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협업 나선 지자체들…꿈돌이식 세계관 확장, 계속 통할까 [D:이슈]

전지원 2026. 4. 2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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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는 리브랜딩, 부기는 개방형 협업…꿈씨패밀리는 ‘확장형 IP’로 진화

지자체 캐릭터가 더는 마스코트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오래된 캐릭터를 리뉴얼해 다시 띄우거나, 굿즈와 협업 상품으로 외연을 넓히고, 아예 하나의 IP처럼 키우려는 움직임도 뚜렷해졌다. 그중에서도 대전 꿈돌이는 가족과 관계망을 계속 붙여가는 패밀리 세계관 전략으로 눈에 띄는 사례다. 다만 이 방식이 화제성과 상품성을 키우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정체성 약화나 세계관 피로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확장 자체보다 관리의 문제가 더 중요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전관광공사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관광공사는 이날까지 꿈순이 부모와 반려묘 이름 공모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는 새로 합류하는 꿈순이 부모와 반려묘 3종의 이름을 시민이 직접 제안하는 방식으로, 채택된 이름은 향후 꿈씨패밀리 마케팅과 홍보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미 꿈씨패밀리는 꿈돌이·꿈순이를 중심으로 자녀, 동생, 반려견, 친구 등으로 관계망을 넓혀왔고, 이번 공모 역시 그 세계관을 한 단계 더 확장하는 과정으로 읽힌다. 대전시 관광정책 관계자는 “단순한 마스코트 이미지에서 벗어나 도시 마케팅에 활용하려다 보니 구성이 단단해야 하고, 스토리가 있어야 확장성이 더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성과도 이미 가시화됐다. 대전시에 따르면 꿈씨패밀리 관련 상품 매출은 2024년부터 이달까지 누적 64억 9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시민들에게 인지도나 반응도 긍정적이다. 꿈씨패밀리는 2024년 시민이 뽑은 10대 뉴스 1위, 2025년 민선 8기 3년 성과 10대 뉴스 2위에 올랐고, 같은 해 지방자치 경영대전 대통령상과 한국관광의 별에도 선정됐다. 귀여운 캐릭터를 넘어, 도시 마케팅과 수익 사업 양쪽에서 성과를 냈다.

다른 지자체들도 최근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저마다의 전략을 쓰고 있다. 서울시는 2024년 해치를 15년 만에 리디자인했다. 서울시는 “모바일 비중이 높아지고 캐릭터 시장 트렌드가 바뀌면서 캐릭터를 단순화해 디자인했다”며 “리뉴얼 이후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해치를 알리려 했다”고 말했다. 해치 마스크팩과 뮤지컬, 완구류도 이미 출시돼 있고, 내부적으로는 시민 반응도 좋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여수시 마스코트 장군이·오동이 ⓒ여수시

서울시가 오래된 캐릭터를 시대 감각에 맞게 다시 세웠다면 여수시는 지난해 활용도 저하를 이유로 캐릭터를 손봤다. 여니·수니에서 장군이·오동이로 마스코트를 바꾼 여수시 관계자는 “기존 마스코트가 1998년에 만들어져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 트렌드에 맞춰 개발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 꿈돌이처럼 본격적인 IP 사업까지 확장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부산은 민간과 함께 키우는 개방형 모델을 택했다. 부산시는 마스코트 부기의 저작재산권 무료개방 사업을 2021년부터 시작해 올해 5년째 진행 중이다. 시가 직접 캐릭터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기보다 지역 기업에 무료로 개방해 캐릭터 IP 성장 효과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쇼핑·농심과 협업한 ‘자갈치 부기 패키지’는 프로모션 기간 동안 전년 동기 일반 자갈치 판매량 대비 4배 이상의 실적을 냈고, 대만 팬미팅에는 45명 정원에 450명가량이 신청했다. ‘무료 개방+민간 협업’으로 외연을 넓히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꿈씨패밀리 ⓒ대전광역시청

이렇게 보면 꿈돌이는 서울의 리브랜딩형, 여수의 재단장형, 부산의 개방형 협업 모델과도 차이를 보인다. 대전은 리뉴얼이나 단일 캐릭터 협업에 그치지 않고 패밀리 세계관 자체를 계속 넓히며 이름 공모, 식품·굿즈 협업, 민간 브랜드 연결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냈다.

김주호 배재대 관광경영학과 학과장은 꿈돌이 인기를 두고 “일종의 유산자원, 향수 자원”이라고 봤다. 그는 “젊은 층이 좋아하는 것은 부모 세대가 공감하고 호응해주기 때문”이라며 “헬로키티처럼 부모가 어린 시절 좋아했던 캐릭터를 자녀 세대와 공유하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꿈돌이는 도시에 실제 있었던 기억과 연결되는 도시 정체성 자산”이라며 “반짝 유행으로 끝나는 캐릭터가 아니라 대전이라는 도시와 결부된 자산이기 때문에 다시 소환되고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 측면도 강점으로 꼽았다. 김 학과장은 “예전에는 촌스럽게 보였을 수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2D의 단순하고 강한 디자인이 먹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복잡한 3D 캐릭터보다 선이 단순하고 심플한 캐릭터가 오히려 지금 감각에 맞고, 누구나 쉽게 따라 그리고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예전에는 약점처럼 보였던 요소가 지금은 장점이 됐다”며 “단순함 자체가 경쟁력이 된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만 확장이 무조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족과 주변 인물이 늘어날수록 활용처는 많아지고 상품군도 세분화할 수 있지만, 반대로 시민과 소비자 입장에서는 누가 메인인지 흐려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세계관 자체에 피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패밀리 세계관이 성공 공식을 넘어 과잉 확장으로 읽히는 순간, 지금까지 쌓아온 브랜드 응집력이 오히려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김 학과장은 꿈돌이처럼 단순한 2D 캐릭터가 실제 상품으로 확장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변화라고 봤다. 다만 관공서가 주도하는 사업인 만큼 실제 민간 기업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산업화할 수 있느냐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꿈돌이는 지자체 캐릭터 가운데 보기 드물게 매출과 수상, 시민 반응까지 확보한 성공 사례다. 이제 필요한 건 확장의 속도보다, 늘어난 세계관을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캐릭터를 어디에 쓰며 메인 브랜드를 어떻게 붙잡을지에 대한 전략일 수 있다. 리뉴얼과 협업에 나선 다른 지자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캐릭터를 키우고 있는 지금, 꿈돌이식 세계관 확장 역시 ‘더 늘릴 것인가’보다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의 질문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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