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에 혹했다간?’ 커버드콜 ETF 사용설명서 [알기쉬운 경제]
박스권·변동성 장세에도 현금 확보 가능
“세상에 공짜는 없다”…‘배당의 함정’ 주의!

지수는 잘 올라가는데 내 계좌에서 현금이 찍히는 맛은 별로 없다고 느끼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인덱스 상장지수펀드(ETF)로 자산을 불리는 건 이해했지만 이제는 ‘매달 들어오는 현금 흐름’을 함께 만들고 싶은 단계인 거죠. 이런 고민을 하는 투자자 앞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상품 중 하나가 바로 커버드콜 ETF입니다. ‘월 분배, 연 10% 안팎의 분배율’ 같은 숫자는 충분히 매력적이나 구조를 모른 채 포트폴리오에 채우다 보면 “배당은 많이 받았는데, 총수익률은 정작 시장보다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합니다.
이미 ETF를 꽤 다뤄본 실전 투자자들이라면 커버드콜 ETF를 ‘포트폴리오의 인컴(Income) 파트’로 어떻게 사용할지 장단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커버드콜, 상승 여력 일부 선 현금화 약속
커버드콜은 한마디로 말해 상승 여력의 일부를 선(先)현금화하는 약속입니다. 기초지수나 주식을 그대로 들고 있으면서 동시에 그 자산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그러니까 콜옵션을 매도하고 그 대가로 옵션 프리미엄을 받는 구조죠. ETF에서는 이 프리미엄을 모아 매달 분배금 형태로 쪼개서 투자자에게 돌려줍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 커버드콜 ETF의 12개월 평균 분배수익률은 11.6% 수준으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고채 10년물 금리(3.7%)를 3배 이상 웃돌며 전통적인 채권 이자 수익을 뛰어넘는 강력한 현금 흐름(Income) 창출 모델로 그 매력이 분명합니다.
아파트로 비유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내가 집을 한 채 갖고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나중에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10억에는 당신에게 팔게요”라고 약속하고 지금 당장 수수료 1000만원을 받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집값이 많이 오르면 그만큼의 추가 이익은 포기하는 대신, 1000만원이라는 ‘현금 흐름’을 미리 확보하는 셈입니다. 커버드콜 ETF의 분배금 상당 부분이 바로 이 옵션 프리미엄에서 나오며, 결과적으로는 미래에 얻을 수 있었던 상승분의 일부를 지금 당겨 받는 구조라고 이해하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커버드콜, 박스권·변동성 장세에도 현금 확보
커버드콜 ETF의 성적표는 결국 ‘기초지수의 방향성+옵션 프리미엄’ 두 축으로 결정됩니다. 보통 주식이나 인덱스 ETF는 주가가 올라야만 수익이 나지만, 커버드콜은 주가가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옵션 프리미엄 덕분에 일정 수준의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래서 지수가 박스권에 머무르거나 완만하게 움직이는 구간에서는 단순 인덱스보다 계좌에 찍히는 현금 흐름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하락장에서는 미리 받아 둔 프리미엄이 일종의 완충 장치로 작동합니다. 기초지수가 10% 빠졌더라도 그 사이에 쌓아둔 프리미엄이 2%라면, 실제 계좌에서 느끼는 손실은 8% 수준으로 줄어드는 식입니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옵션 가격이 비싸져 프리미엄 규모가 커지는 것도 사실이라 변동성 장세에서 ‘현금 흐름’ 측면의 메리트는 오히려 커지는 구조입니다.
다만 상승장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커버드콜은 구조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상승을 옵션 매도 대가로 넘겨준 상태이기 때문에 강한 상승장에서는 인덱스 ETF보다 수익률이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배당은 많이 받았는데, 전체 수익률은 결국 기초지수보다 낮다”는 사례가 반복해서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고, 커버드콜 ETF를 포트폴리오에 넣을 때 반드시 ‘어떤 장세에서 어떤 역할을 맡길 건지’를 먼저 정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모든 커버드콜 상품이 상승장의 수익률을 완전히 포기하는 건 아닙니다. 최근에는 옵션을 50% 내외만 매도해 시세 차익을 공유하거나 행사가격을 높게 잡는 외가격(OTM) 전략을 통해 배당과 주가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진화된 상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커버 비율을 낮추거나 외가격으로 설계해도, 상승분의 일부는 옵션을 판 대가로 넘겨준 상태라 같은 기초지수를 100% 들고 가는 인덱스 ETF보다는 수익이 덜 나기 쉽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배당의 함정’ 주의!
커버드콜 ETF를 볼 때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대목은 이른바 ‘배당의 함정’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분배 수익률은 ‘1년간 받은 분배금 ÷ 현재 ETF 가격(NAV)’으로 계산하는데 이 숫자가 높아지는 경우는 딱 두 가지입니다. 운용을 잘해서 분배금(분자)이 늘었거나, 아니면 ETF 가격이 떨어져 분모가 줄었거나.
문제는 후자의 경우입니다. 최근 몇 년간 국내외 고분배 커버드콜 ETF들 중에는 연 10%를 훌쩍 넘는 분배율을 기록한 상품도 적지 않았지만, 과거 차트를 열어보면 장기간 기준가격이 우하향하면서 총수익률이 같은 기초지수를 단순 보유했을 때보다 훨씬 뒤처진 사례도 여럿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연 몇 %’ 숫자만 보면 굉장해 보이지만, 그 사이에 ETF의 몸값이 얼마나 떨어졌는지까지 함께 봐야 비로소 진짜 성적표가 보입니다.
그래서 커버드콜 ETF의 성과를 볼 때는 ‘배당 많이 주느냐’보다 ‘총수익률이 어떠냐’를 먼저 봐야 합니다. 총수익률은 말 그대로 ‘받은 분배금(배당)+ETF 가격 변동’을 합친 값입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입출금 알림에서 찍히는 분배금만 보고 만족해하지만, 실제로는 ETF 기준가격이 그 이상으로 빠지면서 계좌 전체 수익이 마이너스를 찍고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인컴·배당 전략은 “월급처럼 들어오는 캐시플로우”가 전면에 내세워지다 보니, 자칫 현금 흐름과 자산 가치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커버드콜 ETF의 분배금은 보너스가 아니라, 원래 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었던 수익의 일부를 미리 쪼개서 받는 것에 가깝습니다. 결국 투자에서 이기는 사람은 배당률이 가장 높은 사람이 아니고 ‘장기간 총수익률이 가장 높은 사람’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커버드콜 ETF는 구조가 복잡한 만큼 일반적인 지수형 ETF보다 운용 보수와 총보수가 높은 편입니다. 옵션 매매와 포지션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있기 때문에 같은 기초지수를 추종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이 비용만큼 추가적인 성과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분배금·배당률뿐 아니라, 운용보수와 과거 3년·5년 총수익률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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