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1970년대 오일쇼크 재현되나

이준목 2026. 4. 2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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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tvN <벌거벗은 세계사>

[이준목 기자]

▲ 벌거벗은세계사 미국-이스라엘VS 이란 전쟁
ⓒ TVN
2026년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 VS 이란 전쟁'은 전세계를 충격과 혼란에 빠뜨렸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며,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하여 핵심 지도부 다수가 사망했다.

이란도 보복에 나서면서 전쟁이 중동 인접국가들로 확대됐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국제사회 전체가 경제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1차 종전협상이 성과없이 결렬되었고, 지난 19일에는 재협상을 위한 미국 대표단이 파견된 상황이다. 과연 미궁에 빠진 전쟁의 향방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20일 방송된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서는 '뉴스에서 말하지 않은 미국-이란전쟁의 이유'에 대하여 조명했다.

이란은 중동에서 대표적인 반미-반이스라엘 국가다.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저항의 축'으로 불리우는 반이스라엘 군사동맹을 결성하고 레바논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하마스, 예멘 후티반군 등의 무장세력에 자금과 무기 등을 지원했다. 또한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미국-이스라엘 동맹에 맞서서 1970년대부터 중국-러시아와 교류하면서 경제와 군사적 협력을 강화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함께 공격한 가장 큰 이유는 '핵무기 위협' 때문이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란 반체제 조직의 폭로로 이란 정부가 비밀리에 핵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중동 내 힘의 균형이 무너질 위험이 높기에 미국과 이스라엘로서는 용납할수 없는 상황이었다. 미국은 국제사회를 통하여 강력한 경제 제재로 이란을 압박했고 2015년에는 '이란 핵협정'을 체결하며 핵개발을 억제시켰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상황은 다시 악화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핵협정이 핵농축에만 국한되어 다른 살상무기 개발 가능성이 있고, 2030년 후에는 핵개발을 제한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핵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최고수준의 경제제재를 다시 단행했다. 이란도 강하게 반발하며 핵 개발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에 돌입했다.
▲ 벌거벗은세계사 도널드트럼프
ⓒ TVN
미국과 이란은 다시 핵 협상을 진행했다. 그런데 6차회담을 불과 3일 앞둔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이 돌연 이란을 공습한다. '일어서는 사자' 작전으로 명명된 이 공습으로 인하여 이란의 핵 시설은 큰 타격을 입고 다수의 핵개발 관련 인사들과 군부 요인들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 제조 직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선제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이란은 곧바로 보복에 나섰고 이스라엘과 공습을 주고받았다.

처음에는 중재에 나서는 듯 했던 미국도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2025년 6월 21일 이란 주요 핵시설에 대한 타격에 나섰다. 트럼프 정부는 공습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다수의 외신과 국제 전문가들은 이란의 비밀 핵시설에는 여전히 우라늄 농축액과 기술이 잔재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6월 전쟁' 이후 큰 피해를 입은 이란의 군사력은 크게 약화된다.

미국과 이란은 2026년에도 2월에만 세 차례 핵협상을 진행했다. 미국은 이란의 핵시설을 해체하고 농축 우라늄을 미국으로 반출하라는 강경한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이는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의 완전한 차단을 의미했다. 이란은 '국가의 주권과 안보를 침해하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회담은 결렬되었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2월 28일 이란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에 나서면서 결국 전쟁으로 치닫게 된다.

미국이 이란 공격을 선택한 데는 이스라엘의 적극적인 요청이 있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해 6월 전쟁으로 이란의 군사력이 크게 약화된 지금이 '이란 공격의 적기'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설득했다. 네타냐후는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무마하고 집권을 이어가기 위하여 전쟁을 일으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이란 공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트럼프는 네타냐후의 말을 믿고 전쟁을 강행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이스라엘의 전략에 미국이 끌려들어간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마크 워니 미 상원의원은 "이란이 미국 본토에 가한 임박한 위험은 없었다.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만 있었을뿐"이라고 꼬집었다. 조 켄트 미국 대테러국장도 "이스라엘의 로비 압박으로 전쟁이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사실 이란은 당시 이미 내부적으로 큰 위기에 빠져있었다. 장기간 이어진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인하여 이란은 극심한 경제난에 휘말리며 신정체제에 대한 불만이 크게 높아졌고 결국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이는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였다. 이란 정부는 강경 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2만명 이상의 사망자(UN인권위 추정치)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이러한 이란 정부의 학살을 비난하고 이란 시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며 사실상 내부 쿠데타를 선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내부적으로 흔들리는 지금이 전쟁을 일으켜 정권을 교체할 적기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란은 지도부가 대거 사망하고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굴복하지 않았고, 오히려 전쟁을 빌미로 내부 통제를 강화하며 강경보수세력이 득세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치밀한 정보수집과 모의실험을 거쳐 하메네이 암살작전을 단행했다. 하메네이는 유사시 테헤란 내에서 은신할수 있는 여러 지하벙커를 구축해놓았지만, 미국 정보부는 이를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메네이가 지상에 있는 시기를 노려서 하메네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상과 지하 은신처 세 지점에 100발 이상의 폭격을 쏟아부었다. 상황은 1분만에 종료되었고 하메네이와 이란 핵심인사 40여명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공식적으로 그의 아들인 반서방 강경파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공식적으로 권력을 승계했다. 하지만 모즈타바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외신에서는 모즈타바 역시 공습으로 큰 부상을 입어 국정수행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 이러한 이란의 상황을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는 또다른 인물은 바로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이다. 트럼프가 '불량국가'로 지목되던 3개국 지도자중 이미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이 미군의 기습공격으로 체포되었고, 이란의 하메네이는 암살당했다. 이제는 혼자 남게된 김정은으로서는 두려움을 느껴서 더욱 핵개발에 집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앙숙이던 하메네이 제거에 성공했지만 국제법에 어긋나는 '불법적인 전쟁'을 일으켰다는 논란에 직면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을 위하여 필수적인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지못하여 공식적으로 전쟁이라는 표현도 쓰지 못한다.

미국에서 의회의 승인없이 군사작전을 이어갈 수 있는 기한은 최대 60일이고, 기한이 만료되는 오는 4월 28일까지는 이제 1주일 남았다. 국내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공습을 찬성하는 미국 국민은 전체의 27%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우리가 먼저 하지 않으면 이란이 먼저 공격했을 것"이라며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또한 미국-이스라엘 VS 이란 전쟁은 당사국들만이 아니라 전세계에도 심각한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과 석유를 통제하며 전세계에 경제적 충격을 주는 전략을 통하여 국제사회를 압박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제적 여파가 바로 '유가 급등'이다. 2025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87%가 아시아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는 원유의 71.5%를 중동 국가에서 수입하는 한국에게도 큰 타격이다. 우리 정부는 최근 원유 위기경보를 3단계 '경계'로 격상했고, 3월에는 국제에너지기구를 통하여 2,246만 배럴을 지원받기로 약속받았다.

유가 인상은 곧 물가인상에 이어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에도 물가가 오르는 상태)까지 나타난다. 1970년대 중동전쟁으로 인한 오일쇼크를 능가하는 사태가 재현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외에도 LNG, 나프타, 헬륨 등 수많은 원자재가 지나는 통로이기에, 전쟁 여파로 인한 봉쇄가 장기화된다면 알루미늄 가격과 반도체 시장 등에도 연쇄적인 타격이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주식시장 역시 요동치고 있다. 주식은 현재 예측되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도 침체될 수밖에 없다. 전쟁의 핵심결정권을 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발언이 나올 때마다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이처럼 미국-이란 전쟁은 기존의 재래식 전쟁을 뛰어넘어 '세계 경제 전쟁의 현실화'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쟁의 장기화는 에너지, 경제, 안보로 이어지는 복합적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세계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이번 전쟁의 향방에 끝까지 촉각을 곤두세울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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