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아프고 기능 떨어진 발...생체역학 기초해 건강 회복 돕죠

한은정 2026. 4. 2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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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여러분은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으며 발을 혹사하고 있지 않나요. 우리 몸을 지탱해 주고, 제대로 서 있기 위해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 중 하나가 발입니다.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를 만큼 중요한 기관이지만 관리는 소홀하기 쉽죠. 요즘엔 어린이들도 발로 인한 문제를 겪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자신의 발보다 작은 운동화나 발에 무리가 가는 높은 굽 혹은 낮은 신발 등 건강을 해치는 신발을 즐겨 신다 발 모양이 비정상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인데요. 발에 이상이 생겨 바른 자세로 걷지 못하게 되면 관절이나 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죠.

왕선재(왼쪽)·유시현 학생기자가 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기능성 신발 및 발 교정구를 설계·제작하는 직업 페도티스트에 대해 알아봤다.


발 건강과 관련해 ‘페도틱(pedorthotic)’이란 학문이 있습니다. ‘발’을 뜻하는 그리스어 ‘ped’, ‘교정하는’을 뜻하는 영어 ‘orthotic’의 합성어로 발의 선천적인 장애, 과사용에 의한 변형, 질환에 의한 통증과 상해 등으로 발의 기능이 떨어져 보행에 어려움이 있을 때, 발의 문제점을 개선하거나 경감시키기 위한 의료분야죠. 특수하게 인체공학적으로 신발을 디자인·제작·변형하고 깔창(insole), 발 보조기(orthotics) 등을 제작·수정하여 아프고 기능이 떨어진 발을 회복시키기 위해 연구하는 학문으로 일종의 ‘신발 클리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에서 생체역학을 기초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치료용 발 보조기, 정형용 교정장치, 기능성 신발 개발회사인 바이오메카닉스를 찾았다.


페도틱에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을 나타내는 영어 ‘ist’를 합친 페도티스트(pedorthist)는 한마디로 ‘신발 교정전문가’. 발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기능성 신발 및 발 교정구를 설계·제작할 수 있도록 훈련받고 이를 사용해 치료하는 전문가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발 건강을 책임지는 페도티스트 직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한국 페도틱의 선구자, 박인식 페도티스트(한국페도틱협회 회장)를 만나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치료용 발 보조기, 정형용 교정장치, 기능성 신발 개발회사인 바이오메카닉스를 찾았습니다.

석고본을 처방에 맞게 다듬어 발 모양을 만들고 변형시키는 작업을 한다.


박 페도티스트가 페도틱에서 활용하는 발 교정기구는 일반적인 깔창과는 다르게 발의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전신 균형을 분석해 족부를 정렬하는 맞춤 치료라며 보통 수작업으로 많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어요. 먼저 환자의 발 상태와 관절 및 발의 각도와 치수 등을 측정해서 확인한다고 했죠. 발에 기형이 있으면 석고로 발의 형태를 뜨는데요. 병원에서 환자의 발 석고본을 떠 오면 이곳에서 다듬어 발 모양을 만들고 지시서에 맞춰 보정기구를 제작합니다. “석고본이 쫙 들어와 있죠. 이걸 분류한 다음 처방에 맞게 다듬어 발 모양을 만들고 변형시키는 작업을 하는데, 골반이 틀어져 있으면 그것도 다 조정해줘야 하죠. 안경원에서 안경에 도수를 넣고 조절해서 시력을 맞춰주는 일과 비슷한 거예요.”

제작실 한켠에서 몰딩 작업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제작실 한켠에서는 석고본 변형 작업을 하고 있었죠. 그런 다음 개인별 맞춤으로 플라스틱을 갈아내고 몰딩해서 모양을 잡아준 뒤 연마실에서 다듬고 패킹해서 완성된 보정기구는 각 병원으로 들어갑니다.

병원에서 환자의 발 석고본을 떠 오면 이곳에서 다듬어 발 모양을 만들고 개인별 지시서에 맞춰 보정기구를 제작한다.


“최종적으로 교정된 발본에 맞춰 플라스틱 바닥을 만들어주는 거죠. 처방대로 안짱다리를 혹은 평발을 고치고 싶다면 그거에 맞춰 다 갈아야 해요. 인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깔창을 치료가 될 수 있게 전문적으로 만들죠.”

다리 길이 차이가 있는 사람을 위해 신발굽의 길이가 다른 게 인상적인 신발. 길이를 맞춰주고 제대로 걷게 하는 것도 페도티스트의 중요한 일이다.


신발 공장에선 슈메이커들이 열심히 신발을 만드는 전체 공정 과정을 둘러봤습니다. 장애인용 신발도 볼 수 있었는데 신발굽의 길이가 다른 게 인상적이었죠. 다리 길이 차이가 있는 사람을 위해 길이를 맞춰주고 제대로 걷게 하는 것도 페도티스트의 중요한 일이라고 했어요.

박인식 페도티스트가 측정도구로 소중 학생기자단의 발을 간단하게 검사해줬다. 이를 통해 평발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보행 및 족부 3D 측정 시스템도 살펴봤어요. “장애인들이 찾아오시면 신발을 만들기 위해 검사하는 곳이죠. 예전엔 손으로 다 했지만 요즘엔 3D 스캔을 해서 동작 분석을 하기도 해요.” 박 페도티스트가 소중 학생기자단의 발을 간단하게 측정해줬습니다. 먼저 왕선재 학생기자가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바지를 걷어 올렸어요.

박인식 페도티스트가 측정도구로 소중 학생기자단의 발을 간단하게 검사해줬다. 이를 통해 평발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선재 학생기자의 발을 보자마자 박 페도티스트가 “평발이 있군요. 뼈 배열이 발목이 이제 안쪽으로 밀려 들어가 있어요”리고 말했죠. 이학적 검사를 위해 선재 학생기자가 잠시 침대에 엎드렸죠. “원래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검사를 다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냥 간단하게 보는 거고요. 약간 팔자걸음이네요.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는 증상인 무지외반증이 시작되고 있네요.”

유시현 학생기자는 보행 및 족부 3D 측정 시스템에 올라가 측정해봤습니다. 박 페도티스트는 발목이 꺾여있는 게 심한 평발이라며 요즘 많은 학생이 평발이라고 덧붙였어요. 박 페도티스트가 소중 학생기자단을 위해 간단하게 응급 처치를 할 수 있는 상업용 발 보조기, 일명 깔창을 선물했습니다. “이건 부드러운 인솔이고 난이도가 높아지면 아까 봤던 단단한 재질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건 정확한 측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야 하죠. 두 사람은 이 정도 인솔만 사용해도 몸의 정렬이 바뀌고 걷기와 달리기가 편해질 거예요. 발이 걷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고 자세를 유지하는 기관이에요. 평발이면 몸의 자세에 변화를 초래하거든요. 건물로 따지면 기초 공사가 제대로 안 되어 건물이 기울고 쓰러지는 거랑 똑같은데 인간의 몸은 움직이니까 약간만 틀어져도 심해져서 통증이 생기는데 그런 걸 보완해주죠.”

보행 및 족부 3D 측정 시스템에도 올라가 측정해봤다.


인솔은 평소 신는 운동화에 넣고 쓰면 되는데, 선재 학생기자의 운동화는 여유가 없어 인솔을 넣기 힘들다고 했어요. “어릴 때부터 작은 신발을 신는 경우가 많은데, 엄지손가락 하나만큼 여유가 꼭 있어야 하죠. 특히 어린이는 금방 자라거든요. 신발을 작게 신으면 무지외반증이 옵니다. 안 바꾸면 엄지가 점점 더 꺾일 거예요. 신발부터 바꾼 다음 인솔을 깔아서 쓰세요.”

시현 학생기자가 “제가 부골이 있는데 이것도 인솔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라고 질문했죠. “부골은 되게 흔한데 아프지 않으면 괜찮아요. 대부분 병원에 안 가죠. 아까 평발이 심하다고 했는데 이게 어릴 때 평발이 있었던 아이들한테 생기는 거예요. 부골 있는 곳이 튀어나와 있는데, 아프다면 부골이 아픈 게 아니라 부골하고 붙어 있는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가 당겨져서 아픈 거죠. 그다음에 심하면 관절이 눌려서 아프고 그다음엔 신발에 쓸려서 아픈데 인솔을 깔고 다니면 많이 좋아질 거예요. 예방차원으로 인솔을 사용하고 아파도 사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자리를 옮긴 소중 학생기자단이 페도티스트 직업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을 질문했어요.

발 건강을 책임지는 페도티스트 직업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박인식(오른쪽) 페도티스트에게 질문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선재: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직업인데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제가 직업이 두 가지예요. 하나는 포다이트리스트(podiatrist)라고 발과 발목장애를 연구하고 치료에 전념하는 의사, 즉 발·발목 전문 외과의사인데 우리나라에는 포다이트리스트 제도가 없죠. 포다이트리스트는 평가 체계를 총괄해 진단과 처방을 담당하며 페도티스트는 진단·처방은 하지 않고 처방을 위한 검사 및 기능성 신발 또는 발 교정구 제작을 맡아요. 대학 때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직업이 뭘까 고민하다가 졸업 후 호주로 유학 가서 족부학을 공부하고 영국 대학교에서 족부의학을 전공했습니다. 그 후 미국에서 페도티스트 국가 자격을 취득했죠. 페도티스트를 국내에 알리기 위해 일하다 보니 거의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 페도티스트도 늘고 이 분야와 관련된 의사도 많아져 지금은 의사와 팀을 이뤄 일하죠. 장애인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는 발을 많이 사용해서 생기는 스포츠 질환도 많고,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관절 환자, 당뇨로 인해 발에 관심이 큰 환자들이 많기에 점점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은 늘어날 겁니다.

시현: 국내에는 아직 관련 전공이 없는 것 같은데 페도티스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페도티스트가 되려면 호주·영국·미국·캐나다 등에서 대학을 졸업하거나, 우리나라에서 민간자격증을 받는 방법이 있어요. 한국페도틱협회에서 개설한 2급·3급 자격과정이 있는데,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시험에 통과하면 되죠. 교육과정은 급수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발과 하지의 해부학, 하지생체역학, 보행분석, 발 유형분석, 발 관련 질환, 신발 제법과 내외부 변형, 신발류 피팅, 착용한 신발 평가, 풋스캔 및 다양한 캐스팅 방법 실습, 실무 관리 등을 공부합니다.

선재: 자격증이 있으면 어떤 분야에서 일할 수 있나요.
상업 및 치료 목적 분야에서 일할 수 있어요. 요즘 러닝 열풍이죠. 마라톤을 하는데 발이 아프다면 무조건 쉬는 게 답이 아니거든요. 잘 뛰게 해주고 나의 발 상태에 맞는 운동화를 골라주는 것도 중요하죠. 또 당뇨나 관절 환자가 운동화를 잘못 신고 있다면 그에 대한 예방법이라든지 추천 제품 등을 가르쳐 주는 거죠. 신발 관련 연구소, 보조기구나 기능성 신발 관련 업체, 스포츠 족부관리 분야, 페도틱 센터나 매장을 열어 활동하는 일반 상업 분야도 유망합니다. 또 하나는 재활의학과, 족부 클리닉이 개설된 병원 등 의료 분야입니다. 의사가 진단한 환자의 발 상태에 따라 신발이나 인솔, 발 보조기구 등을 추천하고 제작·피팅하는 거죠.

한국 페도틱의 선구자, 박인식 페도티스트(한국페도틱협회 회장)는 국내에 발 건강의 중요성과 직업을 알리기 위해 30년 가까이 노력해왔다.


시현: 페도티스트라는 직업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요.
앞으로 AI 시대에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 거예요. 이 일은 개개인 상태를 파악해야 하는데 로봇이 기계적인 검진은 할 수 있는데 이학적인 검진은 할 수가 없어요. 그런 점에서 앞으로 더 필요할 거고요. 1997년 처음 이 일을 들여왔을 땐 왜 필요하냐고 사람들이 이해를 못 했어요. 근데 지금은 제가 몸이 3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일이 많거든요. 사회 고령화가 지속할수록 더 많이 필요한 직업이니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항상 사람과 마주하고 소통해야 하니 이해심과 인내심이 많아야 하고, 사람들의 문제점을 해결해주면서 오는 보람을 크게 느끼는 친구들이 하면 좋겠죠.

선재: 페도티스트로서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요.
우리나라가 발을 돌보는 분야에서 선진국이 됐으면 좋겠다는 거, 처음에 비하면 좋아졌지만 아직 활성화되지 않아서 병원에 환자들이 몰리거든요. 치과가 어느 동네에나 다 있듯이 족부 관련 병원들, 페도티스트들이 동네에 있어 사람들과 가깝게 접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동행취재=왕선재(서울 마포초 5)·유시현(서울 목동초 5) 학생기자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처음에 ‘페도티스트’를 취재한다고 들었을 때 도무지 무엇을 하는 직업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어요. 하지만 박인식 페도티스트의 이야기를 듣고 발 측정 등을 체험하면서 페도티스트는 없어서는 안 될 직업이고, 한번 도전해 볼 만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번 취재를 통해 제가 평발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도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페도티스트는 평발 교정, 불편한 발을 편안하게 해주는 신발 외에 스포츠에 필요한 신발도 만드는 꼭 필요한 직업이에요.
-왕선재(서울 마포초 5) 학생기자

취재하며 페도티스트라는 새로운 직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가면 대부분 수술을 하라고 하는데 페도티스트는 수술이 아닌 교정으로 불편한 부분을 편하게 해준다고 해요. 저도 박인식 페도티스트를 만나 보행 및 족부 3D 측정 시스템 기계에 올라가 발을 측정했고, 제 발 상태를 확인한 뒤 알맞은 신발 깔창을 착용하게 됐죠. 교정 깔창은 일반 깔창과 다르게 생겼고 착용하니 발이 정말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발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직업이 더 알려지고, 우리나라에도 페도티스트가 많아져서 사람들이 쉽게 접근했으면 합니다.
-유시현(서울 목동초 5) 학생기자

글=한은정 기자,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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