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입원 적정' 썼는데"…실손보험 의료자문 왜곡 의혹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하지정맥류 수술 이후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의료자문' 과정에서 자문의의 소견서가 정반대로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권용진 의약주권 환자·소비자연대 정책위원장(서울대병원 교수)은 "보험사나 의료자문 중개업체가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내용을 바꿨을 가능성은 낮다"며 "금융감독원은 즉각 현장 조사에 착수해 누가, 왜 자문 내용을 변경했는지 책임 주체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험사가 의료 판단에 개입·통제할 수 있는 구조 지적
의약주권연대, 실손 부지급 사례 전수조사·시스템 개편 촉구
하지정맥류 수술 이후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의료자문' 과정에서 자문의의 소견서가 정반대로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환자·소비자단체는 이를 실손보험 가입자 4000만명의 신뢰를 저버린 '대국민 사기 정황'으로 규정하고 금융당국의 즉각적인 전수 조사를 촉구했다.

'의약주권 환자·소비자연대'와 대한정맥학회는 2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소비자연맹 서울시지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험사의 의료자문 결과가 원문과 다르게 변조된 구체적인 사례와 증언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안성현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자신이 작성한 의료자문서와 환자가 받은 의료자문결과 안내문을 직접 공개하고 "보험사로부터 의뢰받은 자문에서 '1일 입원 치료가 적정하다'는 의견을 냈으나, 환자에게 전달된 안내문에는 '입원이 불필요한 행정적 처리일 뿐'이라는 정반대의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특히 환자에게 전달된 부정적 문구는 제가 과거 다른 사례에서 썼던 표현이 그대로 복사돼 삽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가의 의학적 판단이 보험사의 입맛에 맞게 재구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왜곡이 가능한 배경으론 보험사와 자문의 사이에 개입하는 '의료자문 중개업체'의 폐쇄적인 구조도 지목됐다. 현재 의료자문서가 수정이나 편집이 가능한 문서 형태로 오가고 있어 중간 과정에서 문구를 삽입하거나 편집해도 이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실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소비자 A씨(56·여)는 "처음 보험사 자문 결과 '입원 적정성이 없다'는 통보를 받고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결국 직접 다른 대학병원을 찾아 동시 자문을 받은 끝에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처음부터 보험사가 자문서를 왜곡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번 문제는 A씨의 제3 의료기관 자문을 맡은 또 다른 의사가 A씨의 앞선 의료자문결과 안내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안 교수 본인에게 그 내용을 직접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의료자문서에는 자문 의사의 실명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서로 알 수 없지만, 특정 병원이나 질환의 경우 의사 풀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짐작이 가능하다. 안 교수는 이 사실을 정맥학회에 알렸고, 학회는 유사 사례가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사안을 공론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태식 대한정맥학회 이사장(고대구로병원 교수)은 "통계적으로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 또는 일부 지급이 계속 늘고 있는 것은 의료자문이 보험금 지급 거절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보험금 분쟁이 아니라 보험사가 의료 판단에 개입하고 통제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건"이라며 "국민 안전망인 실손보험의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학회와 연대 측은 이날 금융당국과 국회에 ▲의료자문 원본의 전면 공개 ▲자문 실명제 도입 ▲제3의 독립적 의료심사심의기구 설치 ▲자문서 수정·편집 금지 및 이력 관리 ▲부지급 사례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즉각적인 전수조사 등 다섯 가지 핵심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들은 또 이번 사안의 본질을 '자문의견 변경의 책임 주체'로 규정하며 보험사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권용진 의약주권 환자·소비자연대 정책위원장(서울대병원 교수)은 "보험사나 의료자문 중개업체가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내용을 바꿨을 가능성은 낮다"며 "금융감독원은 즉각 현장 조사에 착수해 누가, 왜 자문 내용을 변경했는지 책임 주체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자문 의견이 수정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과 환자가 자문 주체를 확인할 수 있는 투명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독립적인 제3자 심사기구의 도입 필요성도 제기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하이닉스 투자해 7억 번 부모님, 집 한 채 사주겠지?"…공무원 글에 '부글'
- 고유가 지원금 받아도 1인당 30만원 또 준다…18일부터 신청 '이 지역' 어디?
- 월세 받고 에쿠스 타며 '기초수급자' 행세…수천만원 수령한 70대 징역형
- "남편보다 내가 젊고 몸도 좋아, 이혼해"…헬스트레이너와 아내의 수상한 대화
- "제발 그만 사가라" 비명까지…일본인들 한국서 싹쓸이 한다는 '이것'
- "헬스장 안 가도 됩니다"…고혈압 낮추는 데 가장 좋은 운동
- "일본서 이게 무슨 망신"…간 큰 한국인, 1만번의 수상한 행적
- "바보나 조센징도 하는 일"…혐한 논란 휩싸인 日올림픽위 부회장, 결국 사임
- 무심코 브이포즈로 '찰칵'…"개인정보 다 털린다" SNS서 퍼진 경고
- “차 맛이 왜 이래?”… ‘쓴맛’ 강해진 이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