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 갭투자 21%로 급감…“고급 오피스텔·빌라만 남았다”
올해 서울 부동산 거래 중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비중이 예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21.2%에 그쳤다. 지난해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아파트 갭투자를 차단한 데 따른 효과다. 일부 갭투자 수요는 고급 빌라·오피스텔 등 대체 투자처로 옮겨가 남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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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갭투자 21%…오피스텔 등 일부만 남아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서울 지역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를 보면 지난달 말까지 체결된 올해 부동산 거래 중 임대보증금 제출 비율은 21.2%였다. 이는 주택 매수 자금 중 일부를 임대보증금으로 냈다는 것으로, 갭투자를 했다는 의미다.
이는 2020년(51.6%)·2021년(54.6%)·2022년(56.9%) 등 서울 거래의 절반 이상이 갭투자였던 흐름과 비교하면 반 토막 넘는 수준의 급감이다. 지난해(37.2%)와 비교하면 16% 포인트 감소했다. 세입자가 낸 전세보증금으로 매매 대금 상당을 메꾸고 나머지(갭) 자금으로만 집을 사는 방식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실거주 1주택 중심 부동산 정책이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에서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아파트 및 동일 단지 내 아파트가 1개 동 이상 포함된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구입 시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적용했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규 갭투자가 차단되는 계기였다.
토지거래허가제 실시에도 갭투자가 일부(21.2%) 남은 건 규제 사각지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피스텔이 대표적이다. 주택법상 준(準) 주택이어서 토지거래허가 규제를 받지 않아 갭투자가 가능하다. 또 10·15 대책상 ‘동일 단지 내 아파트가 1개 동 이상 포함된 빌라’가 아닌 빌라 상당수가 규제 적용 대상에서 벗어났다.
또 경매나 증여 등으로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갭투자가 가능한 여지가 있다. 법원 절차를 거치는 경매나 자녀 등에게 무상으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증여는 상대적으로 투기가 끼어들 공간이 적기 때문이다. 투기성 매매를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토지거래허가제 도입 취지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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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24% 빠질 동안 송파는 2%…한강벨트선 갭투자 계속
이렇게 일부 남은 사각지대에서도 지역별로 갭투자의 차이점은 나타났다. 25개 구 전체에서 갭투자 비중이 줄어든 가운데, 하락 폭은 외곽일수록 컸다. 올해 노원구에서의 갭투자 비중은 3.3%로 전체 최하위였다. 지난해 27.0%에서 23.7% 포인트 급감한 것으로 감소 폭 역시 가장 컸다. 이어 도봉구(7.3%)·구로구(8.0%) 순으로 낮았다.
외곽에선 사실상 실거주자만 매매한 것과 달리, 광진구는 올해 갭투자 비중이 46.5%로 가장 높았다. 다른 지역과 달리 지난해(51.3%)보다 소폭 하락했다. 오피스텔과 빌라 등 갭투자 가능 물량이 많은 데다 강남권과 가깝고, 한강변을 낀 자양동 재개발 구역 내 빌라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미래의 한강변 아파트를 기대하는 수요가 몰리는 사실상 마지막 갭투자 지역”이라고 했다.
광진구에 이어선 용산구(37.7%) 비중이 높았고 강남구(27.5%)·서초구(31.6%)·송파구(28.0%)도 전년 대비 하락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며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송파구는 전년 대비 1.7%포인트밖에 안 떨어졌다. 유엔빌리지(용산구)·타워팰리스(강남구)·시그니엘(송파구) 등 고급 오피스텔·빌라가 많고 증여가 활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체적으로 갭투자 비중이 떨어지면서도, 상승 여력이 기대되는 초고가 시장에선 여전히 갭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의 갭투자 제한 정책으로 투기 수요를 일부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초고가 빌라·오피스텔에서 이뤄지는 갭투자에 대해선 제도적 보완을 통해 제도 원칙을 확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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