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사 엑소더스에 미제 사건 급증…이것이 검찰 개혁인가

검사 퇴직이 늘면서 결론을 내지 못한 미제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검찰을 떠난 검사가 역대 최다인 175명이었는데, 올해 들어서만 66명이 퇴직했다. 이런 영향 등으로 검사 1인당 미제 사건 수는 2024년 말 73.4건에서 지난해 11월 말 135.7건으로 1.8배 불어났다. 1인당 500건이 넘는 곳도 있다. 이쯤 되면 정상적인 사건 처리와 공소 유지가 어렵다고 봐야 한다.
검찰로 간 사건 대부분은 민생과 직결된 것이다. 사건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국민의 권리 침해로 이어진다. 이를 두고 정부·여당이 주도한 ‘검찰개혁’의 부작용이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제 사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이라면 어떤 개혁도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

대책이 없는 게 아니다. 우선 특검에 검사와 검찰 수사관을 대거 파견하는 것부터 재고해야 한다. 특검에 많은 인력을 보내면 일선 업무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3대 특검과 상설특검(쿠팡 및 관봉권 띠지 분실)에 이어 종합특검이 진행되고 있는데 여당 내에선 조작기소 특검까지 언급하고 있다. 정작 검찰의 사건 처리 기능을 마비시키면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특검을 남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런 상황엔 검찰 수뇌부 책임이 무겁다. 구성원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검찰 조직의 리더십은 실종된 지 오래다. 검찰은 윤석열 정부 시절 김건희 여사 사건 처리 과정에서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 현 정부 들어선 대장동 사건에서 항소 포기를 하면서 검찰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했다는 비판까지 자초했다. 최근 조작기소 국정조사에 평검사들이 대거 증인으로 불려가는 상황인데도,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사실상 수수방관했다. 이렇게 하고도 일선 검사들에게 사명감을 갖고 일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고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로 10월 공소청이 출범하면 사건 처리는 더 혼선을 빚고 선량한 국민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정부·여당은 수사·기소 체계 개편의 속도와 방식을 재점검하고, 민생 사건을 제때 처리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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