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무혐의 후 숨진 10대 여성…경찰 ‘법왜곡죄’ 고발인 조사

성폭행 피해를 신고한 10대 여성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 후 숨진 사건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법왜곡죄로 고발한 건에 대해 경찰이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0일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 사무총장을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안산단원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과 여성청소년과장을 직권남용·명예훼손·법왜곡 혐의로, 안산단원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4일 영등포서에 사건을 배당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고발인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 사건은 10대 여성 A씨가 (자신이 일하는 가게) 사장 B씨에 의해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건”이라며 “당시 피해 여성은 술을 마셨기 때문에 심신미약 상태라 할 수 있다. 사장 주장처럼 ‘합의 하의 관계’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10월이 되면 검찰청이 폐지되고 경찰 수사에 무게가 실리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이 어떻게 경찰을 믿겠느냐”며 “경찰의 명예가 걸린 사안인 만큼 고심 끝에 법 왜곡죄로 고발을 결정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2월 경기 안산시 한 주점에서 근무하던 중 40대 사장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준강간 혐의로 신고했다.
사건 당일 이들은 새벽 영업을 마친 뒤 술자리를 가졌고, 동석자들이 모두 귀가한 뒤 단둘이 남은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당일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시고 기억을 잃었는데 B씨가 성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A씨가 항거불능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지난 2월 18일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A씨는 해당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의 이의 신청서를 남긴 뒤 지난 2월 21일 숨졌다.
경찰은 A씨의 이의 신청에 따라 사건을 검찰로 넘겼고 검찰은 지난달 16일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B씨의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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