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 도발 엄중 시기에 동맹 불신 부른 통일부 장관

북한의 대남 무력 도발이 날로 정교해지고 있다. 지난 19일 발사한 ‘화성포-11라’형 전술탄도미사일은 집속탄과 파편지뢰 탄두를 장착해 단 한 발로 축구장 18개 면적을 초토화하는 살상력을 과시했다. 북한은 올해 총 7차례, 올들어서만 4차례 핵 탑재 가능 미사일을 쏘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거리 140㎞에 광범위한 타격력을 갖춘 재래식 무기체계까지 연달아 실험하는 것은 북한의 수도권을 겨냥한 ‘맞춤형 살상’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처럼 엄중한 상황에서 미국이 대북 위성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하는 등 한·미 정보 공유 체계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그 계기가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국회에서 북핵 관련 기밀 정보를 공개적으로 발언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하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문제가 된 구성(평안북도) 핵 시설 관련 정보가 미국 측으로부터 취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출처가 중요한 건 아니다. 아직 공표되지 않은 미공개 정보를 먼저 말한 것은 상대방에게 우리가 이만큼 알고 있다고 정보 역량을 스스로 노출시킨 결과가 된다. 정보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 장관은 어제 “정책 설명을 정보 유출로 몰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으나 굳이 구성 핵 시설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정책 설명을 할 수 있었다.
미국 측이 이번 사태에 특히 민감한 것은 그간의 정 장관 언행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 장관은 그동안 비무장지대(DMZ) 출입통제권 회수와 한·미 연합훈련 축소 등을 주장하며 미국 측과 불협화음을 일으켰고, 이 과정에서 불신이 쌓였을 가능성이 크다. 잘잘못이 누구에게 있건 동맹 간에 불신이 증폭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문제는 이러한 균열이 실질적인 안보 공백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현재 중동 사태 등으로 미국의 한반도 방어 자산 일부가 이동 배치된 마당에 정보 공유마저 축소되면 대북 감시태세 약화는 피할 수 없다. 북한은 바로 이런 틈새를 노려 더욱 과감하고 영리하게 도발 수위를 높여갈 것이다. 정 장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남북 대화론자이자 평화주의자다. 하지만 남북 화해와 평화를 중시할수록 언행에 각별히 유념해 우리 안보의 최후 보루인 동맹에 손상이 가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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