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독립50대] 50대에 난생처음으로 오디션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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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영 기자]
고양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고양시 공식 거리공연단체 '고양 버스커즈'에서는 악기, 밴드, 노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약 160여 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매주 주말 일산 호수공원, 레이킨스몰, 라페스타 등지에서 시민들을 위한 거리공연을 선보인다. 일상 공간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그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기 위한 고양시의 거리공연 활성화 사업의 일환이다.
취미로 시작했던 일이 영혼의 단짝이 된 지금, 우리 회원들에게 가장 소중한 갈증 중 하나는 음악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연 무대였다. 그런 우리에게 고양 버스커즈 도전은 기회이자, 어쩌면 소명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처음 우리 협회 단장이 고양 버스커즈 오디션에 함께 하자고 제안했을 때, 설렘과 걱정이 동시에 몰려왔다. 버스킹이라니, 그건 아티스트의 행위 아닌가. 한국식 오카리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정기 공연을 진행하며 간간히 야외 공연도 참여했었지만, 버스커즈 라이선스를 갖고 상설거리공연을 보장받는다는 건 다른 영역의 일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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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 상반기 고양버스커즈 오디션 모집 공고1 |
| ⓒ 고양버스커즈 |
학예회 때 마음을 조이며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긴장인지 상기인지 모를 낯으로 오디션 심사위원 앞에 선 순간, 쿵쾅쿵쾅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렇게 연습했는데도 바로 내 눈에 비치는 내 손가락의 미세한 떨림을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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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 상반기 고양버스커즈 오디션 모집 공고2 |
| ⓒ 고양버스커즈 |
"버킷리스트를 하나 이뤘어요!"
그녀는 학창 시절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자신의 꿈을 접고 교사가 되고 현재 모 초등학교 교감으로 재직 중인 그녀는 오디션을 보는 게 꿈이었단다. 25년여의 교직 생활 속에 꾹꾹 눌러두었던 꿈을 펼쳐 보일 수 있는 기회, 그녀에게 이번 오디션은 그런 의미였다. 나도 내가 오디션을 보리라곤 상상조차 못 했으니, 삶이란 함부로 예단할 수 없는 일이다.
"아까 심사위원 말은 이번에 어렵단 말이겠지?"
"보완할 부분만 수정하면 다음엔 붙여준단 뜻이지 않을까요?"
심사위원의 마지막 멘트를 곱씹으며 설왕설래하던 우리에게 멤버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선배님이 결론을 내려주셨다.
"아무려면 어때? 이번에 안 되면 다음에 또 하면 되지! 우린 재수 없는(낙방 후 다시 시험 볼 일 없는) 팀이잖아!"
'재수 없다'는 말이 그리 정답게 들릴 수가 없었다. "우린 재수 없는 팀이에욧!" 하며 아이돌 소개를 흉내 내는 내 어투에 모두들 까르르 웃었다. 진짜 '재수' 없는 오디션 결과를 맞이 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이 나이에도 여전히 도전의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이런 재수는 옴 붙어도 좋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스토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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