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투어’ 한계 넘는다…여행사들, 플랫폼·투자로 판 바꾼다

심하연 2026. 4. 2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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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매출 반영률 낮아…플랫폼·인프라 투자로 새 먹거리 확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김수지 기자

지난해 주요 여행사들이 실적 회복 흐름을 이어갔지만, 사업 구조 한계는 여전히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음에도 구조적 제약이 지속되면서 여행업계 전반에서 수익 모델 전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2026년 매출 6243억원, 영업이익 669억원이 예상되며, 모두투어 역시 매출 2214억원, 영업이익 224억원 수준이 전망된다. 

다만 이 같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행업 특유의 수익 구조는 한계로 지적된다. 여행사는 고객이 지불한 전체 여행 비용이 아닌 항공·숙박 등 외부 공급자 비용을 제외한 일부만 매출로 인식한다. 패키지 상품의 경우 전체 판매금액 중 약 10~20%만 매출로 반영되며, 항공권 판매는 약 3%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원가 부담은 커지는 반면, 경쟁 심화로 가격 인상은 쉽지 않다. 결국 판매량이 늘어도 수익이 제한되는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이 때문에 기존 패키지 중심 사업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제약 속에서 여행사들은 ‘상품 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투자와 플랫폼 기반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하나투어는 스타트업 투자와 플랫폼 확장을 통해 사업 외연을 넓히는 한편, 패키지 내 중고가 상품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온라인 판매 비중을 높이는 등 수수료 절감과 단가 상승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투자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5개월간 6개 기업과 투자 및 협력 관계를 맺으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에는 액티비티 플랫폼 와그와 테마 여행 기업 피피티투어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 각각 2대 주주에 올랐고, 앞서 여행 콘텐츠 기업 클투 투자와 일본 H.I.S와의 전략적 제휴도 추진했다. 

해외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필리핀 아보엑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네팔 차우다리 그룹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투자는 싱가포르 투자 법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현지 기업 발굴과 협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바운드’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모두투어는 상품 구조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모두투어는 프리미엄 패키지 상품 비중 확대를 통해 평균판매단가(ASP)를 높이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매출의 대부분이 여행알선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구조 속에서 고부가 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이다.

동시에 외부 자본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모두투어의 경우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지분을 14.44%까지 확대하며 최대주주와의 격차를 좁히는 등 투자 기반 변화가 진행 중이다. 외부 자본을 통한 사업 확장 가능성과 플랫폼 연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흐름으로 해석된다.

롯데관광개발은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중심으로 카지노·호텔·여행을 결합한 사업 구조를 구축했으며, 관광 콘텐츠와 공간을 직접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산업 환경 변화도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과 콘텐츠 기반 정보 확산으로 자유여행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패키지 중심 모델은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격보다 경험과 콘텐츠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여행사 역시 기획·플랫폼·콘텐츠 역량 확보가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행사들의 전략은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며 “한쪽에서는 플랫폼과 스타트업 투자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외부 자본 유입이나 관광 인프라 확보를 통해 수익 기반을 넓히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단순 상품 판매에 머물렀던 여행사가 이제는 플랫폼, 콘텐츠, 공간을 결합한 종합 관광 사업자로 전환되는 국면”이라며 “여행상품 가격은 경쟁 구조상 빠르게 인상하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경쟁이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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