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영 특파원의 여기는 베이징] 차이나 머니 파워… 美보다 中에 더 밀착하는 아프리카

송세영 2026. 4. 2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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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오른쪽 두 번째)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셀마 아시팔라 무사비(왼쪽 세 번째) 나미비아 국제관계무역 장관 등과 회담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中, 阿 무관세 대우 53개국으로 확대
阿 전체 年 14억 달러 비용 절감 기대
中, 중동 전쟁에 에너지 확보도 박차
인도적 지원 줄이는 美는 입지 흔들

중국이 아프리카 53개국에 대한 수입 관세를 폐지한다. 수출입 증대 등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 결집과 미국 견제 등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 14일 2024년 12월부터 적용해온 아프리카 최빈국 33개국에 대한 무관세 대우를 다음 달 1일부터 53개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54개국 중 대만과 수교한 에스와티니를 제외하고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 전체가 대상이다.

해관총서는 “아프리카의 산업화 및 농업 현대화를 촉진하고 아프리카 발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중국-아프리카 경제·무역 협력의 질적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나이지리아, 이집트, 모로코 등 아프리카에서 상대적으로 경제사정이 나은 국가들도 중국으로 수출할 때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이들 국가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카카오, 설탕, 수산물 등은 그동안 25%까지 관세가 부과됐지만 철폐된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연간 약 14억 달러의 관세 비용을 절감하고 중국은 수입 비용이 3~8%, 일부 품목의 경우 15% 이상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예하이린 중국·아프리카연구소장은 지난달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아프리카는 경제구조 측면에서 상호보완적이고 무역, 인프라, 농업, 교육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이번 조치의 의의를 설명했다.

아프리카 53개국에 대한 관세 폐지는 2024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에서 중국이 약속한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당시 무사 파키 마하맛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과 만나 “현재 세계는 100년만의 변화가 가속하고 있고 중국과 아프리카가 포함된 글로벌 사우스의 기세가 커지면서 세계 평화·발전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며 “중국은 아프리카와 정치적 교류를 긴밀히 하면서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당시 포럼의 장관급 회담에서 “28억 중국·아프리카 인민이 단결·협력하면 글로벌 사우스 협력에 새 동력을 주입하고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중국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은 2008년부터 아프리카의 최대 무역상대국이 됐다. 중국의 지난해 대아프리카 수출액은 2250억 달러, 수입액은 1230억 달러로 아프리카가 중국에 102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은 전자제품과 기계, 섬유 등을 수출해 아프리카 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아프리카는 광물이나 석유, 농산물 등을 가공 없이 수출하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무역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중국과 아프리카 간 무역 불균형은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양측의 무역규모 성장세는 올해 들어 더 가팔라지고 있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아프리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1% 증가한 606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아프리카로부터의 수입도 17.6% 증가한 315억 9000만 달러였다. 같은 기간 중국의 대미 수출이 16.3%, 수입이 17.6%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 등에 대한 무역장벽을 강화하자 중국이 아프리카 등에 대한 수출을 대폭 확대한 영향으로 보인다. 호주 싱크탱크 오스트차이나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로렌 존스턴은 “중국이 서방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신흥 시장으로 제품을 전환했다”면서 “중국 제조 상품의 목적지로서 아프리카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아프리카에 리튬, 코발트, 구리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많이 쓰이는 핵심 광물이 대량으로 매장된 점도 중국에 큰 매력이다. 아프리카와 관계를 강화하면 미국과 갈등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중국은 중동전쟁으로 에너지 리스크가 부각하자 북아프리카의 석유를 확보하는 동시에 이곳을 친환경 에너지의 유럽 수출을 위한 기지로 육성하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하이 푸단대 국제관계전공 추추장 교수는 SCMP에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에 호르무즈 위험을 우회하는 접근 경로와 저탄소 공급망을 공동 개발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은 아프리카에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리비아, 남아공, 알제리, 튀니지 등 아프리카 4개국에 25∼30%, 다른 18개국에 15% 관세 부과를 위협해 큰 반발을 샀다. 해외원조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를 폐지하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대폭 축소했다.

지난달 뒤늦게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32개국이 섬유제품 등을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한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을 1년간 재연장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SCMP는 “중국과 아프리카 간 무역 증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관세전쟁 등으로 아프리카가 미국에서 지정학적으로 이탈하는 추세를 반영한다”고 짚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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