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 대한 열정은 이미 식었다" 그럼에도 박지성이 뛴 이유는? [OGFCv수원삼성 레전드]

김희준 기자 2026. 4. 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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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왼쪽), 파트리스 에브라(이상 OGFC).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박지성이 무릎 수술을 하면서까지 경기를 뛴 건 동료들과 가족들 때문이었다.

지난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OGFC와 수원삼성 레전드 팀이 맞붙었다. 전반 8분 산토스에게 선제실점을 허용하며 OGFC가 수원삼성 레전드 팀에 0-1로 패했다. OGFC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황금기를 수놓은 설들이 전성기 승률 73% 돌파를 목표로 결성한 팀이다.

이날 가장 큰 관심사는 박지성의 출전 여부였다. 박지성은 현역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혔던 무릎 문제로 축구를 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아이콘매치에서는 각고의 노력을 통해 57분 동안 경기를 소화했지만, 이번에는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했다. 박지성은 카를로스 푸욜의 추천을 받아 스페인의 로베르토 솔레르 전문의에게 줄기세포 주사 처방을 받았다.

박지성이 무릎 수술을 감행한 건 '절친' 파트리스 에브라의 한 마디 때문이었다. 에브라는 박지성과 한 번이라도 함께 뛰며 박지성에게 패스하는 게 소원이라며 박지성은 물론 당시 PL을 즐겨봤던 축구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도 "꿈만 같다. 오랜만에 박지성 선수와 뛴다. 2012년 이후 처음일 거다. 형제와 함께 뛰게 돼 기대되고 감사하다"라며 "박지성 선수와 패스 한 번만 할 수 있으면 꿈만 같을 거다. 이 경기를 위해 박지성 선수가 수술까지 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지성은 벤치에서 출발했고, 후반 38분 네마냐 비티치와 교체돼 경기장을 밟았다. 박지성은 들어가자마자 안데르손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아 크로스를 올리는 등 활발하게 경기를 뛰었다. 후반 막판에는 선수 시절 집념을 재현하며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 과정에서 이병근의 태클이 다소 거칠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병근(왼쪽, 수원삼성 레전드), 에브라(가운데), 박지성(이상 OGFC). 서형권 기자

우선 박지성은 이 태클이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괜찮다. 보기에는 거칠었을 수 있지만 직접 당한 입장에서는 다치게 하려는 태클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장난식으로 태클했던 것 같다. 병근이 형도 바로 미안하다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라며 애당초 태클 자체가 위협적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치열했던 경기였다. 박지성은 "친선 경기라고 볼 수 없을 만큼 치열했다. 거의 프로 경기를 뛰는 것 같았다"라며 "그만큼 팬들이 재미를 느꼈을 거다. 좋은 장면도 많아서 팬들에게 즐거운 경기를 선사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라고 생각했다.

박지성이 들어올 채비를 할 때부터 OGFC 응원석에서는 '위송빠레'가 흘러나왔다. 박지성을 상징하는 응원가다. 관련해서는 "특별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 선수들과 뛰었던 그 전 팀에서 나온 응원가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응원가를 많이 좋아해주시는구나 생각했다. 그만큼 내가 경기장에 있는 모습을 보고싶어 하셨다고 느껴서 기회가 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지성(OGFC). 서형권 기자

무릎이 좋지 않음에도 오늘 경기를 뛰기로 결심한 원동력은 동료들 그리고 가족들이었다. 박지성은 "솔직히 축구에 대한 열정은 이미 식었다. 몸 상태 때문"이라고 운을 뗀 뒤 "하지만 전에 뛰었던 동료들이 계속해서 내게 뛸 수 있느냐고, 같이 뛰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에브라는 카메라가 없을 때도 얘기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나도 가족들, 아이들과 노는 것에 문제가 있다 보니 무릎 수술을 한 번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기회에 그것들이 맞아들어갔다. 푸욜 선수가 좋은 곳을 소개해줘서 무사히 수술도 마쳤다"라며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회복 속도가 조금 더 빨랐다면 더 많은 시간 경기장 위에 있었을 텐데 개인적으로 아쉽다"라며 더 회복한다면 더 많은 시간을 뛰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경기는 박지성에게도 특별한 시간이었다. 박지성은 "예전부터 발을 맞춰왔던 선수들이고, 오랜 기간 한 팀에 있던 동료들이다. 그래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지 않았어도 서로가 잘 맞았던 것 같고, 예전으로 다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꼈다. 많은 팬들이 응원을 해줬고, 수원삼성도 상대 팀답게 응원을 해줬다. 그때 당시로 돌아간 것 같은 긴장감, 압박감을 느낄 수 있어 의미 있는 경기였다. 단지 경기를 졌다는 게 아쉽지만,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준 것 같다"라며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걸 얻었다고 밝혔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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