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제주지부 "추경예산, 시설비 중심으로 편성...교실은 여전히 뒷전"
제주도교육청이 지난 20일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가운데, 전교조 제주지부가 이 예산안이 시설비 중심으로 편성돼 교실 현장은 뒷전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21일 성명을 내고 "도교육청의 추가경정예산안은 시설비 중심으로 편성됐다"며 "교실은 여전히 뒷전이다"라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크림 없는 크림빵을 만드는 제빵 실습, 버스를 빌리지 못해 걸어서 가는 체험학습, 재료를 살 수 없어 줄어든 미술 수업, 고장 난 빔프로젝터를 바꾸지 못해 이론으로 대체된 실습, 교사가 사비로 채운 학급 준비물. 이것이 지금 제주 교실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내 교직원 1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92.4%는 '올해 학교 예산이 줄었다'고 답했고, 10명 중 8명은 실제로 교육활동을 취소하거나 축소했다고 답했다"며 "학년도가 시작된 뒤 추경이 이뤄지기 전까지 학교는 교육활동을 줄이고, 지원을 미루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버텨야 했다"고 강조했다.
또 "뒤늦은 추경 편성으로는 그 시간 동안 학생들의 배움에서 이미 빠져나간 기회를 되돌릴 수 없다"며 "그렇다면 적어도 지금부터라도 교실을 먼저 지켜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추경예산안은 교육청이 그 최소한의 책임조차 외면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전교조는 "이번 추경이 무엇보다 먼저 교실의 위축을 회복하는 데 쓰이기를 기대했다"며 "그러나 이번 첫 추경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다시 시설비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년 초부터 학교가 교육활동을 줄이며 버텨온 상황에서, 추경의 가장 큰 몫이 또다시 시설로 향했다는 사실은 교육청이 무엇을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며 "교육청이 경기 활성화의 마중물을 말하는 사이, 교실의 직접 교육활동은 여전히 충분히 회복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학년 초의 희생이 아직 해소되지도 않았는데, 교육활동은 이번 추경에서도 다시 후순위로 밀렸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이 문제의 뿌리는 우선순위에 있다"며 "세입 감소 전망은 교육청 스스로 발주한 2024년 재정진단 용역에서 이미 제시됐다. 위기는 예고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도 교육청은 대규모 사업을 밀어붙이는 동안 정작 교실의 직접 교육예산은 뒤로 미뤘다"며 "재정이 빠듯할수록 먼저 지켜야 할 것은 교실의 수업과 학생의 배움, 교사의 교육활동인데, 실제 예산 운용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중학교 신입생 전원에게 지급하는 드림노트북 사업에 매년 110억 원 안팎이 투입되었고, 신설 학교 공사에만 올해 559억 원이 들어간다. IB학교가 급증하고 제주형 자율학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예산 부담도 커졌다"며 "이번 추경은 그 구조를 바로잡을 기회였지만, 그 기회는 끝내 교실을 향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교육청은 각 과별 예산이 줄지 않았다고 말한다"며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교직원이 예산이 줄었다고 느끼고, 실제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호소하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이 서류상으로는 존재해도 교실에 닿지 않는다면, 그것 역시 행정의 실패"라며 "문제는 숫자의 총량이 아니라, 그 예산이 학교의 수업과 학생 지원, 교사의 교육활동으로 실제 이어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지금 교육청에 필요한 것은 숫자의 해명이 아니라, 어떤 학교가 어떤 지원에서 비켜나 있는지, 어떤 학생이 어떤 공백 속에 놓여 있는지, 어떤 교육활동이 사각지대에서 위축되고 있는지를 직접 살피고 메우는 시야"라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문제는 예산의 유무가 아니라, 무엇을 먼저 살피고 무엇을 나중으로 미뤘는가 하는 순서의 문제"라며 "노후 교실 개선과 급식실 안전 확보는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재정이 빠듯할수록 순서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것은 교실의 수업이고, 학생의 배움이며, 교사의 교육활동"이라며 "지금 현장이 말하는 것은 그 순서가 거꾸로 되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실 직접교육예산 즉각 복원 △수업.학교 운영에 필요한 기본예산 보장 △대규모 예산 수반 사업 전반의 우선순위 재검토 △교실 중심의 재정구조 설계 △학교 현장에서 지원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 즉각 점검 등을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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