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윤 어게인' 부활, 걱정된다

안호덕 2026. 4. 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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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게릴라칼럼] '내란 사과·절윤' 외쳤지만...내란 관련 추경호·윤갑근 등 본경선 진출

'6.3 지방선거 게릴라칼럼'은 시민기자가 쓰는 지방선거 관련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안호덕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며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7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대구시장 본경선 주자로 추경호·유영하 두 의원을 확정 발표했다. 그런데 추경호 의원의 본경선 진출 확정 소식은 당혹스럽다. 추 의원은 12.3 내란의 밤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아무리 대구가 이른바 '보수의 심장'이고, 빨간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말까지 듣는 곳이지만, 추 의원을 배척하지 못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처사는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3월 9일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윤석열의 정치적 복귀 반대, 12.3 비상계엄을 사과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던 국민의힘이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추 의원의 본경선 진출, 주호영 의원·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컷오프는 어떤 잣대가 적용된 것인지 혼란스럽다.

추 의원은 12.3 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다. 지난해 12월 내란 특검팀은 추 의원이 의원총회 장소를 세 차례나 바꾸면서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혐의로 법원에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리 다툼의 여지가 있고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영장은 기각됐다.

불구속 상태로 기소된 추 의원은 3월 25일 첫 심리를 시작으로 지금도 한창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의원총회 장소 변경을 통해 국회의 헌법적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는 특검과, 원내대표로서 국회 출입 통제 등 현장 상황에 맞춰 판단했을 뿐이라는 추 의원.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

추경호와 윤갑근의 본경선 진출, 어떤 의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인 지난 2025년 4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 윤갑근 변호사가 심판정으로 들어서기 앞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한 차례의 구속 영장 기각이 추 의원에게 12.3 내란과 아무 관련 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계엄 당일 밤 윤석열과 2분간 통화하고, 본회의장으로 와 달라는 한동훈 대표의 요청을 묵살한 건 드러난 사실이다. 추 의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더라도, 잘못된 판단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할 수 없게 만든 잘못은 분명하다. 단지 구속 영장이 한 차례 기각되고, 사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았다고 12.3 내란과 아무런 관련 없다는 듯 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든 추 의원, 보기 불편하다. 3월 9일 결의문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일을 국민의힘이 스스로 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경선에 참여한 윤갑근 변호사는 윤석열의 변호인이었다. 윤 변호사는
지난해 1월 공수처의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국가 원수인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시도가 폭동이자 명백한 내란 행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

12.3 내란 이후 윤석열의 호위 무사를 자처한 변호인들은 법원과 공권력의 정당한 법 집행을 비난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를 통해 윤 어게인 세력을 결집시킨 역할을 했던 것도 윤석열 변호를 맡았던 법조인들이 다수였다. 국민에게 이들 행위가 곱게 보이지 않는 건 의뢰인 변호를 넘어, 윤석열의 정치적 복귀를 도모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변호사는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경선에 참여해 김영환 현 지사와 본경선을 앞두고 있다. 윤 변호사의 출마는 감옥에 있는 윤석열의 적극적 권유가 작용했다. 윤석열의 무기징역 선고 다음 날, 접견 온 윤 변호사에게 '충북도지사 출마하시라. 나가서 싸워서 이기시라. 더 이상 적임자가 어디 있느냐'라며 직접 독려했다는 주장은 김계리 변호사가 SNS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윤 변호사의 컷오프 여부를 '절윤 의지의 시험대'라고 봤지만, 현실은 마지막 본경선만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윤 변호사 출마 반대 진영에선 '옥중 정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윤 변호사 측은 개의치 않고 오히려 '윤심의 계승자, 윤석열에 지명받은 인물'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윤 변호사가 최종적으로 충북도지사 국민의힘 후보가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윤심' 후보가 도지사 최종후보 문턱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의힘이 윤석열과 절연할 의지가 없다는 증표로 충분하다.

6.3 지방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절윤·내란 척결의 목소리는 커질 것이다. 다급해지는 국민의힘은 또다시 '절윤했다, 반성한다'라며 국민 앞에 무릎을 꿇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유권자가 그 말을 믿어 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아직도 '윤 어게인'인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며 회의장에 내걸린 백보드를 바라보고 있다.
ⓒ 남소연
내란 재판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이 정치 일선에 복귀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 우려하고 경계해야 할 일은 윤석열의 내란을 도운 이들이 6.3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 일선에 나서는 것이다. 이것이 역사의 퇴행이고 '윤 어게인'이 실행되는 모습이다.

전두환은 사형을 언도받고도 천수를 누렸다. 일부 지지자들은 학살자를 '전땅크'라 부르며 영웅시하기도 했다. 전두환과 같이 쿠데타를 실행했던 인물들이 유력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하며 역사를 왜곡했기에 그같은 일이 발생했다. 6.3 지방 선거가 '윤 어게인' 세력의 정치적 발판이 되는 건 미래 대한민국에 끔찍한 일이다.

윤석열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정진석 전 의원이 재보궐 선거 출마를 저울질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정 전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내란 방조 및 대통령실 자료 파기 지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추경호 의원·윤갑근 변호사·정진석 전 국회의원 모두 출마를 막을 수 있는 법적 수단은 없다.

비상계엄에 사과했던 국민의힘은 추경호 의원·윤갑근 변호사를 최종 경선 주자로 올려놓았다. 이러한 방향성이 6.3 지방선거에서 어떤 후과로 나타날지 예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내란 척결의 구도가 더 선명해질 것은 분명하다. 내란 척결과 윤 어게인의 정치 세력화, 이 대척점은 국민의힘에게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 구도다. 내란 척결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더 커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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