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의 비상식적인 ‘아마추어 행정’ [쿠키 초점]

김영건 2026. 4. 2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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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러' 박재혁을 둘러싼 조세 회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젠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박재혁을 계속 선발로 기용했다.

LCK가 현 단계에서 별도의 임시 조치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젠지가 경기력을 위해 주전 카드를 유지할 여지는 있었다.

젠지가 보여준 건 무책임에 가까운 회피형 운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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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사옥. 쿠키뉴스 자료사진

‘룰러’ 박재혁을 둘러싼 조세 회피 논란이 커지고 있다. LCK 사무국은 지난 1일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조사위원회 구성을 알리며 조사에 착수했다. 박재혁 역시 같은 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과하며 “고의로 소득을 숨기거나 은닉한 사실이 없다”고 입장을 냈고, 16일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재차 고개를 숙였다.

사안의 무게가 이 정도라면 자연스럽게 소속 구단, 젠지도 입장을 낼 법도 하다. 그런데 정작 젠지는 감독과 선수들을 미디어 앞에 두고 뒤로 물러섰다. 구단 명의의 공식 설명이나 책임 있는 메시지는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구단이 이번 사안을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리그 조사에 어떤 태도로 협조할 것인지, 또 선수 보호와 팀 운영을 어떤 원칙과 기준을 갖고 병행할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이 필요했다. 그러나 젠지는 아직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개막 주간이던 5일, 경기 승리 시 예정된 팬미팅을 박재혁을 제외한 4인만으로 진행한다는 공지가 먼저 나왔다. 이 순서부터가 기괴하다.

‘상식’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소속 선수가 논란에 휘말렸다면, 구단이 먼저 앞에 나와 구단 차원에서 전할 수 있는 내용을 성실하게 설명해야 한다. 팬과 스폰서, 팀 구성원에게 혼란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설명하는 것. 그게 프로 구단이 소속 선수와 팬들을 위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대응이다. 

침묵도 문제지만, 침묵 이후의 행동도 비상식적이다. 젠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박재혁을 계속 선발로 기용했다. 1~3주 차 6경기에 모두 내보냈다. LCK가 현 단계에서 별도의 임시 조치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젠지가 경기력을 위해 주전 카드를 유지할 여지는 있었다. 다만 그 판단을 택했다면, 더더욱 구단이 앞에 나와 출전 배경을 설명해야 했다. 침묵 속 기용은 사실상 선수를 방치한 행위다.

논란 직후 진행된 개인 방송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지난달 30일 밤 11시 SOOP에서 박재혁이 직접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방송이 예고됐다. 앞선 논란에도 불구하고 구단은 방송을 그대로 진행했다. 해당 방송을 둘러싼 대응 방식은 여론을 더 자극했다. 관련 의혹을 묻는 시청자들은 강제 퇴장됐다. 소통하지 않고 회피에 급급했던 탓일까. 위기관리의 기본은 노출을 줄이고 메시지를 정리하는 일인데, 젠지는 족족 오답을 골랐다.

선수는 사과문을 냈고, 인터뷰를 통해 다시금 사과했다. 리그는 규정에 따른 절차를 밟았다. 그 사이 구단은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설명 없이 선수 개인 방송을 이어갔고, 설명 없이 스폰서십을 발표했고, 설명 없이 박재혁을 정규시즌 6경기에 내보냈다. 젠지가 보여준 건 무책임에 가까운 회피형 운영이었다. ‘아마추어 행정’이라는 표현은 결코 과한 비판이 아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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