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급 적용해야” “기업부담 눈덩이”…‘더 센 집단소송제’ 논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집단소송제를 두고 법조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여야 간 쟁점으로 부상한 소급적용을 두고서는 “피해보상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와 “기업의 배상 규모가 커진다”는 우려가 충돌한다. 법사위는 22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집단소송법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李 대통령 “입법 속도” 주문…쿠팡 사건도 소급될까

민주당 추진안은 이를 전 산업 분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차량 화재, 개인정보 유출 등 사건에서 피해자들이 직접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도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쿠팡 사태에 대해 “3400만명이 피해자인데 그 사람들이 일일이 소송 안 하면 (피해 보상을) 안 주는 것 아니냐”며 “집단소송제 입법에 속도를 내달라”고 논의에 불을 붙였다.
가장 큰 쟁점이 된 건 소급적용 여부다. 민주당은 그동안 피해 사례를 고려하면 법 시행 3년 전 피해까지 집단소송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지난해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SKT·KT 개인정보 유출 등도 적용 대상이 된다. 반면 국민의힘은 소급 적용 허용 사례가 적고, 법 안정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소급 적용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국경제인협회 등 재계도 “소송 증가에 따른 경영 어려움이 주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소급 적용 조항을 빼 달라는 의견서를 국회에 전달했다.
변협 “시대적 과제” 환영…기업 부담 우려도

소급 적용 시 더 많은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법무부는 “입법 시기에 따라 피해 구제에 차이가 나는 불합리를 방지해야 한다”며 법사위에 수용 의견을 냈다. 쿠팡 피해자를 대리하는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피해자가 다수이거나 대기업에 맞서 복잡하고 어려운 소송을 해야 하는 경우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기능이 있다”며 “소급 적용을 해서 실효성 있게 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질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형사 사건이 아니라 위헌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기업에 손해를 주는 제재에 가까운 제도를 소급 입법하는 게 맞느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또다른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원고 변호사들로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피고 입장에서는 소 제기 참여 규모가 커지면서 배상 금액대 역시 커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원고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는 또다른 쟁점이다. 민주당은 소송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자동으로 원고가 되는 미국식 ‘옵트아웃(Opt-out)’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변협도 “별도의 참가신청이 없더라도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제외신고형 방식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반대로 재계에서 요구하는 유럽식 ‘옵트인(Opt-in)’ 방식은 소송 참여 의사를 표해야 판결 효력이 발생하는 시스템이다.
법원은 집단소송제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옵트아웃 방식에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원행정처는 “소비자나 개인정보 분야처럼 피해 범위 특정이 용이하고 집단적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분야부터 확대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피해 특정이 어려운 분야에서는 오히려 재판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소급 적용이 허용될 경우 기존 소송 당사자가 직접 제외신고를 해야 해 중복 소송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최서인·조수빈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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