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사드 이동 없다…북, 이란전쟁 경계 속 지켜봐”

김형구 2026. 4. 22.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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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상원 군사위 홈페이지 캡처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21일(현지시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여전히 한반도에 배치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과 전쟁 중인 미군이 한국에 배치된 사드 시스템 일부를 중동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는 일부 외신 보도가 최근 있었는데, 브런슨 사령관이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브런슨 사령관은 “한반도의 사드를 빼 중동에 재배치한 조치가 대북 억지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하느냐”는 게리 피터스 민주당 상원의원(미시간) 질의에 “어떤 사드 시스템도 옮기지 않았다. 사드 시스템은 여전히 한반도에 남아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탄약을 전방으로 보내고 있고, 현재 이동을 대기 중”이라며 지난해 6월 ‘미드나잇 해머’(이란 핵시설 3곳 정밀타격) 작전을 앞두고 레이더를 보낸 적은 있고 그중 일부는 아직 복귀하지 않았지만 사드 시스템 자체는 여전히 한반도에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탄약 이동 위한 장비 재배치가 혼선 불러”


브런슨 사령관은 “탄약 이동을 준비하기 위해 장비를 오산 공군기지로 순차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장비들을 재배치하고 있었는데 그 과정이 한반도에서 큰 혼선을 일으켰다”고 부연했다. 앞서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9일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 시스템 중 일부를 이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동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브런슨 사령관 설명은 사드를 빼 중동에 보낸 것이 아니라 탄약과 일부 작전 장비를 오산 공군기지로 단계적으로 옮긴 것이 사드 철수설로 와전됐다는 것이다.

주한미군의 사드 시스템 외부 반출이 없었다는 미군 고위 인사의 확인 발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이 언급한 ‘탄약’이 사드 시스템을 구성하는 탄약을 가리키는 것인지, 일반 탄약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맥락상 사드 요격미사일을 의미했을 수 있고, 사드 요격미사일을 포함한 탄약·군수물자를 보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지난달 5일 경북 성주군의 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기지에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국방위에서 “패트리엇(PAC-3)과 사드 등 주한미군 방공무기가 중동으로 차출되고 있느냐”는 물음에 “일부 미세 조정은 있을지 모르지만 주요 자산에는 유의미한 변화는 없고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숫자보다 역량에 초점”


브런슨 사령관은 또 ‘주한미군의 현대화’를 언급하며 병력의 규모보다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는 미국 본토를 방어하고 이 지역에서 미 국익을 증진하는 데 핵심적인 전략적 요충지”라며 “주한미군은 급변하는 전략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내가 (병력) 숫자보다 역량에 전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이유”라며 “주둔은 기본 전제이지만 한반도에 반드시 상시적으로 갖춰야 할 구체적 역량에 계속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해 8월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 기지에서 가진 국내 언론 간담회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하며 “주한미군은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배치 전력 등 역량이 중요하다”고 했었다. 당시 약 2만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 규모에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말로 해석돼 관심이 쏠렸는데, 브런슨 사령관이 이날 미 상원 군사위에서 주한미군 역량 강화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지난달 14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에서 실시된 한ㆍ미연합 도하훈련에서 주한미군 스트라이커 장갑차들이 부교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전작권 이양, 정치적 편의보다 조건 선행돼야”


브런슨 사령관은 또 한반도에서 미 제7공군, 해병대, 해군, 특수작전사령부, 우주군의 지속적인 통합이 있었다며 “이들 부대가 인도·태평양사령부 훈련에 참여하는 것은 인도·태평양 전역의 억지 지원을 위해 한국에서의 작전 능력을 투사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대북 억지에 초점이 맞춰진 주한미군의 역할을 동맹의 현대화 구상에 맞춰 인도·태평양 지역 내 대(對)중국 견제로 확장시키려는 흐름과 맥이 닿는 발언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논의와 관련해서는 “조건부 이양”이라며 “우리가 이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한국군 내에 반드시 갖춰져야 할 조건과 역량을 계속 파악해 나가는 과정에서 작전권 이양에 대한 조건부 이양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정치적 편의가 조건보다 앞서가지 않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여건에 따라 시한을 정해놓고 추진하기보다 필요한 군사적 역량과 안보 조건 충족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말로 풀이된다.


“북, 이란전쟁 전개속도 등 경계 눈빛 지켜봐”


지난 19일 북한 미사일총국이 지대지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라’형 탄두 위력 평가를 위해 시험발사를 진행중인 상황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찰하고 있다. 뉴스1
브런슨 사령관은 중동에서의 전쟁에 대한 북한 반응과 관련된 토미 터버빌 공화당 상원의원(앨라배마) 질의에는 “북한은 이번 전쟁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특히 이번 전쟁에서 사용된 군수품과 우리가 수행한 작전, 매우 빠르게 진행된 전개 속도 등을 경계하는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새뮤얼 퍼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은 21세기 전략의 핵심 무대로 ▶미 본토 수호 ▶대중 억제 ▶동맹국·파트너국과의 (안보) 부담 분담 심화 ▶방위산업 기반 강화 등 미국 국가방위 전략의 4가지 축이 모두 수렴되는 곳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계속해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로 미 본토와 동맹국들을 위협하고 있고 러시아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중·미사일·해상 전력을 포함한 군사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의 전략적 협력 심화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퍼파로 사령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병력을 파견하고 탄도미사일 등을 공급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북한은 우주 발사체, 군사위성, 공격용 드론, 미사일 기술, 첨단 잠수함 추진기술 개발에 러시아의 지원을 얻으려고 계속 시도하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협력 심화가 미국의 안보와 역내 안정에 복잡한 도전을 창출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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