡기는 손해배상 소송 방식이다. 현행법에선 증권 분야에서만 집단 소송이 가능한데, 이를 제조업 등 전 산업 분야로 넓히겠다는 게 더불어민주당의 계획이다. 22대 국회에서 계류 중인 집단소송 관련 법안은 14건이다.

민주당 안에서도 집단소송에 대한 구체적 방식은 다르다. 백혜련·박주민·전용기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법은 옵트아웃 방식이고, 김남근 의원 등의 법안은 옵트인 형식이다. 옵트아웃은 소송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는 판결 효력이 미치게 하는 미국식 제도다. 유럽식인 옵트인은 명시적으로 소송에 참가한 사람에게만 판결의 효력이 미친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어느 기업에게 압박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많은 소비자와 국민이 기업과 윈윈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한 변호사도 “대규모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수천 명의 피해자가 개별 소송을 진행한다면 피해자에게 가혹한 비용 부담을 지우게 된다”며 “피해를 양산하고도 남는 장사가 되는 기업 구조를 타파할 수 있는 강력한 억제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옵트아웃 제도로 이미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분들과 (집단 소송 여부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기판력(旣判力)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집단소송에서) 패소한 경우에 내 의사와 관계없이 패소가 확정되기 때문에 피해자 구제 면에서 부족하다”며 “승소하더라도 개인마다 손해를 산정하는 방법들이 다르다”고 밝혔다.
소급적용 허용 여부도 쟁점이었다. 국회에 제출된 집단소송 법안 14건 중 9건이 소급적용을 허용을 채택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소급적용까지 들어오면 (기업 경영자들은) 묻지마 소송 리스크까지 짊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이미 있던 의무, 이미 있던 책임에 대해서 피해자들에게 소송 절차상 편의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쿠팡을 겨냥한 입법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집단소송 관련 법안 14건 중 10건이 쿠팡 개인정보 대규모 유출 사건 신고(지난해 11월) 이후 발의됐다. 나경원 의원은 “쿠팡을 겨냥하면서 소급효를 무분별하게 적용하면 외교적 이슈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변 특임교수는 “세계적인 추세인 플랫폼 경제가 사람들에게 많은 편익을 주고 있지만, 잘못될 경우 피해는 대규모”라며 “집단소송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단소송법 제정에 따른 보완책도 주문했다. 권 교수는 “남소 등으로 인해 기업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고, 기업 가치에 연동되는 주주·근로자의 이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남소를 억제하거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개인정보 등 구조적 피해가 명확한 분야에 우선 도입한 뒤,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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