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공과 짜이왈라, 지방행정가, 트위터…서로 닮은 李와 모디 궤적

윤성민, 오현석 2026. 4. 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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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드로우파디 무르무 인도 대통령 주최 국빈 만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소년공과 짜이왈라가 만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움을 느낍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짜이왈라’는 홍차 판매상을 뜻하는 인도어다. 모디 총리는 카스트 계급 중 세 번째인 바이샤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하층 계급 수드라에 가까운 모드 간치 출신이다. 가난했던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기차역에서 차를 팔았다고 한다.

모디 총리는 2021년 유엔(UN) 총회 기조연설에서 “어린 시절 기차역 차 가판대에서 아버지를 돕던 작은 소년이 UN 총회에서 네 번째 연설을 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인도 민주주의의 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소년공으로 공장에서 일했었다. 이 대통령은 소년공 시절 겪었던 산업재해 등 부조리 때문에 변호사가 됐고, 정치인이 됐다고 설명하곤 했다.

어린 시절 어렵게 자란 공통 경험은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공감대를 형성하는 토대였다.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첫 정상회담에서도 어려웠던 어린 시절이 대화의 소재로 올랐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당시 “모디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은 두 사람 모두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에서 태어나 각 나라의 지도자가 되었다며 공감대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 뉴델리 영빈관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뉴스1

두 정상의 정치 궤적을 보면 닮은 데가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치며 지방 행정 능력을 인정받아 대통령에 당선된 것처럼, 모디 총리도 지방 행정가로서 주목받아 총리 자리에 올랐다. 모디 총리는 2001년 구자라트 주(州) 총리에 취임했다. 그는 민영화, 감세 등 경제적 자유화 정책과 제조업 육성 정책으로 구자라트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이 대통령이 기본소득, 지역화폐 등 ‘트레이드 마크 정책’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것처럼, 모디 총리도 ‘구자라트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모디 총리는 13년이나 구자라트 총리를 역임한 뒤 전국적 인기를 발판으로 2014년 인도 총리에 당선됐다.

소셜미디어를 정치적 소통의 핵심 무기로 활용했다는 점도 두 정상의 공통점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때부터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시민의 민원을 듣고, 직접 소통했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X(옛 트위터)를 통해 메시지를 직접 발신한다.

모디 총리는 자신이 총리에 당선된 2014년 총선 때부터 적극적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선거운동에 활용했다. 현재 모디 총리의 X 팔로워 수는 1억600만명이 넘는다. 정상외교 현장에서 상대국 정상과 ‘셀카’를 찍는 ‘셀카 외교’의 시작도 2014년 호주 정상과 셀카를 찍어 트위터에 올린 모디 총리가 원조라는 평가가 많다. 모디 총리는 직접 자신의 이름을 딴 나모(NaMo·Narendra Modi)라는 앱을 만들어 국민과 직접 소통을 하기도 한다. 이 대통령은 21일 오후 2박 3일간의 인도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두 번째 순방국인 베트남으로 향한다.

윤성민 기자, 뉴델리=오현석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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