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조 ‘치매 머니’ 뜯기지 않게… 정부가 지켜준다

김유나,유경진 2026. 4. 2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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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모(68)씨는 지난해 초 경도인지장애(치매 전 단계) 진단을 받았다.

보건복지부는 박씨처럼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를 겪는 이들을 대상으로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을 22일부터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치매 환자의 경우 판단 능력이 떨어져 사기나 금융범죄 피해를 겪는 경우가 빈번하다.

만약 치매 어르신이 특별한 사유로 평소 내용과 다른 지출을 신청하거나 서비스 계약 해지를 요청하는 경우 외부 전문가가 과반수로 참여하는 위원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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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공단 공공신탁 방식 재산 관리
현금성 자산 10억까지… 22일 시행


박모(68)씨는 지난해 초 경도인지장애(치매 전 단계)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남편에게만 말했을 뿐 아들에게는 이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다. 매일 한 알씩 처방약을 먹으며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고 있지만 지금보다 상태가 나빠질 경우 재산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이 커졌기 때문이다.

박씨는 21일 “나중에 돈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며 “지금은 아들 부부와 사이가 좋지만 나중에 내 상황을 알고 돈 문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박씨처럼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를 겪는 이들을 대상으로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을 22일부터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국민연금공단이 어르신의 재산을 공공신탁하는 방식으로 재산관리를 하게 된다. 치매 어르신의 자산을 공적 관리 대상에 포함시켜 경제적 고립을 막는다는 취지다.

치매 환자의 경우 판단 능력이 떨어져 사기나 금융범죄 피해를 겪는 경우가 빈번하다. 요양원에 입소한 사이 환자의 재산을 가족이나 주변인이 임의로 사용하는 일도 일어난다. 2023년 기준 이른바 ‘치매 머니’로 불리는 65세 이상 치매 환자 보유 자산 규모는 약 154조원으로 추정된다.

본인이나 가족이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서비스를 의뢰하면 국민연금공단이 현금과 지명채권(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등), 주택연금 등 현금성 자산을 10억원까지 관리하게 된다. 신청자 상황에 맞게 생활비나 요양비 등을 계좌이체 방식으로 처리하고 월별 지출계획 등을 수립한다. 기초연금을 받지 않는 어르신은 위탁재산의 연 0.5% 수준의 이용료를 부담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만약 치매 어르신이 특별한 사유로 평소 내용과 다른 지출을 신청하거나 서비스 계약 해지를 요청하는 경우 외부 전문가가 과반수로 참여하는 위원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치매 어르신을 속여 재산을 가로챌 수 없도록 엄격하게 결정한다는 취지다. 복지부는 2년간 시범사업을 거쳐 2028년 본사업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김유나 유경진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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