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올인’ SK하이닉스 vs ‘전방위 방어’ 삼성전자… AI 반도체 ‘승전 공식’

이혜민 2026. 4. 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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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닉, 26년 1분기 실적 발표 임박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 70%대 육박
삼성전자, 파운드리 적자 축소·전방위 체력 회복 집중
삼성전자 본사 전경과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면서 양사의 수익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하나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한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를 아우르는 다중 전선에서 동시 반등을 꾀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수익성 극대화’ 정점…“영업이익률 70%대 육박”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 추정치)는 매출 50조1046억원, 영업이익 34조8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4%, 368% 증가한 수치다. 이미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영업이익이 40조원을 웃돌 가능성도 거론한다. SK하이닉스는 23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수익성은 더 가파르다. IBK투자증권은 영업이익률을 약 77%로 추정했는데, 이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엔비디아를 웃도는 수치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각각 76%, 72.7%를 제시했다. KB증권은 D램 부문 영업이익률이 82%로까지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251조원으로 제시하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을 상회하며 세계 톱 5 안착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초고수익의 배경에는 HBM이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E 시장에서 약 57%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하며 사실상 AI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와의 공급 계약을 바탕으로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면서, 고부가 제품 중심 구조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투자도 공격적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청주 M15X 등 신규 팹(Fab)에 대한 투자 계획과 양산 일정도 구체화할 것으로 전해진다. 범용 메모리 시장의 회복 속도에 연연하기보다, 수요가 확실한 AI 메모리 생산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택했다.

삼성전자, ‘체력 회복’ 시험대…“파운드리·레거시 동시 방어”

30일 확정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는 보다 복합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이미 지난 7일 잠정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 57조 2000억원이라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고민이 깊다.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은 52~53조원으로 전체 실적을 사실상 견인했지만,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부문은 여전히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1분기 파운드리 영업손실이 1조원 안팎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방향성은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파운드리 영업손실은 37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9000억원 줄었을 것”이라며 “가동률은 80% 이상으로 상승하고 2나노미터(nm) 모바일 그레이드 수율이 80% 이상으로 안정화되면서 3분기 분기 단위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파운드리 연간 적자 규모가 지난해 약 7조원에서 올해 4조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HBM 전선에서도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HBM4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3월에는 AMD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4 우선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결국 삼성전자는 특정 제품의 폭발적 수익보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스템 반도체 등 반도체 전 영역의 체력을 함께 끌어올리는 ‘분산 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재건하겠다는 의지다.

‘선택과 집중’vs‘전방위 체력 회복’…승부는 이제부터

두 기업의 실적 구조는 AI 시대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달 말 두 기업의 실적 발표는 단순한 숫자 경쟁을 넘어, 급변하는 AI 공급망 속에서 각자가 선택한 생존 방식의 중간 점검표가 될 전망이다.

과거에는 공정 미세화를 통해 얼마나 많은 칩을 저렴하게 찍어내느냐가 관건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사가 원하는 특화된 칩을 얼마나 고단가에 공급하느냐가 핵심이 됐다. AI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 무게중심이 ‘범용 제품’에서 ‘고부가 제품’으로 이동하면서, 특정 제품에 집중한 기업이 단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거두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단기 수익성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이지만, 범용 AI 인프라 수요가 칩 설계부터 제조까지 수직 통합되는 흐름이 강해질수록 '파운드리 역량'을 갖춘 삼성전자의 복합 전략이 중장기 승부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HBM 중심 전략은 폭발적인 수익을 낼 수 있지만, 특정 고객과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리스크도 수반된다”면서 “삼성전자는 단기 수익성보다 구조 안정성을 택한 전략인 만큼, 파운드리 경쟁력이 회복될 경우 판을 뒤집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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