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라 믿고 있는 유아 아동식의 미신 깨야 한다"

박정우 2026. 4. 20. 13:3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기 육아> 저자 '우주맘' 김슬기씨

[박정우 기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알겠지만 최근 스레드와 인스타그램 등 SNS는 그야말로 '식단 전쟁터'다. 한쪽에서는 채식과 과일, 통곡물의 이점을 설파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육식과 지방 섭취의 필요성을 외친다. 이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이른바 '우주맘'이 있다. 그는 아이에게 고기를 충분히 먹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온라인상에서 열광적인 지지와 거센 비판을 동시에 받는 인물이다.

영양사도, 의사도 아닌 그가 영양학 콘텐츠 쪽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유는 명확하다. 단순히 개인의 경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최신 영양학 논문과 방대한 문헌을 근거로 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7만인 우주맘은 언제나 압도적인 공부의 양을 바탕으로 빈틈없는 논리를 구축한다.

최근 출간된 저서 <고기 육아>는 그 치열한 연구의 결과물로, 아이의 먹거리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부모들에게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지난 18일, 우주맘 김슬기씨를 만났다.
 김슬기(우주맘) 씨
ⓒ 김슬기
"영양 이론과 실전을 담으려 한 책"

- 최근 유아·아동 식단을 다룬 책 <고기 육아>를 출간했다. 책 내용을 소개해 달라.

"이 책은 그동안 내가 공부해 온 영양학의 이론과 실전을 망라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최신 영양학을 근거로 건강한 식단의 원칙을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이야기한다. 그 다음 이 원칙을 식탁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식단 예시와 레시피를 함께 담았다.

이 책에 실린 이론과 레시피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함께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른에게 나쁜 음식은 아이에게도 나쁘고, 아이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영양 교육은 부모가 같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이 책을 만들었다. <고기 육아>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고, 또 아이에게는 어떻게 먹여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고기 육아>는 아이들을 위한 건강한 식단의 원칙과 그 원칙을 바탕으로 한 레시피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같은 기관의 전반적인 식단 지침에 관해서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문제라고 보나?

"영양 지침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금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비율을 맞추는 데만 초점을 두는데, (정부 지침에 따라 만들어진) 실제 어린이집 식단표를 보면 탄수화물 비중이 60~70%에 이른다. 이 자체도 문제인데 그 비율만 맞으면 무엇으로 채우는지는 크게 따지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밀가루 음식이나 국수, 떡, 시리얼같이 혈당을 크게 올리는 것들도 포함된다.

두 번째는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너무 자주 준다는 점이다. 보통 아이들은 집에서 아침을 먹고 등원할 텐데, 아침 간식으로 죽이 나오는 걸 보고 놀랐다. 점심도 탄수화물 위주로 나오고, 오후 간식으로는 초가공식품이 제공된다. 결국 아이들은 하루에 네 차례나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식사를 하게 된다. 총체적 난국이다. 탄단지(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율도 문제고, 구성도 문제고, 횟수도 문제다."

"영양사도 구조 안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

- 기관 급식은 영양사들이 나름의 기준과 지침에 따라 구성할 텐데, 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일까?

"영양사 입장에서는 국가 영양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 탄수화물 비중은 60~70%로 맞추고, 포화지방 섭취는 낮추고, 나트륨은 줄이라는 식의 기준 말이다. 설령 여기에 문제의식을 느끼더라도 국가 정책이 이렇게 정해져 있으면 따를 수밖에 없다. 미국처럼 식이 지침 자체를 손보는 본질적인 변화가 없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실제로 이 문제를 고민하는 영양사들도 있다. 그런 분들은 식단 구성을 최대한 좋게 가져가려 노력하지만, 역시 한계는 분명하다.

또 하나는 예산의 문제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2026년 기준 어린이집 1인당 식품비는 약 3150원(경기교육청 '2026년도 어린이집 급식비 지원 계획'), 초등학교는 3735원(충북교육청 발표 자료 기준) 수준이다. 나는 이 숫자를 볼 때마다 우리나라가 과연 아이들의 영양에 정말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식단을 더 건강하게 짜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 나 또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데, 어린이집 식단에 초가공식품이 너무 자주 사용되는 건 문제가 아닌가 싶다. 작가님께서 국민청원에 어린이집 초가공식품을 금지하자는 청원을 올렸다가 부모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개인적으로 좀 놀랐다. 오히려 열렬한 응원을 받을 줄 알았다.

"찬반의 정확한 비율까지는 알지 못한다. 찬성하는 분들은 동의했고, 반대하는 분들은 동의하지 않았을 테니까. 다만 엄청난 비난을 받긴 했다. 그 반응에는 여러 층위가 있었는데, 하나만 소개하면 무엇이든 많이 먹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이를테면 학부모들 가운데 아이가 하교 후 집에 와서 밥을 찾으면 학교에 항의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건강한 메뉴라도 아이가 잘 먹지 않으면 잘못된 식단으로 여기고, 반대로 초가공식품이나 레토르트, 튀김 위주의 음식이라도 아이가 많이 먹기만 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 팔로워 중 한 분도 어린이집 학부모위원회에서 초가공식품을 식단에서 빼자는 안건을 냈지만, 전원 반대로 무산됐다고 했다. 지금 현실이 그렇다."

- 그렇다면 기관의 식단은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나?

"첫째, 초가공식품을 아이들에게 보상처럼 제공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 어른 입장에서는 아이를 통제하기 쉬운 방법일 수 있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이는 보상회로를 자극할 뿐 아니라 초가공식품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 가정에서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기관에서도, 어린이 전문병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비타민 사탕도 사탕이다.

둘째, 식단에 초가공식품이 일상적으로 포함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 짜 먹는 요구르트, 향료가 들어간 우유, 첨가물이 많은 음료, 당이 가득한 요구르트, 빵, 케이크, 인스턴트 핫도그 같은 것들이 아이들 식탁에 너무 자주 올라온다.

이런 음식들은 아이들 몸에 필요한 영양을 주는 게 아니라 독을 주는 것과 같다. 마지막으로 그 자리를 아이들에게 필요한 동물성 식품으로 채워야 한다. 식판을 예로 들면, 밥이 차지하던 자리에 양념하지 않은 고기가 들어가는 식이다."

- 그렇다면 가정에서 어떻게 먹여야 하는지에 관해서 좀 짚어보자. 정제 탄수화물이 몸에 좋지 않다는 점은 이제 비교적 널리 알려졌지만, 오트밀이나 통곡물은 여전히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데 작가님은 '오트밀을 버리라'고 말했다. 관련해 설명해 주신다면?

"많은 부모가 오트밀을 건강식이라고 생각하며 아이 아침으로 오트밀 포리지 같은 것을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통곡물이 건강식으로 알려진 배경에는 식이섬유로 둘러싸여 혈당을 천천히 올리고, 그 안에 영양분도 들어 있기 때문에 몸에 이롭다는 '상식'이 있다.

하지만 실제 연속 혈당측정기로 비교해 보면 통곡물을 먹을 때와 흰쌀밥을 먹을 때 혈당 차이가 아주 크지 않다. 설령 혈당이 조금 천천히 오른다고 해도, 결국 들어온 당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오트밀을 비롯한 통곡물의 껍질을 이루는 불용성 식이섬유는 아이들의 미숙한 장에 물리적 부담을 줄 수 있다.

또 하나는 항영양소의 문제다. 식물은 동물처럼 포식자를 피해 도망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일종의 화학물질을 지닌다. 이런 성분은 장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원래 흡수되어야 할 미네랄과 결합해 흡수를 방해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몸 안에서 결석 형성에 관여할 수도 있다. 어쩌다 한번 먹을 수야 있겠지만 건강하다고 생각해서 매일 먹는 것은 곤란하다."

"좋은 지방은 동물성 지방"

- <고기 육아>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것 중 하나가 기름인데, 좋은 기름은 무엇인가?

"버터, 기버터, 라드(돼지기름), 텔로(소기름) 같은 동물성 기름이 중요하다고 본다. 포화지방은 세포막의 형태와 기능을 유지하고 호르몬을 만드는 등 여러 역할을 한다. 식물이지만 코코넛 오일과 아보카도 오일도 포화지방이 많다."

- 작가님께서 나쁜 기름으로 꼽는 것이 카놀라유 같은 씨앗기름(현미유, 콩기름, 해바라기씨유, 포도씨유 등)이다. 그런데 카놀라유야말로 아이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기름이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많다. 오메가3 지방산이 많고 오메가6 지방산 비율도 나쁘지 않다는 이유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카놀라유는 분명히 좋지 않은 기름이다. 왜 그런지에 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웃음), 오메가3와 관련해 물으셨으니 그 부분만 말씀드리겠다. 오메가3가 우리 몸에 들어와 유익하게 작용하려면 변질되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 그런데 카놀라유는 제조 과정에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오메가3 같은 고도불포화지방은 산소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메가3 영양제를 살 때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다. 보통 빛과 공기를 차단할 수 있게 포장되어 있고, 한 알씩 개별 포장된 경우도 많으며, 어떤 제품은 아이스팩과 함께 배송되기도 한다. 그만큼 쉽게 산화된다. 게다가 카놀라유는 보통 불에 닿는 요리를 할 때 사용하지 않나. 오메가3가 변질되지 않을 수 없다."
 사골 도가니 스지탕
ⓒ 김슬기
 엄마표 브런치 레시피
ⓒ 김슬기
- 또 하나 눈에 띄는 대목은 무염·저염에 대한 문제 제기다. 많은 부모 사이에서 24개월 이전에는 무염이 원칙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식재료 자체에 나트륨이 들어 있으니 굳이 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정말 놀랐다. 만약 동물 내장을 포함해 고기 중심으로 이유식을 한다면, 이 주장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을 수 있다. 동물성 식품에는 어느 정도 나트륨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식 이유식은 어떤가. 대개 쌀이 기본이고, 그 다음으로 채소가 많이 들어가며, 고기는 상징적으로 조금 넣거나 거의 넣지 않는다. 쌀과 채소에는 나트륨이 거의 없다. 또 중요한 것은 나트륨과 칼륨의 비율인데, 한국식 이유식은 나트륨은 적고 칼륨은 많은 편이라 그 균형이 깨진다.

그래서 한국식 이유식이라면 오히려 더 간을 해줘야 한다. 나트륨이 우리 몸에 미치는 다양한 역할을 생각할 때 24개월 이전이든, 그 이후든 무염이나 저염은 명백하게 좋지 않다. 그렇다고 고염을 하자는 게 아니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건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저염이 아니라, 적정염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 보통 부모님들이 아침을 어떻게 차려야 할지 어려워 하는 것 같은데 관련해서 <고기 육아>에 실린 레시피 중 몇 개를 소개해 준다면?

"첫 번째는 고깃국이다. 고깃국만큼 아이 건강과 면역을 지원하고 하루를 든든하게 시작할 수 있는 메뉴가 또 있을까 싶다. 자기 전에 슬로쿠커에 재료들을 넣고 돌리기만 하면 되니 이보다 간단하기도 어렵다. 만약 슬로쿠커가 없다면 약한 불에 3~4시간 정도 은근하게 끓이면 된다. 국으로 우러나온 고기의 영양이 아이의 하루를 책임질 것이다.

두 번째는 일종의 브런치 메뉴다. 다만 시중의 햄, 소시지, 베이컨은 질이 낮은 고기를 쓰거나 당분과 합성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어떤 제품을 고르느냐가 중요하다. 방목 육류를 원료로 하고 불필요한 첨가물 없이 만든 가공육,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빵 등을 적절히 활용하면 비교적 간편하면서도 좋은 아침 식사를 차릴 수 있다."

-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먹이고 싶은 부모들에게, 이것만은 꼭 바꾸라고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식단을 바꾸는 게 엄청난 결심이나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나는 그보다 감정의 벽을 넘는 일이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특히 유아·아동식과 관련한 내용은 거의 미신이나 신화에 가깝다. 과연 이게 옳은지 검증하지 않고, 의문을 갖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식단을 바꾸려면 스스로 확신이 있어야 하고, 그 확신은 결국 공부에서 나온다. 나는 아이를 먼저 바꾸려 하기보다 부모 자신부터 바꾸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직접 공부하고, 자신의 식단을 바꿔 보고 몸의 변화를 느끼면 자신감이 생기고, 남들이 뭐라고 하든 크게 흔들리지 않게 된다.

<고기 육아>를 읽게 된다면, 무엇보다 먼저 부모 자신에게 적용해 보셨으면 한다. 원칙을 이해한 뒤 책에 나온 레시피대로 2주 정도라도 먹어보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변화가 좋다고 느껴진다면 그 다음에 아이에게 적용하면 된다. 그렇게 접근하면 생각보다 별로 어렵지 않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